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 지음, 고문영 옮김 / 그물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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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커피는 세계 제2위의 합법적 무역량을 기록한 생필품이며(1위는 석유이다), 중남미의 개발도상국가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외화 획득 수단이기도 하다. 미국은 세계 커피의 약 5분의 1을 소비한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한국의 경우에는 1인당 하루에 9.65그램의 각종 커피를 소비한다.

 

 

이러한 하이테크 장비에도 불구하고 신발의 부분 부분들을 하나로 이어 붙이는 수작업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수작업 과정에서 수백 명의 젊은 자바 여인들이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하고, 위쪽의 덮개와 바닥창을 함께 붙인다. 공기 중에는 페인트와 본드 냄새가 넘쳐났고, 실내의 기온은 섭씨 40도 가까이 올라간다. 공장 노동자들은 대부분 싸구려 고무 샌들을 신었다. 그들이 만든 구보 씨의 8만 원짜리 신발 한 켤레를 사려면 그들은 한 달 월급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인도네시아의 최저 임금에 해당하는 시간당 650루피아, 500원의 임금을 받는다.

 

 

가솔린과 같은 화석 연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주된 공급원이다. 한국의 자동차 대수는 이미 1천만 대를 넘어섰으며, 연간 평균 주행 거리는 미국의 1.5, 일본의 2.5배에 달한다. 그만큼 승용차의 이용 빈도가 높다는 뜻이다. 또 자동차 한 대앙 연료 사용량도 미국의 1.2, 일본의 2.5배에 달한다. 한국은 세계 최악의 교통 사고 국가 중 하나이다. 그 결과 교통 사고로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남자의 경우에는 10만 명당 38.4명으로 OECD 국가 중 2위이며, 여자는 10만 명당 14.0명으로 1위이다(1999년 기준). 한편 자동차의 배기 가스 역시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시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염화나트륨(식탁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지구상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무기물의 하나이다. 광산업자들은 암석에서 소금 침전물을 녹이기 위해 지하에 수증기를 주입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생긴 소금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고 소금을 얻기 위해 그것을 증발시킨다.

 

전체 소금 생산량의 겨우 3퍼센트만이 음식과 함께 소비된다. 소금은 더 일반적으로 제빙제로 쓰이거나 화학 공장과 플라스틱 공장에 쓰이는 염소를 만들기 위한 원료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금을 먹는 것은 자동차이다. 미국의 경우, 매년 겨울마다 길, 도로, 주차장 등의 눈과 얼음을 녹이기 위해 1인당 65킬로그램의 소금을 사용한다. 이때 녹아서 흘러내린 소금물은 하수도를 통해서 강물로 흘러 들어가 수중 생명체들에게 해를 입힌다.

 

 

이제 소비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기후 변화 같은 생태학적 문제들을 제외하더라도 이제 현대인들의 과도한 소비 성향은 그 매력을 상실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미 물질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그들의 삶의 질이 고통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더 많은 소비를 위한 노동 시간을 줄임으로써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며, 돈보다 시간을 택함으로써 그들의 삶에서 균형을 되찾을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작은 소비가 더 큰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언젠가 그들의 생활 방식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들지도 모른다. 자전거나 환경 친화적인 농장에서 악영향이 적은 생활 습관까지, 퍼즐의 모든 조각들은 존재하며 세상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다. 남아 있는 것은 우리들이 그 조각을 함께 완성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물견을 소비할 때 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먼저 물건들의 이면에 깔려 있는 삶의 과정들을 상상해 보라. 이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적게 소비하게 될 것이다.

 

소비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감추어져 있고, 그래서 우리를 때때로 놀라게 하는 것처럼, 그 해결책 역시 놀라울 수 있다. 물이 적게 나오는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은 물을 절약하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가축 사료를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을 줄이기 위해 쇠고기를 적게 먹는다면, 그에 따라 시민 한 사람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농작물을 위해 쓰는 물의 양은 가정에서 쓰는 물의 양의 3배에 이른다.

 

물질의 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살아가면서 늘 잊어버리기 쉬운 비물질적인 것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더 나은 어떤 것이 없기 때문에 소비를 즐긴다. 외로울 때, 불만이 넘쳐날 때 우리는 어느새 물건을 사들곤 한다.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에 만족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여행을 하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지역 사회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가꾸는 데 전념하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소비를 줄인다. 보상보존이 같은 말로 시작되는 것은 그저 우연에 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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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아니어도 돈 걱정 없이 사는 법 - 저성장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돈 모으기 기술
요코야마 미츠아키 지음, 정윤아 옮김, 김나연 (요니나) 도움글 / 반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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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아니어도 돈 걱정 없이 사는 법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적은 돈의 지출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기본 태도가 변해야 한다. 5,000원쯤이야 하는 방심으로 나도 모르게 빠져나가는 지출은 우리의 통장을 빈약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생활 습관이 결국 어두운 노후를 만들 수 있다. 1000원 숍, 택배, 홈쇼핑 등 저렴함과 편리함을 가정하여 소비를 부추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리볼빙, 공제 저축 등 빚이 늘고 돈이 모이지 않게 하는 함정을 피하라. 고정 비용 줄이기, 10만 원으로 일주일 보내기, 수도세와 전기세 절약법, 알뜰폰 활용법 등 낭비를 줄이고 끝으로 평생 3번 찾아오는 돈의 시련기를 극복하여 적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해 목돈을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가게 한다.

 

 

벌어들인 돈안에서 슬 수 있는 금액은 누구에게나 한정적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소비를 통제해야 한다. 수입은 많지만 소비 비중이 높아 모든 돈이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수입은 적어도 소비 통제를 잘해 모은 돈이 더 많은 사람도 있다. 즉 아무리 수입이 많아도 빠져나가는 돈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에는 종잣돈 만들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말이다.

 

 

한 번에 들어가는 돈이 적어 쉽게 써버리는 돈을 '라테 머니'라고 한다. 물론 라테를 마시는 일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빠져나가는 돈도 쌓이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으로 불어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978년 이후 출생자들은 부모보다 소득이 적은 첫 세대다. 다가오는 저성장세대, 이제는 버는 돈보다 새는 돈이 먼저다. 물건을 잘 버리고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 남편 혹은 아내와 가계에 관해 항상 이야기한다. 싸게 파는 물건은 여러개 사서 쟁여두어서는 안 된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마트나 편의점에 들르지마라. 의식하지 못한 작은 습관이 목돈을 방해한다.

 

 

하나씩 따지면 5,000원을 채 넘지 않는 물건이라도 그 개수가 늘어나면 평균적인 지출은 불어나기 마련이다. , 전체적인 지출의 형태가 '내장지방형'으로 바뀌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내장지방을 고혈압, 심근경색 같은 생활 습관 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본다. 마찬가지로, 내장지방형 지출이 계속 쌓인다면 가계는 파산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의 내장지방은 하루 이틀 만에 쌓이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쌓인 결과 벨트 구멍이 하나둘 앞으로 옮겨지고, 어느 순간 프리 사이즈 옷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장지방형 지출 역시 지갑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쓰는 방식에 익숙해진 결과다.

 

 

무슨 일이든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을 되돌리는 일은 매우 어려워진다. '지금 당장은 필요없지만 예전에는 애용하던 것이니 버릴 수없지.' '지금은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언젠가 다시 쓸 일이 생길지 몰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넘어가지 말고 현 시점에서 본인에게 필요하진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하도록 한다.

 

그러면 어쩌면 내 주위에는 이렇게 불필요한 물건이 많을까? 새삼 놀라게 된다. 강조하건대, '물건='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과감하게 버리면서 돈을 저리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면 앞으로는 필요한 물건 이외에 가급적 사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쓰는 습관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주식이나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높은 이자로 사채를 빌리는 등의 '비참한 실패'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매일 반복하는 '소소한 실패'. 그는 매일 마시는 라테 한 잔처럼 한 번에 들어가는 돈이 적어서 쉽게 써버리는 돈도 결코 작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5,000원 정도의 적은 돈을 가볍게 여기는 사고와 습관이 저축에 실패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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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 -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소비습관 개조 프로젝트
짠돌이카페 슈퍼짠 9인 지음 / 길벗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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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신용카드는 바로 대출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길게는 45, 짧게는 15일 동안 빚을 지게 되는 것이죠. 지금 당장 물건을 구매하고 싶어도 신용카드를 쓰진 마세요. 나중에 고수란히 갚아야 하는 빚이니까요.

 

안정적인 삶의 설계를 위해 '소득의 70% 저축하기' '교육비 30만원만 쓰기' '6개월 안에 5백 만원 모으기'라는 자신의 목표와 원칙을 충실하게 지켜나갈 뿐이다.

 

 

역시 절약에는 소비습관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9인의 공통점은 소비습관이라고 볼 수 있겠다. 소비습관을 고침으로써 그들이 진정한 슈퍼짠이 되었던 것이다.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통장 잔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책을 보고서 새삼 느끼게 된다.

 

250만원으로 충분히 저축하고 불필요한 책을 보고서 새삼 느끼게 된다. 250만원으로 충분히 저축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나만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선저축 후지출 정신으로 기본 생활비 20만원만 남기고 나머지는 적금에 부었다.

 

 

중고시장에서 좋은 물견 건져내는 법은 따로 있다. , 신발은 중고로 사서 세탁하면 새것보다 안심이다. 저는 오프라인 중고 매장인 '아름다운 가게'도 종종 이용했어요. 그런데 중고물품은 싸다보니 욕심내다가 오히려 과소비를 하게 될 염려가 있어요.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센스, 잊지 마세요!

 

이책은 무조건 아끼고, 오래쓰고, 다시쓰자는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명한 소비, 효율성 높게 쓰고 리폼하여 쓰는 스마트세대에 맞추어진 스마트한 절약법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수퍼짠들의 절약법 및 노하우는 신용카드 유혹 떨치기, 통장쪼개기, 생활비 줄이기, 중고시장 애용하기, 부동산 투자하기, 외식비 아끼기, 장학금타기, 알뜰쇼핑하기, 데이트비용 줄이기, 가계부 쓰기 등 매우 다양하지만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재테크의 고수 워렌 버핏이 최고의 재테크 비법은 '절약'이라고 강조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3,500만원을 모은 젊은이가 있다. 대학에 입학해 선배나 동기들과 어울리며 흥청망청 술 마신 기억이 전부였던 그는 1학년을 마치고 정신을 차렸다.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에 입대하기 전 5개월간 학교 수업 후 저녁에 피자가게, 주말에는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 200만원을 모았다. 21살에 입대한 그는 입대 후에도 월 10만원 적립식 펀드를 계속 부었다. 운이 좋아 제대할 무렵엔 원금 360만원에 100만원의 수익이 들어와 있었다. 제대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에 나서 2달 동안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해 180만원을 모았다. 이후 한국인 식당에서 설거지, 세차장에서 손세차, 수영장 청소, 막노동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방세와 기타 비용을 치르고 나니 남는게 없었다. 결국 6개월간의 생활을 접었다. 호주에서 영어를 배우고, 세상이 넓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 것과 50만원이 전부였다.

 

24살에 대학 2학년 2학기에 복한한 후, 그는 저녁에 노래방 웨이터를 했다. 새벽 6시까지 일해야 하는 중노동이라 월 150만원의 수입은 쏠쏠했지만 6개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다. 700만원을 추가로 모았다. 다음에는 월 60만원을 받고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했다. 추가로 월 20만원 3년짜리 적립식 펀드에 추가 가입했다. 이렇게 꾸준하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1년에 1천만원 넘게 돈을 모았다. 한 달에 10만원 이내의 용돈으로 생활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쉬거나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면 신문배달이나 막노동도 서슴치 않았다. 대학졸업 무렵 3,500만원을 모았다.

 

회사에 취직한 후에도 그의 짠돌이는 계속되었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해 월 15만운을 줄이는 절약 정신은 그의 몸에 배어 있었다. 퇴근 후 전단지 아르바이트, 주말엔 웨딩홀에서 홀서빙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2년 동안 월급 외에 2천만원을 추가로 모을 수 있었다. 이 청년이 바로 28살에 1억원을 모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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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 - 주식투자의 운과 실력, 결국은 마음이다!
홍진채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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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주식시장은 모든 사람이 '자본가'가 될 수 있게 해주는 곳입니다. 은행이나 채권의 이자나 부동산 임대수익도 좋지만, 주식만큼의 '업사이드'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세상을 바꿔나가는 유망 기업들의 주주가 되어 그들이 성장하는 만큼 내 자산도 늘어나다니, 이만큼 흥분되는 일은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안타깝지만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야수를 피해서 도망치고 공동의 유대를 형성하여 협업을 통해 생존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오랜 진화의 역사에도 ''이라는 걸 다뤄본 시기는 아주아주 짧습니다. 우리는 얕은 경험으로 잘못된 학습을 하고, 잘못된 학습에 따른 잘못된 의사결정을 합니다. 그 의사결정의 결과를 놓고서도 잘못된 해석을 하고, 또다시 잘못된 학습으로 이어집니다. 끝없는 반복이지요. 이러한 우리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장기적인 성공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운좋게 누군가는 달성할 수 있겠지만, 그 운 좋은 사람이 내가 될 거라고 기대할 수는 없지요.

 

 

주식 투자자의 최대의 적은 비용과 감정이다. 투자자 전체로 보면, 움직임이 늘어날수록 수익은 줄어든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지성이나 비범한 통찰력, 내부정보는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진정한 의사결정 원칙을 갖추고 감정이 그 원칙을 망가트리지 않도록 지키는 능력이다. 평정심이 제일 중요하다. 마이클 모부신이 쓴 책 통섭과 투자에 흥미로운 펀드들을 비교한 결과가 나옵니다.

 

미국에서 2006년까지 10년간 운용된 펀드들을 비교한 결과, 전체 펀드의 회전율이 89%였습니다. 그런데 지수를 이긴 펀드, 즉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의 회전율은 35%에 불과했습니다. 승자 펀드매니저에게 "실적이 좋아서 회전율이 낮아진 거죠?"라고 물었더니, "아닙니다. 회전율이 낮아서 실적이 좋아진 겁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일류 펀드매니저의 수익률도 회전율에 크게 좌우된다는 뜻이지요.

 

 

기록을 하지 않으면 과거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게 되고,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현재를 평가하면 잘못된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평가로부터 나온 원칙을 아무리 시장에 적용해봤자 잘못된 학습밖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장하지 못합니다. 복잡적응계가 아닌 곳에서라면 기록의 중요성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명시적인 원칙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원칙을 따르는 훈련을 많이 하여 좋은 원칙이 '몸이 기억되도록'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성공을 위해 확실한 원칙이 존재하기 어려운 복합적응계에서는 활률론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고, 확률론적 사고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은 확실하지 않은 가설들을 쌓아 올리다가 어느 순간 방아쇠를 당기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언제나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해야 하고, '틀린 이후에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내가 이 게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 '얼마의 기간에 유의미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가'에 대해 먼저 대답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투자에 나서는 전체 기간을 의미할 수도 있고, 개별 투자건의 유효기간을 의미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오늘 하루 동안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한다면 분 단위, 심지어 초 단위의 주가 변동까지 모두 중요할 것입니다. 주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도 필료하지만, 잃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한 자산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정갈하게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매매를 하여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고, 매매의 결과(좋건 나쁘건)에 따라 무언가를 배워서 원칙을 계속 가다듬어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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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꽃이 핀다 - 박남준 시인의 산방 일기
박남준 지음 / 삼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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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꽃이 핀다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모악산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칠 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길지 않은 날들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전주로 일자리를 옮긴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림 그리는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산속에 집을 하나 구했다. 집을 고쳐봐야겠는데 사람을 좀 찾아달라. 친구와 연락이 되어 선배와 함께 산속의 집을 찾아갔다.

 

그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딘가 눈에 익었다. 선배가 구했다는 집은 다름 아닌 내가 한 두어 달 세를 들고 싶어했던 무당집이었다. 급히 전주로 내려오르나 나는 아직 이곳저곳 후배의 집을 전전하던 때였으므로 옳다 됐다 여겼다. 선배의 배려로 그 집을 당분간 쓰기로 했다.

 

뚝딱뚝딱 헌 문짝을 구해 와 방문을 달고 아궁이만 있던 곳에 부뚜막을 만들어 무쇠 솥을 걸었다. 살림살이라고는 배낭 하나에 담겨온 등산 장비와 책 몇 권이 고작이었다. 소꿉장난처럼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고 국이나 찌개는 버너를 사용하거나 잉걸불을 이용했다. 그때가 1991년 삼월이었다.

 

 

외롭고도 쓸쓸하지 않는 날이 왜 없지 않았겠는가. 궁핍함으로 인해 쌀이 떨어지고 숨이 차도록 물만 가득 들이킨 채 주린 배를 잔뜩 웅크리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하던 날도 있었다.

 

그렇게 십 년 세월이 흘렀다. 동안 불어난 살림살이들이 내 발목을 붙들며 문을 열어놓고 다니던 집을 이젠 자물쇠를 채우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언젠가 다 버리고 떠나야 할 것들, 야 너 떠나면 이건 내가 가져간다. 벌써 이것저것 내 차지라고 서로 우기며 그 몫을 찜해 놓은 친구들도 있다.

 

 

그래 나도 일을 좀 해야겠군. 농사를 지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산골에 살면서 채소들마저 사먹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조금씩이지만 해마다 이런저런 씨앗들을 뿌린다.

 

동치미를 담고 겨우내 처마 끝에 말려놓은 무청으로 실가리국을 끓여 먹고 쑥이 나오면 쑥국을, 냉이국을, 달래를 캐서 된장을 많이 넣고 물을 자박자박 잡아 밥을 할 때 쪄내거나 끓여낸 달래장을 해먹고 고사리국을 먹고 취나물을 무쳐 먹고, 굳이 무얼 뿌리고 가꾸지 않아도 들에 산에 먹을 것들이 지천을 이루고 있지만 올해는 아욱 씨앗을 많이 뿌렸다.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이었지만 나를 찾아오는 이들 중에 유별나게 아욱국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있어서 일부러 많이 뿌렸는데 이제 좀 먹을 만하게 자랐다.

 

 

그러나 그건 내가 관여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내가 그 일을 참견한다면 그건 이 우주 자연의 순리를 거슬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들로 인해 배운 바가 크다. 산중의 삶들 또한 사람들의 세상에 일어나는 일과 그리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사람들도 또한 이 우주 자연의 뭇 생명들 중 하나이지 않는가. 가까운 분들 중에 최근 빚보증을 서주었다가 집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린 분이 있다.

 

지금껏 살아오며 이뤄놓은 모든 경제적인 기반을 다 잃어버린 그분들이 다시 일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을 얼마 전에 보고 왔다. 쓰러졌으나 무너지지 않고 일을 시작하시는 그 건강한 땀들이 튼튼한 밑거름이 되어 풍요롭게 일어설 수 있는 날을 가만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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