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밤
김영현 지음 / 작가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산문집을 읽는 다는 것은 작가의 일평생을 들여다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김원일의 <기억속의 풍경들>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겪지 못했던 일에 대한 신기함이나 내가 겪었던 일들에 대한 동질감 아니 동지애 같은 그런 기분들.
그래도 김원일 작가보담은 김영현 작가가 나와 더 까까운 시대를 살아서 그런가  책속에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더 많은 듯 싶다.

여느 산문집과 다르지 않게 작가는 자신의 일생과 일상을 이어진 흑백사진처럼 풀어내려 가고 있다.
그가 학교를 다니고 군대를 다니고 했던 70년대 80년대에는 우리나라에는 격동의 시대였다. 작가는 진솔한 글로 자신의 가족얘기 학창시절얘기 그리고 대학때부터 경험하게된 감옥과 고문들에 관한 그리고 그의 동지들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전화회사에 다니셔서 집안의 가전제품들이 하나씩 늘어나던 기억이 난다. 칼라TV가 처음 나오고 뚜껑달린 비이오테크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내 것이라고 갖게된 마이마이는 아직도 가슴 한켠에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시골 한의사,나의 아버지를 읽으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 끔찍했던 아버지의 주름진 손과 쉬어버린 하얀 머리카락을 떠올려 본다.
장롱이야기를 읽으며 어려웠던 시절의 어머니의 자개장을 생각했다. 시집올때 가져오셔서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섰던 그 자개장도 시간이 흐르고 자식들이 나이를 먹어 새로하나 장만해 드린다고 늙고 이가 빠진 것을 아파트앞에 재활용으로 내어놓았었는데......작가의 삶에 사람사는 냄새가 묻어있다.  내게 남은 한권의 책 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아버지의 책인 버크.. 얼마나 보셨는지 표지도 너덜너덜, 오래된 책이라 종이의 질마저 누렇게 변해버린 그 책처럼 작가에게도 소중한 책 한권이 서재에 꽃혀 있다. 지나간 시절의 물건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가져다 준다.
힘든 시절을 보낸 감옥에서도 고추장과 단식, 소금논쟁을 통해 그 시절의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준다. 얼마나 삭막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매일 계속되는 고문과 취조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을텐데 웃을수 없는 그 시절을 재미있게 풀어내었으니 오랜전 증오스러웠던  기억중 그래도 추억이라 할 수 있는 것들만 기억하고 싶기 때문은 아닌지.

우리의 암울했던 시대와 더불어 40-50대 작가들이 실종되었다는 작가의 말에 동감한다.
그들이 알고 우리가 겪은 그 모든 일들이 한국의 역사일진데  젊은 독자들에게 슬픔의 역사가 흥미로울 수는 없다는 생각에 동감한다. 하지만 역사는 자꾸만 보여주고 되짚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같은 아픔을 느낄수는 없지만 그래도 알고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그래서 공유되어야 하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때를 알려 줄 수 있는 작가의 글 이 더욱 멋지게 보이지 않나 싶다. 격정기를 지난 작가의 체험적인 삶이 글 속에 담겨 있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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