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이나 문자,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는시대
손편지 써본적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그러고보면 예전에는 문구점이나 팬시점들러 예쁜편지지
모으는 것도 재밌었는데....지금은 관심밖일뿐...
스도쿠 연필? 지우고 쓰고 해야하니까.. 오호
지우개도 깎아쓸수 있대.. 신기하네..
덕분에 다양한 문구에대해 알 수있었어요.
쓰임새 모양 그리고 나라별로 특징들도 알 수 있어서 좋은
아날로그.. 따뜻함 온기... 음 인정

나는 문방구를 나올 때면 매번 한국에 있는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쓸 편지를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내내 곱씹은 첫 문장을 따끈따끈한 편지지에 풀어놓을 때면 문구 여행의 의미가 바로 선다. 그리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원본. 내가 직접 쓴 편지. 단 한문장만 적더라도 그 편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장의 원본이기에, 그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 P74
문방구가 오래가려면 어떤 매력을 갖춰야 할까. 초등학생 때 집 앞에 있던 문방구가 떠올랐다. 무엇이든 다 있는 만물상. 먼지를 후후 불어가며 보물을 찾는 보물섬. 수많은 흔적을 담은, 그래서 더럽혀도 부담 없는 낙서 가득한 스케치북 같은 공간…. - P77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외롭다. 슬프고 무섭다. 두렵고, 후회하고, 때론 포기하거나 절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스스로에게 힘을 줄수 있다. 내면의 자신을 마주했을 때 솔직하다. 나의 자존감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오직 ‘나’다.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자존감을 키우는 일의 시작이고 끝이다. - P101
힘이 되는 편지, 반성의 편지, 사랑의 편지, 서운함을 토로하는 편지, 가벼운 편지, 무거운 편지, 슬픈 편지, 기쁜 편지, 고마운 편지, 미안한 편지, 여러 번 읽을 편지, 딱 한 번만 읽을 편지, 누군가에게도 보여줄 수있는 편지, 나만 볼 편지, 낮에 볼 편지, 늦은 새벽에 볼 편지, 외울 만큼 짧은 편지, 곱씹으며 오래 읽을 편지…. 내가 쓴 편지가 어떤 편지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봉투에 힌트를 남겨야 한다. 이것이 종이에 남긴 마음을 전달하는 데 끝까지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 P115
스도쿠는 내 운명 뉴욕에서 운명의 문구를 만났다. 그것은 바로 스도쿠 연필. 한쪽은 흑심, 다른 한쪽은 지우개인데 지우개 쪽도 연필처럼 깎아 쓸 수 있다. 문구 여행을 시작하는 파리행 비행기에서 스도쿠의 재미를 알았고, 베를린에서 스도쿠 책을 샀는데 뉴욕에서는 스도쿠 연필을 샀다. 기승전결이 완벽한 여행이다. - P179
솔직히 말하자면 문구 여행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다. 문방구에 찾아가고, 사진 찍는 게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이 멋진 문방구를 눈으로만 담으면 되지, 왜 사진을 찍고 글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배배 꼬인 마음을 이겨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잔뜩 흡수했다. 마음껏 호들갑을 떨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는 경험이 즐거웠고, 그 공간을 꾸며나가는 주인과 직원들을 직접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꿈이 선명해졌다. - P181
나는 왜문구를 좋아할까. 문구란 무엇일까. 내가 두 달 동안 경험한 문구는 뭘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적었다. 그러자 따라온 또 하나의 질문. ‘아날로그란 뭘까?’ 한한사전, 영한사전, 영영사전, 백과사전, 과학기술사전, 어린이 사전… 온갖 사전을 동원해 뜻을 검색했다. 마음에 드는 답이 없었다. 디지털과 상반되는 것이라는 뜻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도대체 아날로그가 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서 아날로그에 대한 나의 경험을 적었다. 찢어서 사용하는 일력, 주파수를 맞추는 라디오, 우표를 붙인 손 편지, 현상하기 전까진 결과물을 모르는 필름 카메라. 그러다 가족들이 내가 없는 동안 일력에 교환 일기를 써놓은 것을 보고 답이 나왔다. 아날로그란 ‘온기가 머무는 것’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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