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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도 굴하지 않는 길동 - 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홍길동전 ㅣ 교과서에서 쏙쏙 뽑은 우리 고전 5
허균 원작, 박민호 글, 정승환 그림 / 생각의나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린 시절 홍길동은 천하에 아무것도 거칠것이 없는 의적이었다.
실존인물이다 아니다를 논하기에 앞서 동화책으로 접하게 된 홍길동은 그 유명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ㅈ르지 못하는 귀하지 못한 사람이란 서러움을 토로하며 자신의 신분에 강한 불만을 가졌던 인물로 기억되어진다. 물론 어린 나로서는 신분제도에 대한 반감보다는 부모의 곁을 떠나 의적으로서 뛰어난 힘과 무술실력을 자랑하며 활빈당을 조직 조선전국팔도를 누비며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백성들과 함께 나누는 그 모습에 반해 버렸었다는 것을 잊을 수 없다.
초등학생 정도라면 이젠 글도 어느 정도 해석하고 느끼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읽은 책 한 권이 가슴에 남아 살아가는 동안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부모로서 매일이다시피 쏟아져 나오는 여러 분야의 책들 중 우리 아이의 나이에 그리고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기가 어렵고 힘들다. 믿을 수 있는 출판사 인지도 봐야 하고 감수도 제대로 되었는지 살펴야 한다. 원작이 있다면 얼마나 원본에 충실하여 제대로 각색을 해 내었는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쓰여 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차별에도 굴하지 않는 길동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인정했다는 교과서에서 쏙쏙 뽑은 우리고전시리즈라 는 점이 눈에 띈다. 힐러리, 스티븐 잡스등과 같은 세계의 유명인들은 고전 마니아라고 한다. 그들은 고전을 낡아빠진 구닥다리가 아닌 앞선 사람들의 지혜와 삶의 숨결이 녹아있어 아이들의 인격형성과 창의력 언어력에 도움이되는 영양분이라 말한다. 서양의 많은 고전과 소설 현대물과 게임등에 익숙한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한국의 고전을 읽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우리의 고전은 한문과 시대적 상황이 맞지 않아 아이들에게 딱딱하고 어렵고 생소한 느낌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우리고전시리즈는 원작의 내용은 충실히 살리면서도 아디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풀어주고 고전의 감동을 느낄 수 있어 합격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책을 읽기 전에는 원전에 대한 종알종알을 통해 지은이와 책이 나온 상황을 통한 배경을 먼저 알 수 있는 대화를 할 기회를 만들고 책을 읽은 후에는 책안의 시대를 통해 우리나라와 세계의 동시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해 준다. 책을 읽으며 궁금했을 내용도 풀어주고 고전을 읽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적절히 삽입해 넣었다. 또한 고전이라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속 고사성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담긴 내용들 중 엄선한 것이라니 시험을 위해 외우기 전에 즐겁게 읽으며 공부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된다. 어린이들만의 책이라기 보다는 어른들에게도 친근함이 물씬 묻어나는내용을 새롭게 맛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 함께 읽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어른이라면 홍길동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도 신분제도에 억압받지 않고 자신의 처지만을 탓하며 허송세월하지 않은 홍길동의 모습에서 교훈적인 면을 발견하고 고전안의 조상들의 해학과 풍자 사랑과 감동을 만날 수 있도록 선물하면 좋지 않을까. 용궁에 다녀온 선비 , 양반은 못 말려, 재판을 받는 서대쥐와 다람쥐, 하늘도 감동한 사랑도 함께 한다면 추석선물로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