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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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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정치는 과열되어 있다. 집권, 집권 유지, 개혁의 진척 등 하나로 모아 표현해 각 당의 ‘목표’라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 나라가 운영될 방향을 잡기 위해서 진보와 보수 각 세력의 정권 장악 다툼이 불가피한 사회 인듯하다. 그러나 그 세력 다툼은 점점 너무나 과열 된 끝에 ‘과정’ 보다는 ‘결과’에 집중하게 되었다. 여기서의 과정이란 국민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서 그들의 손에 의한 ‘집권’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이 잘 이루어진 결과로써의 정권은 국민의 기대에 보답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권의 현실은 ‘결과’만을 추구한 나머지 과정의 중요성을 잊어버렸다. 과정에서 진정성이 사라지고,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실행 의지 없는 번지르르한 공약을 내세우게 되었다. ‘소통하는 척’을 통해 출범한 정권은 당연히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기대에 보답 받지 못하는 것의 반복에 지쳐버린 국민은 정치에 등을 돌리고 그를 반영하듯 투표율은 바닥을 쳤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계의 현주소다.

동서고금, 그 어느 나라와 시대를 보더라도 권력층이 국정 운영을 바르게 하지 못해 사회가 병들고 아프면 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민중이다. 권력층의 결정의 결과가 적용되는 대상이기에 바로 피부로 와 닿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인층은 그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론을 쏟아낸다. 사회가 논란이 많을수록 서점가에 진열되는 사회와 정치에 대한 서적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국 교수의「진보집권 플랜」역시 그러한 서적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정치색이 없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일 수도, 드러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한 연고로 진보의 입장에서 한국의 사회와 정치를 논하고 판단하는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특정 정치 관점이 없는 내가 이 책의 내용을 무작정 수긍하지 않기 위해서 책을 펴기 전 세 가지 물음을 정했다. 조국 교수, 그는 진보를 무엇이라 설명하는가? 진보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변하라 하는가? 그리고 나는 조국 교수의 「진보 집권 플랜」이 제시하는 답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 따라서 책을 읽었고 그에 따라 평하도록 하겠다.

 

조국 교수, 그는 진보를 무엇이라 설명하는가?

조국 교수, 그는 자신의 서적 속에서 진보를 서민과 보통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구현을 지향하는 세력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세력임을 주장한다. 또한 그는 가진 자에게만 유리한 편향된 자유주의의 편에 선 보수의 문제로 우리나라의 사회의 병든 부분들을 지적하며 진보의 집권이 필요함을 말한다. 보다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잡히고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문제가 많은 사회 전반의 각 분야에 진보 개혁 진영이 가진 성향과 가능성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논지다.

그가 집권해야 함을 말하고 지지하는 진보란, 예를 들어 민생문제에 있어서도 몇 퍼센트의 소수에 불과한 부유한 국민이 아니라 다수를 차지하는 평균 혹은 그 이하의 부 수준에 있는 국민들에게 이상적인 복지 수준을 만들 수 있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민감한 문제인 남북관계 문제에서 역시 보수 진영은 공격적이고 경직되어 있어서 그들의 논리대로만 따르면 ‘냉전’ 분위기를 벗어 날수 없는데, 진보 진영은 앞선 정권의 햇빛 정책처럼 민감한 남북 관계를 평화적으로 끌어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가 말하는 ‘진보’란 경직되지 않아 긍정적 변화의 기대를 걸어 볼 만한 세력이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조국 교수, 그는 진보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변하라 하는가?

 

조국 교수는 책의 전체 내용 속에 현 사회의 사회 경제 민주화와 교육, 남북문제 그리고 진보진영의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와 그 대안을 제시해놓았다. 그는 현재의 정치권에서는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을 말한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과거와 연속 선상에서만 바라보려 하지 말고 현대 사회가 가지는 문제와 요구의 특성에 발맞추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의 문제는 이미 너무나 많이 문제화와 논의가 이루어졌다. 물론 현재에도 계속적인 발전 움직임은 필요하나 그것이 현대에 국민들에게 절실한 ‘본질적 문제’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필요의 본질에 다가가는 정치권만이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의 말이 옳다. 국민들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이란 결국 현 정치가들이 밥을 먹여 줄 수 있는 것이냐는 것이다. 참정 권리에서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무언가를 온전히 ‘누리는’것에 대한 문제는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배고픈 군중에게 밥을 먹여 줄 것처럼 떠들고 정작 그들의 굶주림을 달래주지 못한 정치세력은 결국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

본 저서 속에서 그는 과거 진보 진영의 집권을 이루어낸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정부 시절에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과 보다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나눈다. 대표적인 것이 두 정부가 진보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과거 권위 체제하의 보수적 박정희식 복지모델에 기초한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근래까지의 진보 진영의 문제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남은 돈으로 배고픈 국민을 먹여 살리는 과거형 복지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서 벗어나 복지가 바로 성장이고 고용 창출이고 생산성 향상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너무나 지친 현대의 국민은 한 정권에 기대를 오래 걸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의 행보가 어떠하냐에 따라서 지지율이 급격히 변화한다. 대의제란 결국 타인을 신용하고 타인에게 나의 결정권을 ‘지지’의 형태로 잠시 양도하는 것이다. 그것은 정말로 잠시다. 이것이 정치권력을 잡은 이가 잊지 않아야 하는 문제이고 집권을 원하는 진보 세력이 치열하게 의식해야 하는 문제이다.

그의 책 역시 국민을 일시적으로 어르고 달래 놓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여 줄 수 있는, 즉 진정한 ‘소통’을 위한 방법론이다. 정치적 민주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지난 정권들이 지나치게 정치적 민주화를 논하는 데만 최적화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는 진보가 정치적 민주화와 민생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진보가 집권하고도 다시 물러나야만 했던 이유와, 앞으로의 집권 비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나는 조국 교수의 「진보 집권 플랜」이 제시하는 답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국, 그가 제시하는 것은 진보가 흘러 갈 수 있는 방향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범답안’이다. 결국 책에서 글로써 제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에 그가 미처 책 속에서 언급하지 못하고 머릿속에 담고만 있을,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이 더해진다면 앞으로 진보 개혁 진형의 ‘집권 플랜’으로써 손색이 없을 것이라 본다.

시민들이 갈수록 정치를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최근의 정치 상황과 정치가들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집권’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과열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국은 다르다. 조국 교수가 제시하는 방향에는 현재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그 해결의 실효성이 미래에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한 고찰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방법론’이 현 사회 운영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자신들, 386 세대의 사회뿐만 아니라 그 사회를 이어받을 다음 세대에게도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 까지 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과 고민상, 그리고 해답이 이 책 속에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현대 정치와 그 내의 문제는 보수는 누가 더 보수적인가를 두고 그네들끼리 다투지 않는데, 진보 진영은 누가 더 진보적인가를 구고 다툰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설익고 어설프다. 그러나 나는 조국 교수의 책을 읽은 뒤 그 어설픔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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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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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사람은 계속 자란다. 자람, 즉 ‘성장’을 구분해보면 신체의 성장으로 대표되는 외면적 성장과 사고력, 이해심 등의 복합적 요소의 합이라 할 수 있는 내면적 성장으로 나눌 수 있다. 외적과 내적인 성장, 그 어느 것이 더 앞서느냐의 문제는 사람이 ‘사회속의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확히 말하면 ‘어떠한 개인’이 되는지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예컨대, 한 어린 아이가 책장에서 책을 꺼내기 위해 발돋움을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아이는 결국 자신의 신장의 한계를 느끼고 포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좀 더 나이가 들자 아이는 책장과 바로 마주 할 만큼 자라 책장에서 손쉽게 책을 꺼내 들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면 누구나 아이가 성장했다는 것에 동의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질문을 살짝 바꾸어 이 아이의 내면이 성장했는지의 여부를 묻는다면 선뜻 대답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신체의 성장이 내면의 성장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외면은 이미 어른의 모습으로 자랐으나 생각, 즉 내면은 어린아이의 수준으로 멈추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면은 아직 어려도 내면은 성숙한 사람이 있다.

위에서 제시했던 예로 돌아가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과연 책장 앞에 서 있는 아이의 내면은 성장 했을까? 그렇다면 그 기준은 무엇이라 할 수 있는가. 나는 이에 대한 답을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소설 속에서 우리는 어린 아이인 한 소녀가 고통스러우며 좌절적인 경험을 통해서 성숙해지는 과정을 봄으로써 개인의 성장의 과정과 성장의 진정한 의미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신체적인 성장은 그 나이 대에 걸맞은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어야 건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만일 계속 자라나는 아이에게 아무런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서서히 말라 결국엔 영원히 정체되어버리고 만다. 내면적 성장 역시 마찬가지다. 내적 성숙을 이룰 수 있는 요인이 없으면 정체되어 버리고 만다. 나는 이 소설을 전체적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스카웃(Scout)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봄으로써 본론으로 들어가 개인을 성장시키는 ‘계기’와 성장의 방향을 바르게 인도해줄 수 있는 ‘안내자’의 의미에 대하여 논해보려 한다.

 

    

  개인을 성장시키는 ‘계기’에 대하여.

 

 

사람들은 보통 경험에서 배운다고들 한다. 여태껏 접해 보지 못했거나 인지하고 있던 것과 정 반대의 상황과 마주치게 됨으로써 그에서 느껴지는 바를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앵무새 죽이기」는 초반에서 후반에 이르기까지 스카웃이 일련의 경험을 통해서 깨닫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가 성장하게 되는 여러 가지 경험적 계기 중에서 가장 큰 두 가지로써 흑인인 톰 로빈슨(Tom Robinson)의 재판과 부 래들리(Boo Radley)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한 이해를 들 수 있다.

스카웃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결백함에도 불구하고 누명을 벗지 못하는 톰 로빈슨의 재판을 경험하면서 심적 좌절감을 느낀다. 톰 로빈슨의 재판을 보고 있는 이들은 모두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그가 무고함을 명백히 알게 된다. 그러나 그의 피부색에 대한 사람들의 차별적 인식은 결국 인종이 정의 위에 올라서게 만든다. 이는 스카웃에게 무고한 톰과 그를 변호하는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Atticus Finch)가 주장하는 ‘옳은 사실’에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모습을 봄으로써 처음으로 옳은 것이 부당하게 꺾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고통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스카웃이 온전하지만은 않은 세상을 대면하게 됨으로써 성장하게 만드는 계기이다. 스카웃의 이러한 성장은 정의와 윤리 기준이 존재 하나 온전히 정의롭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은 모순이 가득한 사회에 발을 내딛고 설 수 있게 만든다.

성장의 또 하나의 계기인 부 래들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소설 중 후반부부터 서서히 조짐이 시작 되다가 마지막 부분에 와서야 온전히 변화하게 된다. 이전의 부에 대한 스카웃의 인식의 바탕은 온전히 그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주변인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다. 그녀는 부 래들리와의 만남을 통해 그에 대한 메이콤 군민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순전히 관용이 부족한 이들의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그녀가 얻는 큰 깨달음은 소설 마지막 부분의 대사로 집약 된다 할 수 있다.

 

아빠가 정말 옳았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참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 적이 있다.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525)

 

이 인식의 변화는 어린 스카웃의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관용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나와 다름은 곧 이해하려 노력하는 대상이 아니라 배척의 대상이 된다. 어느 시대에도 관용적인 사회는 없었다. 다만 일부의 관용적인 사람들이 사회 전체 곳곳에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스카웃의 인식 변화는 그녀의 성장이 관용적, 즉 타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개인의 성장을 바르게 인도하는 ‘안내자’에 대하여

 

 

사회 속에서 개인은 혼자서 성장 할 수는 없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주변의 영향을 받으며 자랄 수밖에 없는데 이 성장의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이들은 영향을 받는 대상이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지에 대해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자의적이든 아니든 안내자의 역할을 맡게 되는 사람은 가족이나 선생님, 친구 등 그 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가 많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스카웃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여럿이 있다. 그 중에서도 스카웃이 사고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형성하는 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을 뽑아보자면 대표적으로 아버지 애티커스와 이웃의 모디 아줌마라고 할 수 있다.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는 올곧고 선한 인물로 자신의 아이들이 신체적 성장과 더불어 내적 성장 역시 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스카웃에게 있어 사회를 옳고 그름으로 바라보는 기준이 되며 단순히 애티커스가 바른 조언을 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스카웃의 안내자인 것은 아니다. 그는 사회속 수많은 어른들 중에서도 드물게 언행이 일치하는 인물이다. 사회 속에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을 위해서 ‘집단’에 맞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웬만큼 곧은 심지를 가진 인물이 아니라면 일어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애티커스 핀치는 당시에 흑인의 편을 드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맞서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누명을 쓴 톰 로빈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변호를 한다.

스카웃의 이웃인 모디 앳킨스 아줌마는 메이콤에서 합리적이고 바른 인식을 가진 몇 안되는 인물 중 한명이다. 다정한 이웃이자 친구인 그녀는 스카웃이 부 래들리에 대한 주변의 그릇된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도와준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개인적 판단을 사실화 하지 않는 그녀는 스카웃의 인식의 성장이 바른 방향으로 흐르도록 이끌어주는 환경적 바탕이 되어준다.

 

“난 네가 뒤뜰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될 거야. 맞출 수만 있다면 어치 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어떤 것을 하면 죄가 된다고 아빠가 말씀 하시는 것을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모디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너희 아빠 말씀이 옳아.”

아줌마가 말씀하셨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173)

 

애티커스의 말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스카웃에게 그의 말이 옳은 것임을 알려주는 그녀는 애티커스에 의해 잡혀진 올바른 인식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리뷰를 마무리하며

사람은 어떠한 계기를 통해서 성장하며 그 성장하는 방향은 안내자에 의해서 치우치거나 흔들리지 않게 잡힐 수 있다. 안내자와 계기, 이 두 가지 요소는 모두 개인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 스카웃이 애티커스와 모디 앳킨스에 의해서 올바른 인식의 방향을 잡지 못했더라면 환경에 팽배해 있는 부정적인 의식에 점거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랬을 경우 스카웃의 성장은 결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 질 수 없었을 것이다.

성장의 계기가 되는 경험이 긍정적인 것이라면 이상적일 테지만 삶 속의 성장은 긍정적 계기 보다는 부정적이고 씁쓸한 괴로운 경험을 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된다. 성장의 계기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모든 성장에는 변화를 인지하고 내면화하기 위해서 성장통이 뒤 따른다. 이때에 곁에 어떠한 안내자가 있는지가 성장의 방향이 올바르게 이루어질지의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아무도 온전한 ‘어른’이라 주장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의미의 어른의 기준은 나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만 어른이 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한 단계 한 단계 성장을 거쳐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모든 성장의 단계에는 그 계기가 존재하며 안내자 역시 필요하다. 다만 성장을 거쳐 갈수록 안내자가 이끌어주었던 방향을 스스로 잡을 수 있게 되면서 안내자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뿐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개인은 비로소 자신 역시 누군가의 안내자가 될 수 있다. 이 소설 속의 주인공 스카웃은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애티커스가 되어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모디 앳치스가 되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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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론 까치글방 120
존 로크 지음, 강정인.문지영 옮김 / 까치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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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존 로크의 통치론이 유럽 자유주의의 발전에 하나의 매듭이면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나?

 

 

자유주의는 중세시대까지 계속 이어져온 지배층의 권위와 압력이 지배하는 사회 원리와 그 분위기에 대해 대항하는 논리로서 형성되어 발전되어 왔다. 그 스펙트럼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했다. 이러한 자유주의의 논리를 체계적인 원리들로 정리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로크의 통치론이다. 로크는 자유주의의 논리를 체계적으로 원리화 하면서 또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개인이 사회 속에서 온전하게 존재하기 위한 하나의 주의를 창출해냈다.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다.

그의 이론 속에서는 인간은 완전한 자유와 자연법상의 모든 권리 및 특권을 간섭받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자격을 사회 속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가지고 태어난다. 자연 상태에서도 온전하게 권리를 누리며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권리를 가지고 행동 할 수 있는 자연 상태에 있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그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 보다는 그 문제를 모두를 대변해 해결 할 수 있는 공동체가 존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사람들은 공동체의 수중에 권력을 양도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게 되고 이러한 ‘필요’에 따라서 정치 사회의 대변적 공동체, ‘정부’가 탄생한다.

그런데 이 정부란 애당초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다수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서 형성한 것이기에, 사람들이 자연 상태에서 가졌던 평등과 자유 및 집행권을 사람들이 합의 할 수 있는 올바른 선상에서 이행하는 역할에 한정되어야 하는 성격을 갖는다. 정부의 형성 자체가 모든 사람이 각각 자신들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사유 재산을 보다 더 잘 보존 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들이 권리를 공동체에 이행하면서 정부를 만드는 이 합의 행위는 일종의 사회적 계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계약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 그 정부가 그 계약 목적을 잘 이행하지 못하거나 목적 이외의 다른 데에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 계약은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진다. 이른바 정부와 계약을 한 이들에게 그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 사상 원리의 배경은 모두 자유주의이다. 로크는 자연상태의 자유로운 개인들의 권리에서 출발하여 자유주의가 사회 구성과 그 사회를 책임지는 공동체 전반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정부에 대한 계약과 저항의 논리는 사회에서 절대왕정의 논리를 완전히 밀어내는 작용을 했다. 로크의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계약의 논리 속에서는 절대왕정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체제이다. 그는 이러한 논리를 확대시켜서 ‘국가’가 가지는 권력의 범위를 확고히 정의해 인간의 생명과 자유 그리고 자산을 보호하는 데에만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러한 로크의 정치 사회에 대한 이론은 18세기의 유럽에 널리 퍼져나가서 당시 절대군주나 전대의 기득권층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많은 문제와 불만이 터져 나오던 사회에 비판의 틀이자 새로운 사회를 향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가 되었다.

물론 로크의 사상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사상이 자유주의를 비롯해 여러 사회 발전적 이론들의 모태가 되며 혁명적 패러다임으로 작용했으나, 로크의 사상 내에도 여러 논리적 모순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의 논리 속에서는 사회 각 문제들을 원리화하고 논제로 만들기 위해 지나친 일반화의 경향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 사회를 분석해 반영한 것이라고 하기엔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 보이기도 했다.

예컨대 사회와 국가가 온전히 그 당대 사람들의 계약만으로 구성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나, 그가 제기했던 ‘이미 구성된 공동체’에 대하여 저항권을 행사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다. 공동체가 모든 이들의 권리와 선한 목적을 위해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해서 모든 이들의 합의를 받아 성립된 공동체로서 인정 받을 수 없다 여겨질 때,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저항 할 수 있다고 하기는 했으나 그 저항권이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완적이다.

그러나 비록 로크의 사상이 온전하고 구체적이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구체제적 논리와 현실에 대응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여러 혁명들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

당시 사회에는 중세에서 이어지는 영향으로 계속해서 군주의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사회 운영이 세계적 추세였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이에 대한 대응의 논리로서 포괄적이고 비판적인 정치 이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자유주의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기존 사회에 존재하는 개인에 대한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논리에 대해서 저항을 추구하는 성향을 지닌 사상이었다.

자유주의를 이론적 기저로 해서 정치와 사회에 대한 여러 운영 논리가 나오고 있던 당대의 시점에 로크의 통치론은 구체적이라기 보단 추상적 저항 사조가 강한 자유주의를 사회에 적용될 현실적 이론화 해서 정의내릴 수 있는 하나의 확고한 매듭이 되었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하여 자유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 운영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의 논리에서 인간의 확고한 자유와 권리를 정해 발전을 이루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근대 민주주의를 정립해낸 로크의 이론은 당대의 정치사상과 현실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현대 민주주의에서도 큰 의의를 가지며 계속해서 논의될만한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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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o TOEIC 픽토 토익 : Business - 이미지로 암기하는 토익 영단어 Picto TOEIC 시리즈
국병철.백호준 지음 / Edge English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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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 구성이나 디자인 같은걸 많이 보는 편인데, 픽토토익은 정말 마음에 쏙 드네요.

4단계 학습법에 맞춰서 암기하고, 퀴즈로 테스트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단어가 잘 기억할수 있고

연상암기법 덕에 단어 외우기가 지루하지 않고 수월하네요.

친구한테 추천받은 덕에 구매하게 되었는데.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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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o TOEIC 픽토 토익 : Office - 이미지로 암기하는 토익 영단어 Picto TOEIC 시리즈
국병철.백호준 지음 / Edge English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정말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학습법과 책의 구성이 공부하기가 정말 편해요.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사게 되었는데, 이제까지 써본 책들 중에서 가장 좋네요. 4단계 학습법도 공부하기에 좋은 방식이고, 단어에 이미지 배치가 잘 되어 있어서 연상하면서 공부하기가 정말 좋아요. 정말 잘 만들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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