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책인 줄 알았다. 식객도 놀란 맛의 비밀이라니..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지 요리는 하면서 배운다고 생각했다. 이 어리석음... ^^ 나이를 들면서 맛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달라졌다. 어릴적엔 달달하고 톡쏘는 맛이 좋았으나 요즘은 매콤하고 시원한 음식들이 좋다. 아버지가 뜨거운 음식을 드시면서 아~시원하다 라는 말씀을 하실적에 이해하지 못했던 느낌들을 이제는 조금 알 수 있게 되었고 매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입앗이 얼얼하게 매운 고추가루 팍팍풀어 낙지볶음을 하시던 엄마의 속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변하는 것이 입맛이다. 근래의 요리책은 미각을 돋구기 위한 프로세스만 나열할 뿐 이처럼 맛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신기하면서도 색다르게 읽어본 책이 『식객도 놀란 맛의 비밀』 이다. 요즘은 많은 가정에서 외식을 한다. 부모가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고 엄마들이 일을 가지고 있기에 요리에 능하지 못하기도 할 것이다. 온가족이 둘어앉아 만두를 빚고 칼국수를 해 먹으며 엄마가 담근 간장 게장에 밥을 비벼먹던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함께 하는 즐거움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을 만드는 동안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고 맛있게 먹는 동안 온몸에 흐르던 엔돌핀을 감지 할 수 있었던 때 그것만으로도 건강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고 그 때 만들어진 음식의 습관은 지금까지도 내 입맛을 좌우하며 지속되어 오고 있다. 배가 고플때면 무엇이든 맛있다고는 하지만 까다로운 식성은 아마도 엄마의 음식에 길들여진 탓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라는 말을 자주 쓸만큼 먹거리 없는 우리의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 단지 배고픔만을 감추기 위해 먹던 시절은 지난 것이다. 맛난거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는 미식가들도 많아졌고 TV에서 소개되는 맛집을 다니며 음미를 하는 일반인들도 많다. 저자는 이들이 느끼는 맛을 너무나 다양하고 깊이있게 서술하고 있다. 맛과음식, 음식을 먹을 때, 맛의 기준, 맛이 주는 변화, 자기만족과 행복지수,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 맛이 주는 의미, 맛있게 먹으면 등의 8부로 나뉘어져 단지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음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읽다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 같지만 얼핏 지나치기 쉬운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줌으로서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10분이면 뚝딱 한끼를 해결하는 나로서는 천천히 그리고 음미하면서 먹는 음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 것인지 간과하고 산 듯 싶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웃으면서 많은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 우리의 식문화가 신체의 건강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정신건강에까지 도움을 주리란 것을 생각해 본다. 대단한 고급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보다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김치 한보시기 만으로도 함께 해서 기분 좋은 사람들과 먹는다면 포만감과 더불어 음식의 고마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고 보면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인스턴트나 편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번 느끼게 된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온가족이 행복해지고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며 스트레스가 확풀리고 이보다 더 좋은 웰빙을 없다! 표지의 말에 감동받으며 오늘도 즐겁게 맛난 음식을 먹으려 노력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