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품 본 적 있는 작가님인 줄 알았는데 처음입니다.그림체는 종종 어색해 보일 때도 있지만, 얼굴 조형과 표정이 다양하고 인물 작화에 공을 들인 게 보여서 보기 좋았어요.미국인 아닌 나라 사람이 미국 드라마 보며 연성할 수 있는 요소들의 합이란 생각이 들었고요. 좋았던 건 의외로 여자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일본 비엘에서 여자 상사가 평범하게(물론 능력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는 평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등장한 걸 거의 본 적이 없어서 한국 비엘 캐릭터 배치 같다는 생각을 했고요. 비엘에서 꼬마 캐릭터가 양념으로 나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즐거웠던 씬이, 보스의 손녀 첫 등장 장면이었습니다.주인공 어머니 캐릭터도 좋았는데, 그렇다고 여자 캐릭터를 이상화해서 그린 느낌도 없고요. 일본 비엘에서 긍정적으로 자연스런 여자 캐릭터를 등장시킨 몇 안 되는 예를 본 거 같습니다.인질극 씬도 나름 신선한 구도라 좋았습니다. 식상할 만한 소재와 요소가 많았음에도 의외로 장점들이 요소요소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당연하게도 여전한 후속작.그림체가 미형인 쪽인 데도 묘하게 우스꽝스런 부분이 있는 캐릭터 디자인이라든가, 배경에서 캐릭터가 붕 뜬 느낌이라든가, 캐릭터 움직임이나 자세가 기계처럼 삐걱거리는 느낌이라든가 등등의 상태가 전작에 이어 여전했습니다.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이거 자체가 이젠 작가님의 개성이 되는 단계가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캐릭터들 스스로는 한없이 진지한데 그게 코믹인 것도 개성이고요. 어이 없어서 피식 웃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별 셋과 별 넷 사이 어딘가 느낌인데, 이번엔 별 넷.
<이 사랑은 운명이 아냐>의 스핀 오프. 야마다 유기 작가님의 국내 출간작은 다 구매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보는 제목이었다. 살펴보니 종이 책 발간은 안 하고 이북으로만 나온 시리즈었구나. 종이 책으로 나왔다면 무조건 구매했을 텐데. 이제 놓치지 않고 구매하려면 종이 책이 아니라 이북 출간 현황을 살펴봐야 하는 시기가 온 건가 싶다.비엘 서적을 보기 시작한 때에도 이미 작품이 여럿이었고,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 작가도 체력이 있어야 하는 거라서, 연차 오래된 작가님이 작품 내면 더 반갑다.본작은 안 읽었지만 내용 이해에는 무리가 없었다. 작가님의 연차에 따라 주인공 나이도 상당히 올라간 느낌. 오래 전에도 아저씨 캐릭터를 잘 그리긴 했지만. 삶의 무게를 알지만 철 없어 보이는 가벼운 태도로 위장하는 캐릭터를 잘 살리는 작가 중 하나라 생각한다. 특출나게 재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날아갈 듯 말랑한 많은 비엘 만화 속에서 드라마에 집중하는 진지한 비엘 만화. 그래도 섹스 신은 여럿. 티라고 생각한 것 하나. sm소재를 좋아하지도 재밌다고도 생각 안 하지만, 간편하게 희화한 게 살짝 신경 쓰인다.별 넷과 다섯 고민하다 별 다섯. 조금 더 힘을 줬으면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을 것도 같은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