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음색에 심장이 폭발할 것처럼 거칠게 뛰어댔다. 분명, 그 목소리다. 잠결에만 듣던 몽달이의 목소리. 해원이 누웠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복잡한 머릿속으로 날카로운 기억 하나가 치솟았다.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위로의 눈길로 끌어당기던 제 또래의 소녀…….
“너 장례식장에서 나 봤다고 했지?”
[네. 아직도 기억해요. 목발 짚고 오열했잖아요. 도연 언니도 곁에서 울고 계셨고…….]
아, 우린 아마도…….
“운명인가 봐.”
[네?]
그날 눈이 마주쳤던 소녀가 너였나 봐, 은오야.
의아해하는 은오의 음성에 해원의 입술이 휘어졌다.
“야, 우리 운명이라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나를 기억하는 너와 너를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이렇게 만날 수 있지?
처음 닿았던 순간부터 위로가 되어주려고 했던 너를, 나는 왜 잊고 있었을까. 그래서 이렇게나마 닿은 건가.

-알라딘 eBook <부당한 관계 (개정판) 2 (완결)> (달로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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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7년 전 교통사고가 났던 곳. 그들이 들이박았던 가드레일은 언제나 멀쩡했고 그 아래는 역시 꽃다발 한 아름이 놓여 있었다.
이즈음마다였다. 그 길을 지날 때마다 백일홍 꽃다발을 목격하게 된 건.
“또 다녀갔네.”
백일홍 꽃말이 죽은 이를 그리워하다였나. 매년 같은 자리에 놓여있는 백일홍 다발을 보며, 그는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가 있을 거라 짐작했다. 현서 말로는 원래 사고가 잦은 구간이랬다. 그러니 저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갔을까.
서행을 알리는 안내표지판과 함께 코끝이 아려왔다. 세상엔 남모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생각보다 더 많았다. 그러니까 이름 모를 당신도 화이팅.

-알라딘 eBook <부당한 관계 (개정판) 1> (달로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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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을 갈구하면서도 혼자여서는 충족할 수 없는 부분을 같이 있을 때 비로소 채울 수 있어 피로감과 토라짐을 돌고 돌면서도 둘은 함께이기로 했다.

-알라딘 eBook <현실적인 30대의 낭만적 연애 2 (완결)> (서진성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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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엄청 예뻐 보이지 않아? 후광이 느껴지고 그렇지?”

“응. 아주 예뻐. 늘 예뻐.”

“사랑에 빠진 여자는 예뻐 보이는 거래. 나 이번엔 제대로 사랑하고 있나 보다.”
지원은 기훈을 향해 활짝 웃었다.

-알라딘 eBook <현실적인 30대의 낭만적 연애 2 (완결)> (서진성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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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길’로 들어서 ‘둘이 만나 하나 된 연리목’ 앞에 멈춰 섰다. 보통은 손을 잡듯 두 나무의 가지가 만나 연리지라고 하는데 특이하게 나무의 줄기가 만나 있었다.

“어. 지지고 볶고 얽혀야 사랑이 되는 거야. 너처럼 평행선만 유지하는 건 못써. 아직도 깨달음이 부족해 너는.”
기훈이 손을 풀고 지원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장난스레 목을 조르고 간지럽혔다.

“그래. 하늘같은 남편 말이 다 맞아. 내가 또 인정을 바로 바로 잘해. 수많은 매력 중 하나야.”
지원은 사랑과 연애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고,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사랑을 사랑이네 아니네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다를 때 사랑하는 사람의 방식을 닮아가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기훈과 헤어진 시간 동안 배웠다. 나와 다른 방식을 닮아간다고 해서 나를 잃는 것도 나를 버리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그를 닮아가는 것처럼 그도 나를 닮아가고 그렇게 연리목 혹은 연리지처럼 둘의 중간 어딘가에서 만나는 것. 그것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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