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퍼홀릭 1 : 레베카, 쇼핑의 유혹에 빠지다 - 합본 개정판 쇼퍼홀릭 시리즈 1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레베카 그녀는 지독한 쇼퍼홀릭이다. 자신의 처지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저히 카드 사용을 멈출수가 없다. 매일이다시피 날라오는 은행과 쇼핑몰을 카드 대금납부를 요구하는 독촉장이지만 멋진 스카프 맛있는 커피 그리고 몇가지의 마음에 드는 소품을 발견하는 순간 그런 걱정을 어디론가 사라진다. 머리속은 온통 그 물건을 내 손에 가져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과연 내 주변에서 레베카를 발견한다면....

 

영화를 보고 싶었다. 책과 영상은 때론 비슷하지만 때론 너무나도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에 짧막한 광고로 내 시선을 사로잡은 동명의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읽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었다. 두터운 책이었지만 쉽게 레베카의 일상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녀의 짜릿한 쇼핑속도와 점점 조여드는 카드대금납부의 독촉과 이어 벌어지는 로맨스까지 책장을 넘기는 일이 즐거웠다. 영화의 영상으로는 얼마나 재미있었을까를 기대할 만큼..

 

그저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이 딱 맞은 듯하다. 이 책에 대해서는 그 어떤 기대도 평도 할 수가 없다.

마치 현실속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그런 일이 쇼퍼홀릭인 레베카에게 일어난 것이고 난 그 과정을 재미있게 훔쳐 보았을 뿐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토록 오랜 연체를 이해해줄 금융기관도 없거니와 몇 달씩이나 카드사용을 승인해 줄 턱도 없다. 바로 지급중지나 압류가 들어올텐데 영국이란 나라는 또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렇듯 아무 생각없이 직장생활과 현실도피적인 행동을 하는 그녀가 갑자기 지적이고 책임감있으며 또똑한 사고를 하는 기자로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과정이 정말 웃기는 짬뽕이고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갑부들의 생각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쩜 그녀가 가진 백치미와 쇼핑으로 멋지게 치장한 모습이 요즘 남자들의 이목을 끄는데 한 몫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냥 웃고 만다.

 

그래서 소설이 좋은 것 아닐까. 내가 이루지 못한 어떤 것들이나 내가 기대하는 어떤 것들을 확실하게 해 내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짜릿한 흥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황당 소설의 매력이다.

 

아무생각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정말 레베카 만큼 쇼핑을 유혹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읽기를 권하고 싶지 않다. 설마 현실에서도 이렇게 잘 해결될거라고 여기진 않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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