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 위에서 -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기업인들, 월간조선 대기업 창업주 인터뷰 모음집
선우휘 외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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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재벌이란 존재는 참 묘한 것 같다.

인터넷과 티비 속에서는 한국 재벌이 내 돈, 나랏돈 다 뺏어가는 도둑놈이라고 떠들어 댄다. 그러다가 또 어느새 재벌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드라마가 나오며 그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긴다.

분명한 건 그들에게서 나오는 재밌는 이야기보따리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 1세대라고 불리는 창업주들의 이야기는 더욱 드라마틱 하다. 아무래도 이미 만들어진 기업을 물려받은 2,3세대와는 달리 정말로 밑바닥부터 세계적인 기업그룹까지 직접 일궈낸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재벌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창작물에서 나온다. 그 창작물 속 1세대 재벌에 대한 표현은 대개 지독한 구두쇠에 철두철미하고 돈 계산 앞에 냉정한 모습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대개 부정적으로 본다. 그래서 창작물에서도 악역을 맡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실제 1세대 재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먼저 재벌보다는 성공한 기업인 또는 대기업 창업주라고 부르는 것이 더 옳은 말이다.

신간 '거인의 어깨 위에서'는 우리나라 대기업 창업주들의 생전 인터뷰를 한데 묶어 낸 책이다. 그들의 기업을 호령하며 세계에 두각을 나타낼 시기가 80~90년대이기 때문에 인터뷰 시기도 그쯤이다.

자의적인 해석 없이 진솔한 대화문으로 이뤄진 책이다. 글로 쓰여있지만 마치 창업주들이 직접 말소리를 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말버릇, 사투리까지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각 창업주들의 개성도 잘 느껴지지만 공통점도 많다는 것이 신기하다. 불굴의 의지, 열정, 천운, 인재를 귀하게 여김, 수많은 역경, 정치와 공생.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속에 고생과 낙이 비례한다면 그들이 한 고생은 정말 어마 무시한 것이다. 소심한 자에게 그들의 열정은 광기로 비칠 만큼 뜨거웠다. 그저 글로 읽어내리는 것은 참 재밌는 일이지만 당사자의 심정을 이해해 보려 해도 작은 그릇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무용담이 많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앉아 단숨에 다 읽어버린 책이다. 각 창업주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읽는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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