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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오은숙 그림 / 별이온(파인트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동화는 신비한 세계를 경험하게 해 준다. 피터팬도 그랬고 헨델과 그레텔도 그랬다.
가물가물한 기억속에 남아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또한 시계와 장갑을 끼고 있던 하얀색 토끼,못생긴 공작부인과 카드정원사들이 키가 커지고 작아졌던 앨리스를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다시 만나는 여행을 오랜만에 새로이 시작하게 해 준다.
한가로운 여름날 앨리스는 언덕위에 언니와 함께 앉아 있다. 언니는 책만 보고 날씨는 덥고 머리속은 텅 비어 버렸다. 바로 그 때 쌩 하고 새하얀 토끼 한마리가 곁을 지나간다. "아 어쩌면 좋지? 이러다간 지각하고 말겠어!" 라고 중얼거리는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보는 순간 앨리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세상에 토끼가 말을 하고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보다니!" 토끼를 따라 커다란 굴로 들어간 앨리스는 우물처럼 깊은 구멍속으로 순식간에 떨어지게 된다. 천천히 천천히...
이렇게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여행은 시작된다.
너무나 기분 좋은 삽화들이 반긴다. 마치 손으로 그렸을 법한 일러스트들은 더욱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사람과 동물과 곤충등을 의인화시켜 다양하다. 물 속을 헤엄치며 도망가는 쥐도 충고를 해 주는 송충이 아저씨도 물고기 개구리 하인도 그냥 생각하면 조금은 징그러울 듯 한데 이상한 나라에서는 아니다. 무언가를 먹으면 몸이 길어지고 작아지고 목이 늘어나고 앨리스의 몸이 시시때때 변하지만 이것도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어떻게? 어떻게?" 하고 묻는 듯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크로켓 경기장에서 만난 카드병사들, '저놈의 목을 베어라 "외치는 막무가내 여왕, 그리고 티비에서 본듯한 몸통 없는 체셔 고양이의 머리까지 읽으면서 빠져드는 것을 보니 아직은 내게도 동심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어린시절의 좋은 기억은 평생을 간다고 한다. 정확히 기억할 수 없어도 우리의 마음에 감성에 그리고 교육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잔인한 게임과 선정적인 영화들 그리고 무분별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빠져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안쓰럽다.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만의 신비로운 꿈을 꿀 수 있으며 끝 없는 모험을 통해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배울 수 있는 동화책을 많이 접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환경을 탓하기에 앞서 어른들의 자각과 반성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글만 읽을 수 있다면 어린이날 선물로 딱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