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문 -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 최고의 젊은 작가 한한 대표작
한한 지음, 박명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중국소설은 허삼관 매혈기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중국이란 나라에 대한 편견 덕분이었을까 기대없이 읽어내려갔던 허삼관 매혈기의 감동은 중국 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낳아 주었고 루신의 아Q정전이란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이 있음도 알게 된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소설을 쉽게 접할 수 있음과는 달리 고전과 영웅문 정도의 무협으로만 기억되는 중국 소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중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의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한한의 삼중문 읽게 된다. 삼중문은 작가 한한이 17살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로서 200백만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광고도 혹했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소설가였던 귀여니와의 비슷한 세대이면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끈다는 젊고 (1982년생) 잘생긴 외모의 작가가 바라보는 중국의 교육현실이란 어떤 것일까가 궁금해서였다. 

 

소황제라 불릴만큼 중국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대우가 각별하다.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시작된 한 가정 한 자녀 낳기가 법으로 정해지고부터 하나뿐인 자식에 대한 기대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부의 상징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상류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기반으로 아이들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남다르다고는 하지만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가는 중국의 교육열 또한 무시할 수 없음은 과외와 학원을 보내 명문대학을 입학을 꿈꾸고 미국내 중국 유학생이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 린위샹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생활을 보여주는 성장소설인 삼중문은 대단한 필력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중국을 꼬집고 있다. 이름난 문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이비인 문학교사 마더바오, 자신을 명문대학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과외선생을 고르고 투자를 하는 부모님, 체육특기생을 둘러싼 비리의 중심인 체육교사를 통해 중국 공교육의 비리와 부재, 위선적인 기성세대의 사고방식, 사교육의 만연을 보여주며 첫 연애로 가슴설레는 대상인 된 예쁘고 지성까지 견비한 여학생 수잔 등을 통해 10대 아이들의 맹랑하지만 너무나 귀여운 사랑에의 시선과 갈등, 입시와 교사 그리고 부모의 삼중고에 시달리는 그들의 고민과 애환을 함께 그려가고 있다.

 

중학교 시절 전국대회 글짓기 대회에서 1등을 하는 등 하늘을 훨훨 날것만 같았던 린위샹의 고등학교 생활속에 등장한 잘난척 제왕 치엔룽의 등장은 학교 생활을 답답한 현실로 만들어 버리고 수잔과의 사랑도 삐걱거리는 등 절망적이고 괴로울 법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작가는 우울하게 그리지 않는다. 한국의 독자들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고문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유머러스하고 재치가 있으며 과장을 통해 오히려 심각해지는 독자를 머슥하게 만든다. 현행 교육에 반발하고 신세대를 대변하는 작가의 과감한 폭로가 같은 일을 겪었고 또 우리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어쩌면 가장 예쁘고 활기차며 신나는 시간을 보내야할 자유와 권리를 빼앗겨 버린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음은 공부라는 제도에 치대어 사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황금이며 찬란히 빛날 필요가 있다. 작가의 멋진 말로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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