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윌마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이 정리정돈 습관을 강조하셨던 기억이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책상만 봐도 정리정돈 습관을 알 수 있으며 정리정돈을 잘 하는 사람이 좋은 학생이자, 공부도 잘하는 학생일 것이라 말씀하셨다. 하지만 당시 관찰했던 기억으로는 책상 정리를 잘하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공부에 관심 없던 친구들은 책상이 매우 깨끗했었던 건 확실했다.

나는 챙겨야 할 중요 물건은 바로 보이는 책상 위에 두던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날 들고 갈 준비물을 올려두고 잠들었던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깨끗한 책상을 보고 나는 들고 갈 준비물이 없다고 착각하여 준비물을 놓쳤다. 어머니께서 내가 잠든 사이 책상이 지저분 하다고 생각하여 정리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이게 정리법에 관한 성향 차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머니는 정리하지 않는 성향으로 생각하셨다.

지금까지도 스스로를 정리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하지만 생활에 불편을 느낀 적은 없다. 내가 원하고 사용할 물건의 위치는 내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나에게 약속된 위치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혼란스러움으로 다가온다는 걸 알기 때문에 노출되는 걸 꺼려 하게 되었다.

신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의 저자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 정리에 관해서는 취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하게 그것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 다른 사람의 지적 빼고는 말이다.

큰 책장에 문서를 정리한다고 해보자. 어떤 정리법에 좋을까? 첫 번째는 문서를 그룹화해서 그룹별로 칸을 사용하여 정리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룹화는 최소화하고 가장 최근에 사용했던 문서를 가장 쉽게 손을 댈 수 있는 맨 왼쪽 칸에 그냥 밀어 넣는 것이다. 자주 찾는 문서는 왼쪽에 머물고, 손을 대지 않는 문서는 점점 오른쪽으로 밀려난다.

과학자들이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니 두 정리법 중 두 번째 정리법이 원하는 서류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보통 생각하는 깔끔한 정리법인 첫 번째는 원하는 서류를 찾을 때마다 약간은 불편한 '찾기' 시간을 가져야 한다.

두 정리법 중 어떤 쪽이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두 정리법 모두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느 정도 섞어 쓰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타인의 질서를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질서함과 나쁨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책은 무질서함, 혼돈, 통제되지 않는 것이 우리 일상에 섞여 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너무 정리되어 있거나 완벽한 통제를 추구하는 경우가 위험하고 취약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책은 다양한 예시와 과학적 실험들을 통해 우리 생활에 어떤 무질서함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 무질서함 속에서 창의력과 강인함을 끌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