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리처드 용재 오닐 지음, 조정현 엮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리차드 용재 오닐, 비올라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이 정감있다 .

한국에도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들이 있다. 지휘자로 더 잘 알려진 정명훈, 바이올린리스트인 정명화, 첼리스트 정경화 남매나 성악가인 조수미, 신영옥 등  아마 내가 모르는 유명한 사람들이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외국보다도 한국이 클래식을 좋아하고 접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는 리차드 용재 오닐의 말처럼 병원(왜 의사들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할까 여러번 생각했었다^^)이나 또는 영화, 광고속에서 심심치 않게 듣게 되는 음악들이 낯설지 않음을 보면 내가 좋아해서 즐겨듣는 음악은 아니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클래식은 어려운 음악이다. 대중가요가 쉽게 접하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장르라면 아직은 변주곡이 아닌 다음에야 클래식은 교양을 위해 시험을 위해 익히고 들어야 하는 분야 쯤으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유명한 사람이다. 같은 세대의 비올리스트중 뛰어나다고 평가도 받고 있다고 하고 링컨 센터의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Ⅱ의 유일한 비올라 주자, 지휘자 없는 현악 앙상블 팀임 세종 솔로이스트의 수석 비올리스트 겸 솔리스트.. 등등 내가 잘 모르는 분야지만 일찍부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2005년 KBS <인간극장>을 통해서 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인의 감성으로 미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그에게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프로그램이다. 전쟁고아로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어머니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그의 넉넉한 웃음속에도 잔잔한 글속에도 정감있고 따뜻한 동포애가 마구 전해져 왔었다.

 

<공감>은 자기자랑이 없다. 하나는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모든 것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그의 클래식에 대한 관점은 내게 정말 큰 공감을 가져다 준다.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기호가 다르듯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태교에 클래식 음악이 좋다고 듣기 싫은 데도 듣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뽕짝이라도 행복하게 들을 수 있다면 뱃속의 아기에게 더 큰 기쁨을 줄 거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클래식을 모른다고 교양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들어본다면 경직된 기분을 벗어나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또 하나의 이야기의 큰 축은 가족과 인생과 사랑이야기이다. 그의 성공 뒤에는 할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그에게 있어 가족은 삶의 이유이고 덕분에 음악을 사랑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기도 하다. 구석구석마다 절절히 녹아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비올라라는 악기가 높은 음의 바이올린과 낮은 음의 첼로 사이를 잘 조율해주는 것처럼 그와 세상을 잘 연결해 주는 힘을 가질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부럽다. 자신의 할 일을 알고 정말 사랑할 수 밖에 미칠 수 밖에 없는 일을 만나고 하고 있다는 것은 행복이자 행운이다. 아직도 이 길이 내길인가 고민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비올라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비올라는 내 삶이고, 내 인생의 전부이다. 또 나의 언어이다. 라고 단언하는 그가 너무 멋있어 보이고 부러운 것을 어쩌랴.  비올라를 닮은 듯한 그의 소박한 웃음이 가득 담긴 주름진 눈가가 매력적이다.  음악에 묻어나는 그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은 듣고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진다. 젊은 사람의 패기 넘치는 모습이, 세상에 대한 애정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 담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인생에 또 하나의 등불이 되기도 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수채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클래식 선율 가득히 비올라 소리가 방 안을 덮고 있다.  아무래도 그의 CD를 한장 구입해서 이 행복을 오랫동안 간직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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