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의 재탄생 - 망해가던 섬유공장의 위대한 자본 배분 역사(1955-1985)
제이컵 맥도너 지음, generalfox(변영진) 옮김, 권용탁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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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 지단이라는 축구 선수를 아는가? 감히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라 불러도 거기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단의 실력을 확인하고, 느끼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본명 십중팔구 유튜브에서 그의 영상을 찾아볼 것이다. 10분 내외의 하이라이트 영상 그리고 간단한 설명과 함께 말이다. 그의 아름다운 개인기, 화려한 패스, 환호하는 관중들을 보며 다시 한번 지단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의 최우선 능력은 무엇인가? 운영이다. 운영 능력을 10분 하이라이트로 알아낼 수 있을까? 모른다. 우리는 내레이션이 떠드는 대로 '최고의 운영 능력을 가진 미드필더였습니다.'라고 그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일 뿐이다. 그의 진정한 운영 능력을 보려면 90분 풀경기 영상을 보는 게 맞다. 나는 그의 전설 같은 경기들을 운 좋게 라이브로 본 적이 있다. 그 경기들에서 지단의 개인기는 좋긴 하지만 그의 능력을 설명하는 데는 부차적인 요소였다. 그가 끊임없이 볼을 배급하고 불가능한 패스들을 연결시켜 팀원들을 자연스럽게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가 속한 팀은 대부분 최고의 결과를 내었다.

워런 버핏을 좋아하는 당신은 버핏의 최고 능력인 자본 배치 능력을 직접 본 적이 있는가? 결과만 알고 있지 그 자세한 내용은 그저 하이라이트 영상처럼 단편적인 소개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신간 '버크셔 해서웨이의 재탄생'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풀경기를 담았다.

버핏의 최고 실수였다는 1965년 버크셔 해서웨이 인수. 전설이 시작되는 내셔널 인뎀너티와 일리노이 내셔널 뱅크 인수, 그리고 가이코와 워싱턴포스트,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 등 우리가 익히 들었던 그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버핏이 어떻게 자본을 배치했는지 낱낱이 들어낸다.

버핏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버크셔의 자본배치를 이렇게 일일이 보여준 적은 없다. 이 책은 보여준다. 그것만으로도 나만 가지고 싶은 책이다.

자본배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읽기 때문에 버핏이 어느 정도까지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각 자본배치를 했는지는 저자와 독자가 함께 추측할 수밖에 없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공부가 된다. 책은 버핏의 선택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선택지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독자는 다양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러 회사의 플로트를 기막히게 찾아내고 활용하는 모습, 리스크를 적게 가지고도 높은 수익률을 달성, 보수적인 부채관리, 좋은 기업을 알아보는 안목. 자본배치 외에도 버핏의 화려한 개인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재밌다.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책장에 꼭 있어야 한다. 읽고 또 읽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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