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갈까? 어디로..? 글쎄 바다나 산이나 북적이지 않고 조용히 쉬다 올수 있는 곳 어때?

홀로 여행다니기를 좋아하는 나는 누군가와 여행을 한다는 것이 익숙치 않다. 예정되지 않은 일정의 변경과 계획하지 않은 만남이 있고 그런 것이 좋다. 그래서 그럴까?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내가 살아온 생활과는 다른 곳을 다니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홀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유럽 여러나라의 친구들을 만난다. 우리보다 여행이 더 일상화 된 그네들을 보면 자기 키보다 큰 커다란 배낭에 정말 별의별 물건들을 가득 담고도 힘들어 하지 않고 다닌다. 그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책이다.기차역에서 기다릴 때 , 호스텔에서 휴식을 취할때,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할 때 언제나 손에 들린 것은 책이다. 나도 책을 가지고 나가긴 하지만 우리처럼 양장에 호사스러운 책들은 짐이 될 때가 있다. 또한 영어로 된 책들에 비해 읽고 바꾸어 볼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다. 그래서 배낭속에 책을 넣는 것을  망설일때도 있다.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라.. 부제가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여행 중 최고의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할 수 없다.

아름다운 모습을 공감하며 서로 나누고 가는 곳 보는 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여행임에 분명하다. 게다 책까지 있다면?

유럽의 책마을.. 한번도 들어보진 못했다. 모든 면에서 부러울 만큼 유식하다고 해야 하나 작가 정진국의 책마을을 찾는 여행에 동참해 본다.

유럽 곳곳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24곳의 책 마을을 찾았고 책이 있는 마을, 사람들을 담은 사진 한장 한장에 있는 따스함은 책에 대한 사랑이고 애정이다. 

 

우리에게도 동네 서점의 추억들이 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 집앞 서점에 가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눈치를 보며 책을 읽던 기억이 있다. 커다란 브로마이드라도 한장 얻기 위해 책방을 들락거리고 책 안에  감상을 위한 밑줄을 긋고 형광색으로 칠하며 느낌을 적고 표지를 싸며 소중히 간직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기억속에만 있는 그 느낌들을 다시 가져 볼수 없음이 안타깝고 그립다.

 

그래서 더욱 부럽다. 누렇게 변해가는 종이와 잉크의 냄새를 귀이 여길 줄 알고  책 한권에 담겨 있는 추억을 그리워 할 줄 알며 골목길을 나서자 마자 차 한잔과 함께 할 수 있는 책방들이 옹기종이 있다면 지금의 미장원이나 슈퍼가 동네 사랑방 역활을 하듯 독서를 통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해서다.

  

시간이 멈춰 선 동네에서 오랜된 책과 소박한 사람들을 만나다.

  전 세계의 책마을을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가 이채롭다. 책은 자연과 어우러져 있고 사람들과 얘기하고 있다. 책마을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공기가 폐속으로 들어오듯 머리속이 맑아지는 것 같을 것이다.

 

저자 정진국씨는 프랑스, 베네룩스3국(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델란드) 독일 , 영국과 아일랜드, 스위스 등의 너무 아름답고 정감넘치는 책마을을 소개한다. 1962년 리처드 부스의 주도로 쇠락해 가는 폐광촌에서 책을 주제로 한 관광촌으로 변모하고 나서 시골 마을 전체가 책으로 덮히고 도시들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더니 이제는 세계적인 명소가 된  세계 최초의 책마을은 영구 웨일즈의 헤이온 와이(Hey-on-Wye)’를 비롯하여 포구를 따라 책방들이 즐비해 있는 노르이의 쇠를라네,포도주 이름을 연상시키는 프랑스 브르고뉴의 퀴즈리의 동화같은 마을들을 만나 볼수 있다.정성껏 포장을 하고 옛사람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 책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 세계적인 문인들이 나오고 그 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서로 책을 교환하고 나누며 책 읽는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날들 말이다.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고 골라주며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유모차를 끄는 가족들이 소풍삼아 들릴 수 있는 공간, 어르신들이 고서적속에서 책을 고르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들을 기대해 본다.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언젠가 유럽을 간다면 꼭 들려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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