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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ㅣ 나의 고전 책꽂이 3
이미애 지음 / 깊은책속옹달샘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민속박물관 근처에서 살았던 나는 민속촌을 일년에 서너차례는 가곤 했다. 소풍으로 야유회로 말이다.
그곳에 가면 꼭 볼 수 있었던 것이 감옥에서 칼을 쓰고 앉아 있는 춘향이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동전을 던져 넣고 했었는데 아직도 그 이유는 딱히 모르겠다.
전질로 사주는 우리나라 고전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춘향전이다. 한글소설로 쓰여져 조선시대 절개와 권성징악의 의미를 담고 있는 춘향전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흥미를 자아내는 고전소설이다. 절세미인인 춘향과 몽룡의 신분을 거스른 사랑 이야기가 들어 있고 변학도와 같이 춘향이를 괴롭히는 악인이 있으며 방자나 향단이 같은 조연급 인물조차 매력을 더하니 어찌 사랑받는 고전이 아니겠냐 말이다. 판소리의 한소절이 들릴 듯도 하고 마당놀이의 신명나는 한판 춤이 벌어 질 듯도 한 춘향전은 서양의 비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아니 그 보다 더 행복한 해피앤딩 소설임에 분명하다.
초등학생에게 알맞을 듯한 책이다. 한 면을 가득 메운 삽화가 글 읽기의 피로감을 덜어주고 고전에게 가장 괴로운 어려운 단어에 대한 주석이 페이지 마다 되어 있어 읽는데 부담을 덜어준다. 그저 춘향전의 내용만을 알고 재미있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알면 더 재미있는 춘향전 이야기를 통해 구전소설의 의미와 전체적인 줄거리 그 의의, 관련된 설화까지 한 작품을 해석하는 다양한 각도에서의 접근을 보여준다. 암행어사와 같이 우리의 암행 제도도 더 알아볼 수 있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등에 더 익숙한 요즘의 아이들에게 우리의 조상들의 멋과 기개 옳고 그름을 가려 상주고 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춘향전이다. 광한루에서 한복을 입고 긴 그네를 타는 춘향이의 모습과 부채를 들고 얼굴을 가린채 그 모습을 바라보는 몽룡이의 순수하고 따뜻한 사랑이 예뻐보이기만 하고 암행어사 출두요! 라는 외침과 쏟아져 나오는 역졸들에 당황한 아전들과 수령들의 혼비백산한 모습을 그리는 것은 통쾌하다. 나의 고전 책꽃이 라는 말이 딱이다. 오늘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인 조카에서 선물한 좋은 책을 발견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