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미키 할러라는 개성적인 캐릭터와 함께 존 그리샴의 법정 스릴러 이후 느끼지 못했던 꽉 짜인 구성과 사실성, 그리고 드라마틱한 재미를 안겨준다. 어쩔 수 없이 걸린 덫 속에서 법조인으로서의 자신의 양심과 명예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악랄한 의뢰인과도 대적해야 하는 변호사 할러의 활약이 펼쳐진다. 이 매력적인 법정 스릴러는 2009년 제작 예정으로 현재 영화화 판권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어딘가의 책소개에서 퍼온 글이다. 읽는 순간 가슴에 짜릿함이 돋는다. 존 그리샴..그의 이름만으로도 꽉 찬 포스가 느껴지는데 그에 버금갈 수 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 스릴러라니 유난히 수사, 법정, 형사, 변호사 등을 좋아하는 내 눈에 새겨지는 흥분감을 감출 수가 없다. 2009년 영화로 만들어 진다니 더욱 그렇다. 

미키 할러라는 변호사가 있다. 순전히 뒷골목 전담 변호사다. 법정에서 빠져나올수 없는 LA 뒷골목의 범죄자들을 변호하면서 그들의 검은 돈을 함께 나누고 있다. 15년 간의 변호사 생활로 이제 이 세계는 빠삭하다. 사회적 도덕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의식은 없다. 어차피 어떤 변호사라도 받아 먹을 수임료이고 그들은 또 나쁜 짓으로 모을 돈이다. 그들의 돈을 챙겨 부자로 산다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옷장에 가득한 명품 옷과 백만불 짜리 전망이 보이는 좋은 집 그리고 링컨 타운카를 보유하고 있다. 누가 봐도 그는 멋진 변호사일 뿐이다. 

우리와는 다른 배심원제도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법체계는 변호사의 반전을 꾀하는 증거수집과 더불어 배심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 아무리 중죄를 지은 범인이라 하더라도 법 체계 안에서 수집되지 않은 증거물이나 증인은 소용지물이고 보니 보통사람들인 배심원의 형사법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을 흔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미키 할러는 전문가다. 검사측인 비장의 무기로 만들어 놓은 증거물을 한 방에 뒤집어 버리고 협상의 달인이 되어 피고인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 여지까지는 그랬다. 

여기 또 다른 주인공인 루이스 룰레가 있다. 창녀를 폭행 살인 미수했다는 루이스는 미키에게 자신의 변호를 맡긴다. 밤 10시 자신이 찾아간 창녀의 집에서 무언가로 뒷통수를 맞고 쓰러져 기절했다는 그는 이후의 일에 대해 강력하게 무죄를 주장한다. 이제껏 받아 보지 못한 수임료가 결정되고 사건 조사를 시작하는 미키와 조사원인 라울. 그런데 루이스와 이 사건 이상한 냄새가 난다. 무언가 비밀이 숨어 있는 듯한 증거들이 자꾸만 발견되는데.... 의뢰인의 결백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인한 인간이 있다. 사랑도 있다. 하지만 맹목적 사랑은 주변인들을 다치게 하거나 사랑의 대상에게 사회 정의에 어긋난 행동에 대한 면죄부를 주기도 한다. 미키가 하나하나 진실에 접근해 갈수록 처해지는 위험은 때론 목숨이 때론 가족의 안전이 담보가 되기도 한다. 수임료나 왕창 받아 인생이 필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사건 이제 발을 뺄 수 없는 족쇄가 되어 그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어디서 실타래를 풀어가야 하는지 두근거리는 심리묘사와 상황 설정이 절묘하게 표현되고 있다. 

누가 타이틀 롤을 맡게 될까? 이 매력넘치는 캐릭터인 미키 할러와 루이스 룰레의 연기가 사뭇 기대된다. 스스로를 교활한 천사이고 자신을 필요로 했던 사람들에게 윤활유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미키가 사람과 생명과 돈을 닥치는 대로 삼켜 버리는 거대한 괴물인 법과 마주 앉아 벌이게 되는 시소게임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게 될런지 묘하게 흐를 법정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러니까 내가 변호하는 사람들은 악하지 앟아. 매기 유죄이긴 하지만 그래도 악한 건 아니라고. 무슨뜻인지 알지? 차이가 있어. 그 친구들의 말을 듣고 노래를 들으며,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이해하게 돼. 그 사람들은 그저 살아가려고 한 것뿐이야.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거라고. 그 중엔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치들도 있고. 하지만 악은 달라. 근본적으로 달라. 그러니까 ... 모르겠군. 악은 스스로 원하는 거야.... 모르겠어. 설명할 수가 없어." 

"이제야 깨달은 거지만 내가 무서워 한 건 결국 무고한 고객이 아니라 완전히 그 양극에 있는 작자였어." p274-5 

성선설이 맞는 것일까? 성악설이 맞는 것일까? 미키의 고민이 내 고민이 되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