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사랑에 대한 설레고 가슴 아픈 이야기
김성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에 대한 설레고 가슴 아픈 이야기.. 부제가 왜 이렇게 와 닿는 것일까?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처음에는 작은 설레임으로 시작되었다가 헤어짐의 아픔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뭐 연애를 하다 결혼하고 아이낳고 잘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의 기억 저 끝머리에도 사랑에 웃고 울고 떨리고 신나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추억하고 잊기도 했던 그런 한 페이지를 다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라디오 작가여서 그럴까 사람의 감성을 콕콕 찌른다. < MBC FM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가  늦은 밤 전파를 쏴서 그런가? 조용해진 방안과 깜깜해진 주위의 분위기를 타는 것일까?  나즈막한 목소리로  한 편씩 읽어 내려가 주는 성시경을 상상만 해도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이 가슴에 남는 글귀들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이라는 것이 손으로 만질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뛰는 가슴으로 설레임을 알고 답답해진 마음으로  헤어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작가가 써내려 가는  에피소드는  내가 겪어 봤음 직한 또는 친구들의 이야기로 들어 봤음 직한 것들이기에 더욱 애가 닳고 공감이 간다.

헤어진 후에 그의 회사 근처에서는  슬픈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당해 보이고 싶어서 허리를 세우고 모델처럼 걸어다니던 그녀에게 그가 몇 달전에  회사를 옮겼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언젠가 돌아올지도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미련이 부질없고 자신이 한없이 바보같이 느껴지게  하는 순간이다. 그를 기억하고 있다면 아직 진정으로 헤어진 것이 아니라는 작가의 말이 다가옴은 헤어짐을 경험해본 그(그녀) 라면 한번쯤은 해 봤음직한 행동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아닐런지.

그냥 친구로 지내자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보다도 더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난도질 하고 있음을 모르는 그(그녀)가 습관처럼 나를 찾게 되는 것은 이미 내가 생활속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화기의 번호를 누르고 있고 비가 오는날, 눈이 오는날, 같이 가던 도서관앞, 찻집앞에서 떠오르는 기억을 지우려면 아주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예쁜 말로만 포장되어 있지 않다. 사랑이 아름답다고만 아프다고만 얘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은 거 아닐까.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는 것을 알수 있는 페이지 페이지에서 이제 내게 더 이상의 사랑은 없어 라는 거짓말은 수천번 내 뱉어도 또 다시 다가올 사랑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런게 사랑이라는 것을....추운 겨울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인듯 싶다.

 

사랑하는 연기를 하면 사랑하게 되듯 잊는 연기를 하면 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깊은 바다에서 해파리가 움직이듯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옛날 연인의 사진을 보던 여자가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사랑해"

그리고 그것이 이미 사실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사랑이 가고 난 후에도 습관은 오래 남습니다.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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