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작가님인데 그림체가 훌륭합니다. 늘씬하고 적당히 보기 좋은 근육이 있는 신체와 약간 귀여워 보이는 동안 미남들.그리고 그런 외형으로 줄기차게 씬을 연출합니다.스토리가 있는데 스토리는 각종 씬을 연출하기 위한 최소한의 배경 역할을 하는 느낌이고요.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막판에 목사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일본 만화에서 기독교 계열 성직자 묘사를 무지하게 연출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이번에도 그렇구나 싶긴 한데 좀 웃기긴 했습니다. 종교가 없어도 기본적인 지식은 있는 보통의 한국인과 달리, 일본인은 심지어 자기 작품에 직업적으로 등장시켜도 정말 무지하고 막 나가네요.
호스트물은 참 오래 꾸준히 나오네요. 비엘 입문 초반에는 흥미진진하게 봤는데 이제는 호스트물이라는 요소만으로는 인상적이기 어려워요. 이 만화는 호스트라는 세계가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지만 겉은 카리스마 있고 멀쩡해 보이는데 또라이인 데다 주접까지 부리는 공과 역시 멀쩡해 보이는데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해맑고 투명한 수의 조합이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두 캐릭터 조합이 나쁘지 않았지만, 호스트라는 배경상 어처구니 없는 느낌을 내내 떨려버릴 수 없었습니다. 개성이나 장점이 불호 키워드를 덮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뭐랄까. 기분이 좀 안 좋다. 비엘 독자는 자극적인 설정에 씬만 넣어주면 젛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릴 법한 만화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