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
이은숙 지음 / 높은오름 / 200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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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이고 맨들맨들한 표지의 느낌이 너무 좋다.  물론 표지를 보고 책을 선택하지는 않지만 눈길이 머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쉐도우- 스타테이라의 검.. 마치 외국 소설의 제목으로 보이는 이 책이 국내 최초 여류 모험 소설가 이은숙의 데뷔작이라는 거창한 카피속에 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역시 판타지라는 거였다. 여름, 공포와 스릴러로 온몸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나를 선선한 바람이 불며 모험의 세계로 잡아끌기 시작했던 거지.

한마디로 말하면 재밌다. 저녁에 잡기 시작해서 결국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책을 놓았으니까.

알렉산더 대왕의 황금의 검을 찾아 나선 해성,산,건,유미 네 주인공이 상하이,베이징,항저우, 카슈카르, 타클라마칸 사막, 그리고 투르판에 이르기까지 모험이 위험과 일본 군부의 방해를 넘어서 박진감있게 펼쳐지고 있다. 웬 일본 군부냐고?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일본의 세계정복 야심이 불타던 때이고 한국과 중국의 문화재 탈취에 혈안이 되어 있을 즈음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 시대 과연 그렇듯 움직임이 자유로왔을까 싶기는 하지만 전설속에 등장하는 검을 우리의 조상인 고려장군 이경첩이 찾아 내었고 모래언덕의 문, 붉은 참새의 길과 같은 의미심장한 표기들로 넘치는 지도와 일지로 발자취를 쫒아 다시금 시작되는 보물찾기가 읽을 거리 가득한 모험의 세계로 인도한다. 대당서역기의 현장법사가 스파이였다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 만큼. 

한국형 모험 활극이라는 타이틀 답게 우리의 문화와 연결된 역사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고 주인공들의 캐릭터 마저 매력적이다.

쉐도우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해성은 고고학자이면서 조선의 독립자금을 일본이 모은 보물을 뺏어와 충당시키는 보물사냥군으로 스물 네살의 기자인 신유미는 지적인 미인이지만 연약하지만은 않게 묘사된다. 이 둘보다는  미미해도 산과 건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저자가 방송작가의 경험이 있어서 그랬을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전개되는 장면장면의 디테일한 묘사는 한국판 인디아나존스이고 툼 레이더이며 미이라의 느낌이 배어나온다. 보물을 찾으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 그리고 지키려는 자 모두다 등장하는 전개가 비슷할 뿐이니까 태클 걸지 말지어다. 다만 역사속의 보물을 찾는 다는 스토리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실제로 존재하는가 보다는 환상이라도 주인공들이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가슴 떨림이 더 크다.

 

아무리 모험활극이라도 사랑이 빠질 수는 없다. 해성과 건 그리고 유미의 미묘한 마음들이 드러나고 지지부진하게 마무리지어지는 보물찾기 소동의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그들의 사랑이야기로 설레게 하고 다시 시작된 새로운 발굴 이야기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오랜 시간 많은 조사와 현지 답사를 통한 노력으로 탈고된 쉐도우가 2편 3편으로 이어지는 한국모험 소설의 한 축을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영화로도 손색 없는 이 스토리 .. 읽는 내내 주인공들로 분한 나만의 배우들을 상상해 보는 재미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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