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남자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2
스와 데쓰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들녘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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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이야기를 하거나 멍 때리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쓰던 말이 있다.

"너 안드로메다 인간이지? 너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여행갔냐? 왠만하면 지구로 귀환하지... ㅋㅋ"

솔직히 왜 안드로메다를 언급했는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단지 그러면 좀 멀리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과 시간이란 생각에 시작된 농담은 스스럼 없이 입에 익숙해졌고 그렇게 유머로 변신했다.

 

세상과의 소통.

매일 사람들과 만나고 언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대화하고 그들의 마음을 알고 이것이 사회다. 세상에 수많은 언어가 있고 서로의 의사를 알기 위해 다른 언어들을 공부하고 배운다. 아이들은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언어를 습득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 하게 된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가들 조차도 옹알이라는 것을 통해 엄마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그런데 숙부는 달랐다...

 

어린 시절의 말더듬이었던 습관은 어른이 되어 고쳐졌지만 혼자만의 언어를 주절거리는 통에 속에서 산다는 것이 쉽지 많은 았았다. 어느 날 숙부가 사라졌고 행방불명된 숙부의 세권의 일기로 과거의 숙부를 따라가 보는 나를 그린 『안드로메다 남자』역시 소통의 부재를 말하고 있었다.

 

<퐁파!><타퐁튜~><체리파하> 어느나라 말인지 어떤 의미인지 알수 없는 단어들을 숙부는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말한다. 프랑스어같기도 하고 인디언 말 같기도 한 이 단어들을 내 뱉을 때 주변의 당황하는 모습들이 희화적으로 그려지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또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만의 언어세계에 빠져들어가는 숙부의 태도와 일상들이 담긴 일기를 쫒아 가는 화자가 점점 안드로메다에 동화되어 가는 것 또한 잘 짜여진 플롯속에서 신선하다 못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의미있는 언어는 약속이다. 그 약속은 인간이 만든다. 요즘은 세대간의 언어가 다르고 매일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하며 인터넷으로 인해 뜻조차도 의미가 없는 마구잡이식 단어들의 조합과 배열과 나열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 모두 존재감있는 소통의 매개체이다. 말도 안되는 단어지만 그로 인해 동지애가 느껴지고 공감을 느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건 사회속에서  소통을 하고 있는 거다.

 

아쿠타가와상과 군조 신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안드로메다 남자』는 정형화되고 반듯한 생활을 하기 위한 언어들에 반기를 든다. 숙부가 어릴 적부터 혼자서 중얼거리는 듯한 단어들이지만 모두 뜻깊은 언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것을 알게 되면 이제 숙부와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때론 나 혼자만의 공간이나 시간이 중요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일탈을 하고 싶어진다. 아마 숙부가 부러운 이유는 내게 없었던 일상을 벗어날 용기가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 한 줄에 남긴 여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숙부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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