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님 전작들 내용 준수하고 그림체가 취향이라 기대했는데, 이번 만화는 마냥 좋지는 않습니다.제 기준으로 주인공수에게는 별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과 환경이 진상이에요.일본 비엘 중 오피스물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꽤 재밌게 읽어 소장 중인 작품들도 있습니다만, 이들 작품 설정 중 공통점이 '사내 라이벌 구도'입니다. 전 회사 차원에서 마치 스포츠 경기를 하듯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주변인들은 스포츠를 관람하듯 두 주인공을 찬양하고 이번엔 누가 이길지 하는 대사를 칩니다. 그리고 이 만화도 그런 풍이네요. 처음 봤을 때는 신선하고 재밌었지만, 이젠 유치해 보입니다.이런 상황이 일본에서는 진짜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만화로 보는 저는 유치하고 재미없는 묘사로 느낄 뿐입니다.이런 연출도 재미 없었지만, 과로사하겠다 싶은 업무 묘사가 읽는 것만으로도 피로했어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주인공수 두 사람뿐이고 나머지는 구경만 하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요.그리고 그 구경이 문제인데, 과로사 추구하는 회사 이상으로 두 사람의 사생활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는 그 구경꾼들이 피곤한 느낌을 줍니다.
이 작가님 만화들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작화 스타일이나 스토리가 취향이 아니라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만화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좋네요.이런 일본 비엘 장르물에서 거의 대부분 느끼는 오글거림이 의외로 덜해서 거부감 없이 봤습니다. 주조연 대부분이 내면 한구석이 망가져 있거나 깊은 상실감이 있다는, 유치하거나 오글거릴 수 있는 설정을 과하지 않게 연출한 점도 마음에 듭니다. 캐릭터들간 관계성도 보기 나쁘지 않았고요. 사건 자체도 꽤 볼 만했습니다.
씬 등 섹슈얼한 장면 묘사가 남자들 에로 만화 일러스트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눈물을 타액이나 땀처럼 잠액질처럼 뭉쳐 있는 느낌으료 표현한다든지 말 그대로 과하게 질척거리는 질감이라든지요. 그런 묘사 별로 예쁘지도 않고 선호하지 않아 아쉽습니다.다만 공수의 감정적 부분에서 신선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클리셰를 벗어난 부분이 있는데 그걸 잘 살려 묘사한 점이 매력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