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 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 제국 3부작 2
안토니오 네그리 외 지음, 조정환 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대학교 때 기억이 난다. 4.19 기념 마라톤을 한다고 해서 그렇게 달리기를 못하는 내가 선배들의 강요(?)에 의해서 열심히 숨이 턱까지 차도록 달렸다. 4.19가 뭔지 민주주의가 뭔지 몰랐던 새내기가 이제는 사회물을 좀 먹었다고 정치가 어떠니 선거가 어떠니 하는 것을 보면 어른으로 훌쩍 자란듯 싶지만 실상 아직 민주주의의 정확한 개념 조차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어려운 분야이긴 하지만 유명한 이탈리아의 윤리 정치 철학자인 안토니오 네그리의 명저 『제국』의 속편인 다중을 접하게 된 것이 반갑다.

 

다중.. 이 녹록치 않은 책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했다. 저자는 다중을 모든 차이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표현될 수 있는 네트워크로 공동으로 일하고 공동으로 살수 있는 마주침의 수단을 제공한다고 했다. 민중이나 대중 그리고 노동계급과 같은 사회적 주체들과는 구별하여 다양한 문화와 인종 성별 노동형식등 다양함과 특이한 차이를 인정한 다양체(Multiplicity)라는 것이다. 인구를 동일성으로 만든 민중은 하나임을 보이고 본질이 무차별성인 대중과의 확연한 차이를 통해 다채색인 상태의 모습을 보이는 다중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한 명백한 기여를 말할 수 있게 한다.

 

전쟁 다중 그리고 민주주의로 나뉘어진 이 책에서 먼저 저자는 서문을 통해 민주주의의 절실함을 언급한다. 민주주의의 제 일차적인 장애물인 전쟁으로 세계는 민주주의를 유예시켜 왔고 권력은 중앙집중적으로 위임되어 왔다는 것이다. 식민지로 인해 확장된 제국주의로부터 시작된 전쟁은 이제 네트워크 권력으로 새로운 주권형태의 출발을 알리고 불평등한 권력안배에도 불구하고  전지구적 질서의 창조와 유지를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가는 국민국가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세계화는 몇몇 강대국의 지배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하고 지역이나 민족에 따르지 않는 다자적 통제의 모델을 따르는 것으로는 영원한 전쟁에 의한 전지구적 질서의 지배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평화가 찾아오리라 생각했던 지구촌 곳곳은 이제 다른 모습으로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고  제국주도의 전쟁을 통한  정치적인 잇권과 경제적 선점의 다툼 그리고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의 전쟁이 19세기와는 다른 제국의 개념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은 자본의 통제에 대항하고 노동자계급의 투쟁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냉전의 시기에는 최전방에 있었으며 참혹한 전쟁을 겪었고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챙취하기 위해 저항을 하고 자율과 해방을 부르짖었다. 이제 어느 정도의 경제력과 삶에 대한 가치를 돌아볼수 있게 된 우리에게도 아직 민주주의의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우리는 스스로 기본적인 정치의 개념을 물어보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중에게는 힘이 있고 그 일부분이라 느껴지는 우리 자신도 사회를 자율적으로 형성해서 민주주의의 핵심에 설 수 있도록 하자는 저자의 주장이 소고기 파동으로 도전되는 세계의 권력에 약소한 국민국가로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게 만든다.

 

어려운 책이지만 두고두고 곁에 두고 읽는다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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