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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 Free 러브 앤 프리 (New York Edition) - 개정판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의 아이 얼굴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동그란 얼굴 목 주위로 붙은 살들이 귀염성있다. 검은 동자가 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것일까? 너무나 순진해 보이는 모습에 눈을 뗄수가 없다.
세상을 돌아본다는 것은 신기함의 연속이다. 무지하게 바쁘게 살아가는 도심을 뒤로 하고 배낭하나에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떠나게 되면 지금까지의 삶은 사라지고 서서히 흘러가는 구름처럼 사람들의 일상도 둘러보게 되고 다른 생각 다른 문화를 가진 곳에 이방인이 되어 떠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속하지 않은 곳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자연에 묻쳐사는 순진한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랄까 이 모든 것이 내가 몸을 담고 있었던 공간과 시간과는 다른 것이기에 더욱 흥분될 수 밖에 없다.
여행은 시간이 남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고 세상을 돌아 볼 수도 있으며 그 안에서 소중한 것들을 발견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매일 출근을 해야 하고 생활이라는 것을 하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려니 하고 만족하며 스스로의 자리에 안주하게 된다. 세계일주는 꿈 같은 이야기이고 답답한 마음은 그저 여행기 정도로 달래기 마련이다.
남극에서 북극까지 마음 가는 대로 수십 개 나라를 걸어다닌 2년 동안의 세계일주 대 모험의 기록
지인 중 하나가 여권의 빽빽하게 찍혀진 출국과 입국도장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자랑을 했다. 잘 다니더 회사를 때려치고 세계를 보겠다며 비행기를 탄 후 1년 그녀는 까매진 얼굴과 후질구래한 옷차림으로 다시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있었고 자신감이 있었으며 그 어디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당당하게 만든 것인가.
저자인 다카하시 아유무가 여행하며 쓴 세계 방랑 노트를 읽는다. 여느 여행집과는 다르게 온통 사진이고 한글과 마치 타자로 친듯한 영어 원문이 인상적이다.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한줄 한줄 해석하며 읽노라면 어느새 여유가 있어진 나를 발견한다. 우리글이어서 읽기 쉬운 그래서 놓치기 쉬웠던 저자의 마음이 해석을 해가며 읽어야 하니 꼼꼼히 읽게 되고 줄을 긋게 되고 그러면서 저자의 여행의 즐거움에 동참하게 된다. 유독 아이들의 사진이 많은 것을 보니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서 저자는 희망을 발견했나 보다. 그 희망이 내게도 전해져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을 읽으며 유독 가슴이 와 닿았던 부분이다.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대답은 반드시 내 안에 있을 테니(slowly, slowly all the answers, difinitely,are inside of you) 라는 구절이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나 자신을 알기 위해 나와 이야기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