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 마크 트웨인 걸작선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1월

마크 트웨인, 미국문학의 대부라 불리는 그의 작품은 허클베리 핀 톰소여의 모험 그리고 왕자와 거지 등이 있다. 어린시절 명작 동화로 누구나 읽어 보았음 마크 트웨인의 작품은 단지 미국 문학사에만 대단한 영향을 준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의 조그만 소녀에게도 모험이라는 단어를 인상깊게 남겨 주었으니 말이다. 시간은 흘러 소녀가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묻혀 모험이란 단어를 잊어버리고 살았지만 125년만에 빛은 본다는 미공개 작품들을 수록했다는 문구가 돋보이는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이란 책을 잡는 순간 또 다시 마크트웨인의 작품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크 트웨인은 소설에 담긴 허탈한 웃음속에 사회를 비판하고 조롱하고 있다.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은 모두 5섯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 에서 보듯 단지 20달러의 선행을 베풀었다는 마을의 누군가에게 전해달라는 한장의 편지와 4만달러라는 돈뭉치를 보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탐욕과 거짓 그리고 위선이 이어지고 마을 사람 모두의 정직하지 못한 면과 서로에 대한 불신이 적나라 하게 들어난다. 가장 적직하고 청렴한 마을이며 3대에 걸쳐 명성을 더럽히는 일 없지 유지해왔던 마을의 지위가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세상에 돈 앞에 무너지지 않을것은 없는가 하는 물음을 하게 된다. 정말 그런 일이 있을까 싶었던 100만 파운드 은행권 이야기 또한 해학이 가득하다. 돈 한푼 없던 가난뱅이 외국인이 단지 재미로 시작된 갑부들의 게임에 주인공이 되어 음식을 먹고 옷을 사 입고 실제 사용할 수 없는 100만 파운드 고액권으로 값을 지불하려 한다. 당연히 거스름돈을 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남자를 백만장자쯤으로 생각하고 그가 가진 고액권에 대한 동경은 보잘것 없었던 외국인을 한달만에 행운의 사나이로 만들어 버려 결말을 해피앤딩으로 끝나게 한다. 이 역시 돈 앞에 무너지는 사람들의 심리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 외에도 캘러베러스 군의 악명 높은 점핑 개구리와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마지막으로 귀신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제목으로 선택한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도 재미있다. 연인인 메리와 휴가 등장하고 돈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딸 메리를 부유한 집으로 결혼시키려는 부모인 존 그레이도 있다. 미스터리한 나그네가 백작으로 둔갑하여 부자 삼촌인 데이비드의 유일한 상속녀라는 것을 알고 메리에게 청혼하지만 무슨일인지 번복하고 데이비드가 살해되고 딸의 연인은 살해자로 지목된다. 이 모두가 돈에 얽힌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물질 만능주의에 젖어버린 우리들의 생활은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나 하는 씁씁함에 책을 덮게 된다. 

고상하고 선한척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탐욕과 시기 질투 그리고 물질앞에서 무너져버리는 신의까지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속에 인간들의 가면을 한껏 조롱하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꼭 순서대로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각 단편마다 읽고나면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는 교훈적인 바가 있기에 사회의 편견과 인간의 위선에 비웃음을 보낸 마크 트웨인은 역시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