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풍경 - 정약용 시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0
정약용 지음, 최지녀 편역 / 돌베개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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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중고등학교 시절 한창 유행할 때 접해보고는 기억이 없다.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책받침으로 만들어 쓰고 감성을 자극하는 시들을 읽으며 사춘기를 보냈던 내게 있어 시조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고전속에 있는 역사와 철학 그리고 선조들의 생활모습을 풀어 현대인이 읽기 쉽도록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조상의 얼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긴 하지만 그러기엔 내 그릇이 너무 작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약용 그 이름만으로도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로서 다방면에 재주를 가지고 있었던 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의 대표적 저서인  <경세유표>의 제도개혁을 다루거나 <흠흠신서> 의 형사사건에 대한 것  <목민심서> 처럼 지방관이 지켜야할 지침과 관리들의 비리를 비판한 책들처럼 딱딱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감과 한자를 풀어 놓은 시조의 어색함을 어떻게 시에 관해 문외한인 내가 받아들일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유배생활의 고단함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넘쳐나는 문체속에서 그런 생각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과거시험이 시제를 주고 글을 짓는 내용이나 글씨 문체등으로 당락을 결정했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은 것을 경험할 수록 좋은 글과 내용이 나올수 있었다는 것이 아닐런지. 14세에 금강산 유람을 하고 돌아온 부친의 얘기를 듣고 쓴 <금강산> 을 첫장으로 ,1801년 장기로 유배된 후 12편의 짧은 시에 삶의 의미를 되짚어갔다는 <노래로 근심을 푸노라 >도 인상적이고, 가뭄으로 인한 백성들의 고초를 그린 <모를 뽑아 버리다><보리죽>등은 백성을 생각하는 다산의 아픔이 느껴진다. 학문에 몰두,시재에 뛰어났다는 다산의 시에서는 애국, 기개, 고통 , 그리움, 자연에의 찬미등이 공존하고 그의  뛰어남은 잦은 유배생활 동안 더욱 성숙되어 백성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지고 그 감성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다산의 시 선집을 읽었다고 해서 다산의 내면과 학문의 깊이를 알수는 없을 거 같다. 다만 천천히 읽어가면서 행간마다 담긴 의미를 느껴보고 복잡했던 역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고전 어렵다고 외면하지만 말고 조금씩 다가서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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