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나는 삶의 여유가 없다.

이른 새벽 잠을 깨어 한잔의 차를 손에 들고 해가 밝아 오는 것을 보면서 왜 이렇게 나는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반문할 때가 있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살아 하면 대꾸할 말은 없지만 매번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고 스케쥴을 훑어보며 매일매일을 꽉 짜여진 공간과 시간으로 채우다 보면 나 자신이 내 것을 쥐고 놓고 싶지 않은 놀부처럼 남의 것도 가로채고 싶은 혹부리 영감처럼 보이는 것이다. 후~~~

욕심이 욕심을 낳는다고 했던가.

 

그런면에서 수행자들의 삶을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로 반성이 많이 된다. 모든 성직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하늘을 알고 신을 섬기며 명상을 하듯 세상의 모든 풍파를 감싸안는 분들은 어쩜 그렇게 바다같은 마음을 지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잔 브라흐마도 동양인의 철학을 서양인으로서 몸으로 느끼며 배우고 나서 삶속의 코끼리 존재에 대해서 깨달아 우리에게 108가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나처럼 세속에 물든 사람이 모든 것을 그저 포용할 수는 없겠지만 마음이 고요해 지는 것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종종 실수를 저지른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갈수록 덜 자주 실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237

 

우리는 많은 완벽을 위해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나 자신의 실수를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실수를 콕콕 집어 내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르게 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못해 스스로를 달달 볶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짓던 벽의 벽돌 두장의 눈에 거슬림으로 998장의 벽돌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작은 것으로 큰 것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비싼 스포츠카를 구입 속도가 주는 쾌감을 느끼고 있던 어느 의사가 농부의 돼지라는 경고를 부정의 의미로 잘못 판단하여 큰 사고를 나게 한 일화나 인파속에서 자신의 종교운동을 벌리던 남자의 "하레크리슈나"라는 외침을 자신을 향한 모욕적인 언사로 들은 브라흐마의 일화에서 생각의 편협함이나 분노의 불꽃이 얼마나 사람을 우습게 만들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내 마음을 정복하고 있는 코끼리. 게다 술까지 먹는다면 그 힘을 나는 감당할 수 있을까? 내 마음에 존재하는 삶 고통 사랑 두려움 행복 분노 용서... 이 모든것이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를 쓴 아잔 브라흐만의 수행과 그의 스승 아잔 차의 경험속에 담겨있다. 세상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단 한 권의 책 마음, 나는 그 마음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읽고 있는지 돌아본다. 인생에서 큰 성공을 거둔 남자의 네 아내 중 가족 재산 명성이 얼마나 허망하게 자신을 돌아서는지 그리고 남는 것은 첫째 아내인 카르마(업)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긴다. 내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덜 상처받기 위해서 재미있는 면을 보고 웃어야 한다는 거.. 그래서 지금 나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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