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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미국여행지34
권기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1월
품절
보통의 사람들에게 미국여행이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비자를 받는다는 것이 왠간한 재력과 왠간한 직장을 가지지 않고서야 낙타가 바늘구멍 뚫는일보다 (^^) 어렵다고 했으니까. 더구나 한번 거절을 당하고 나면 다시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말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했었다. 친구가 LA에 있어 가보고도 싶었고 기회의 땅이라는데 어떤 곳인지 뉴욕뉴욕을 외치는데 얼마나 윌가가 대단한지 궁금했었다. 사진으로나 영상으로나 볼 수 있었던 아메리카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이젠 조금 쉽게 열린다고 하니 이 책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미국 여행지 34』 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디든 모르고 가는 것과 알고 가는 것은 천지 차이이다. 정말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을 놓치기도 하고 알면 즐거웠을 여행이 답답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지난번 중국여행에서 가이드북없이 홀로 여행했던 경험이 있기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국여행을 위해 꼼꼼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우선 책 안 한아름 들어있는 사진에 먼저 눈길이 머문다. 두툼한 양질의 종이를 사용했고 칼라가 너무나 선명하고 색감이 너무 좋아 책을 읽기도 전에 사진만 찾아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저자의 추천이 어디이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떠나서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당장 비행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고 모던함과 내츄럴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아기자기하마과 거대함이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의 중심이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이곳을 통해 출발하고 이곳에서 마무리가 지어진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
영국의 유명한 비틀즈가 결국 성공은 미국시장을 통해서 했으며 프랑스나 아시아의 영화가 아무리 잘되도 헐리우드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자본과 핵심브렌인이 만나 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곳이다. 하지만 사람사는 것은 그래도 비슷한가 보다. 아름다운 경치와 편안해 보이는 사람들 다양한 인종이 함께 하고 그래서 세계각국의 문화를 한자리에 담아 둘 수 있었던 정식명칭인 아메리카 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답게 미국만의 문화가 엿보인다.
저자는 미국을 만든 도시 , 테마가 있는 도시, 장대하고 아름다운 국립공원, 신기하고 신비로운 자연, 독특하고 흥미로운 장소의 5가지의 테마를 통해 미국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얼마나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았을까 그 거대한 땅에서 고르고 골라 34곳을 정한다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을 일일텐데 저자의 고충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시애틀이란 도시가 있다. 맥라인언과 톰행크스가 열연했던 영화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의 무대이다.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그 아름다운 선율속에 담긴 두 배우의 따뜻한 사랑과 더불어 주인공 샘이 살던 마을인 플로딩 하우스 마을과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스페이스 니들 그리고 호숫가 노을지던 일몰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또 한곳은 근래 너무나 좋아했던 CSI의 무대인 마이애미이다. 높다란 건물들과 바로 앞에 펼쳐지는 바닷가 그 안에서 너무나 여유있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정말 낙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드라마는 그리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하늘 건물 불빛 바다가 어울어지는 마이애미의 해변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해야 한다.
이렇듯 도시를 돌고 나니 장대하고 아름다운 국립공원이 소개된 제 3장을 떠날 수가 없다. 세계 최고의 계곡이라는 그랜드 캐년과 요세미티국립공원, 죽음의 계곡등은 모두 마치 붉은 색이 삼켜버린 듯한 느낌이다
미국이란 나라를 동경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큰 나라인 만큼 볼거리가 많기에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배우고 눈에 담고 싶은 자연풍광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나 영국을 떠올리면 꼭 박물관에 가보고 싶은 것처럼 차나 비행기로 이동하지 않으면 다 볼수도 없는 미국을 책 한권속에 담아 내었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낸다. 짧은 역사지만 우리만큼이나 파란만장했고 흑인들의 희생이 있었으며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루어낸 미국이 근래의 경제여파로 흔들리고 있지만 지금의 자리를 만들어낸 그네들의 힘이 어디에 있었는지 보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