죽음의 해부
로렌스 골드스톤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읽은 렘브란트의 일생을 다룬 책 중 그의 작품인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강의>를 보게 된다. 피라면 쳇기가 있을 때  손을 따는 것 조차도 내 손으로 못하는 나기에 해부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으스스해진다. 너무나 좋아하던 미국드라마 CSI의 시체나 단서를 보고 만들어 내는 증거들 그리고 이어지는 추리와 수사력에 빠져있었기 때문일까 인류를 구원한 천재 외과의사의 두얼굴이란 부제에 궁금증을 느꼈기 때문일까 아니었다면 레드박스의 죽음의 해부를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해부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보다 인류를 구원했다는 말이 더 끌렸는지도 ...^^

 

의학에 관한 정보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실존인물이라는 데는 큰 느낌이 없었다. 사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거론된 실명의 다수의 의사들 중 윌리엄 홀스테드가 그토록 대단한 명성을 가지고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된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수술을 해야 할 때 고통을 줄이는 마취제를 발명했다는 이 위대한 외과의사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두뇌싸움은 19세기 의학의 발전과 죽은 자의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행해지는 해부의 모습 그리고 마약의 등장과 함께 미스테리적인 요소들까지 가미해 책장을 넘기게끔 만든다.

 

어느날 오슬러 교수의 해부학실에 신원미상의 젊은 여자의 시체가 들어오고 이 시체로 부터 시작되는 연관된 의사들의 행위들에 해부학 수련의였던 애브라임 캐롤의 추리가 다가가기 시작한다. 종교적인 거부감으로 인해 합법하게 행해질 수 없던  당시의 상류층이나 하류층의 원치않던 임신에 비위생적이고  불법적인 낙태수술과 부를 탐하고자 했던 의사의 의료행위를 바탕에 깔고 명망있고 현재 엄청난 의학의 발전을 이루어내게 만들었던 한 천재 외과의의 어리석었던 뒷모습을 감추기 위해 전개되어 가는 일련의 일들은 밝혀질듯 하면서도 복선을 깔고 있는 듯한 사건들에 매혹되어 엿보는 일을 멈출수 없게 만들었다.

 

팩션의 매력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를 구별하게 만들어 주는 경계선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사실적인 역사적 진실과 실존인물들의 등장에 혼돈이 오기도 하지만 그것이 진짜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연실 눈동자를 굴리게 만든다는 것이 아닐지.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면 결정하기 힘들다. 홀스테드라는 위대한 외과의사를 위해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면서도 싸늘하게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야 마는 펀쇼라는 젊은 의사의 죽음을 보면서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희생이란 단어의 의미 때문이 아닌었나 싶다. 또 하나 위대한 의사도 마약이라는 덫에 걸리고 나면 헤어나기 힘들다는 것 아직은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아닐지 모르지만 나쁜 것은 중독되기 쉽다는 것 그래서 누구든 자신의 삶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그런데 애프라임 캐롤이 정말 의학계의 설록홈즈는 맞는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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