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론 까치글방 120
존 로크 지음, 강정인.문지영 옮김 / 까치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왜 존 로크의 통치론이 유럽 자유주의의 발전에 하나의 매듭이면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었나?

 

 

자유주의는 중세시대까지 계속 이어져온 지배층의 권위와 압력이 지배하는 사회 원리와 그 분위기에 대해 대항하는 논리로서 형성되어 발전되어 왔다. 그 스펙트럼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했다. 이러한 자유주의의 논리를 체계적인 원리들로 정리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로크의 통치론이다. 로크는 자유주의의 논리를 체계적으로 원리화 하면서 또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개인이 사회 속에서 온전하게 존재하기 위한 하나의 주의를 창출해냈다.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다.

그의 이론 속에서는 인간은 완전한 자유와 자연법상의 모든 권리 및 특권을 간섭받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자격을 사회 속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가지고 태어난다. 자연 상태에서도 온전하게 권리를 누리며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권리를 가지고 행동 할 수 있는 자연 상태에 있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그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 보다는 그 문제를 모두를 대변해 해결 할 수 있는 공동체가 존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사람들은 공동체의 수중에 권력을 양도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게 되고 이러한 ‘필요’에 따라서 정치 사회의 대변적 공동체, ‘정부’가 탄생한다.

그런데 이 정부란 애당초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다수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서 형성한 것이기에, 사람들이 자연 상태에서 가졌던 평등과 자유 및 집행권을 사람들이 합의 할 수 있는 올바른 선상에서 이행하는 역할에 한정되어야 하는 성격을 갖는다. 정부의 형성 자체가 모든 사람이 각각 자신들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사유 재산을 보다 더 잘 보존 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들이 권리를 공동체에 이행하면서 정부를 만드는 이 합의 행위는 일종의 사회적 계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계약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 그 정부가 그 계약 목적을 잘 이행하지 못하거나 목적 이외의 다른 데에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 계약은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진다. 이른바 정부와 계약을 한 이들에게 그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 사상 원리의 배경은 모두 자유주의이다. 로크는 자연상태의 자유로운 개인들의 권리에서 출발하여 자유주의가 사회 구성과 그 사회를 책임지는 공동체 전반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정부에 대한 계약과 저항의 논리는 사회에서 절대왕정의 논리를 완전히 밀어내는 작용을 했다. 로크의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계약의 논리 속에서는 절대왕정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체제이다. 그는 이러한 논리를 확대시켜서 ‘국가’가 가지는 권력의 범위를 확고히 정의해 인간의 생명과 자유 그리고 자산을 보호하는 데에만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러한 로크의 정치 사회에 대한 이론은 18세기의 유럽에 널리 퍼져나가서 당시 절대군주나 전대의 기득권층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많은 문제와 불만이 터져 나오던 사회에 비판의 틀이자 새로운 사회를 향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가 되었다.

물론 로크의 사상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사상이 자유주의를 비롯해 여러 사회 발전적 이론들의 모태가 되며 혁명적 패러다임으로 작용했으나, 로크의 사상 내에도 여러 논리적 모순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의 논리 속에서는 사회 각 문제들을 원리화하고 논제로 만들기 위해 지나친 일반화의 경향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 사회를 분석해 반영한 것이라고 하기엔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 보이기도 했다.

예컨대 사회와 국가가 온전히 그 당대 사람들의 계약만으로 구성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나, 그가 제기했던 ‘이미 구성된 공동체’에 대하여 저항권을 행사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다. 공동체가 모든 이들의 권리와 선한 목적을 위해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해서 모든 이들의 합의를 받아 성립된 공동체로서 인정 받을 수 없다 여겨질 때,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저항 할 수 있다고 하기는 했으나 그 저항권이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완적이다.

그러나 비록 로크의 사상이 온전하고 구체적이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구체제적 논리와 현실에 대응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여러 혁명들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

당시 사회에는 중세에서 이어지는 영향으로 계속해서 군주의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사회 운영이 세계적 추세였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이에 대한 대응의 논리로서 포괄적이고 비판적인 정치 이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자유주의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기존 사회에 존재하는 개인에 대한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논리에 대해서 저항을 추구하는 성향을 지닌 사상이었다.

자유주의를 이론적 기저로 해서 정치와 사회에 대한 여러 운영 논리가 나오고 있던 당대의 시점에 로크의 통치론은 구체적이라기 보단 추상적 저항 사조가 강한 자유주의를 사회에 적용될 현실적 이론화 해서 정의내릴 수 있는 하나의 확고한 매듭이 되었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하여 자유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 운영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의 논리에서 인간의 확고한 자유와 권리를 정해 발전을 이루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근대 민주주의를 정립해낸 로크의 이론은 당대의 정치사상과 현실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현대 민주주의에서도 큰 의의를 가지며 계속해서 논의될만한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