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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러운 암 이야기 - 의사들의 의사, 질병을 진단하는 병리과 전문의가 전하는 현미경 속 세상!
오구라 카나코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3년 5월
평점 :

병리과 전문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반적인 의사의 이미지라고 한다면 환자와 직접 상담하고 처방을 내려주는 것과 수술실에서 마스크를 끼고 환자를 살리는 모습이다.
병리과 의사는 그 두 가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환자와 직접 상담하는 일도 수술실에 들어가는 일도 거의 없다.
그러다면 대체 어떤 일을 할까?
나는 군 병원에서 군 복무를 했다. 병원 내 수많은 과 중에서 병리과 실험실에서 일했다. 병리과 의사(군대에서는 군의관)는 바로 옆 작은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일을 했다.
암은 병리과 의사가 진단하게 된다. 외과의사가 암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환자 몸에서 작게 떼어낸다. 그것은 포말 린이 담긴 통에 담겨 병리과 실험실로 오게 된다.
병리과 전문의는 그것을 외양을 살펴보고 특이점을 기록한다. 그리고 슬라이드 표본을 만들기 위한 크기로 자르고 그것을 다시 병리과 실험실에 넘긴다.
병리과 실험실에서 임상병리사(군대에서는 임상병리병)는 그 조직 절편을 파라핀에 고정시키고 4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자른다. 종이보다 1/20만큼 얇은 절편을 유리 슬라이드에 고정시키고 세포 핵과 세포질이 구분되어 보이도록 염색을 한다. 그리고 슬라이드를 한 장 더 얹혀 덮으면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조직 슬라이드가 완성된다.
그 조직 슬라이드들은 한 번에 모아져 병리과 전문의에게 전달되었다.
병리과 전문의는 그 슬라이드 속 조직 모습을 세포단위로 살펴본다. 정상 세포의 모습과 암세포의 모습은 전혀 다르게 생겼다. 그 형태적 특징을 잡아내고 그것이 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된다.
신간 '수다스러운 암 이야기'는 병리과 의사인 저자의 시각에서 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병리과는 눈으로 직접 보고 암을 진단하다 보니 책 속에는 실제 암세포의 사진과 일러스트가 가득 차 있다. 그저 막연하게 생각하던 암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생경하다.
책은 다양한 암 발병 과정을 설명한다. 실제로는 세포 단위로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일반인 수준에서 친절히 설명해 준다. 간단하게 치료 과정과 규명된 암 발생 원인들도 쓰여있기 때문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유용한 정보가 많다.
병리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병리과 의사의 생활 루틴, AI가 발전되면서 바뀌게 될 그들의 역할까지.
암에 대한 이야기와 병리과에 대한 정보를 편안하게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