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의 8대 조선 가마 - 개정증보판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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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일본 아리타에서는 일본 도자기 탄생 40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그렇다면 400년전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 시작을 세었을까?

1616년 6월 1일, 조선 사기장 이삼평과 그의 무리가 일본 아리타에서 백자의 원료가 있는 백자광산을 발견했다. 그들이 조선에서 만들었던 백자를 일본에서도 똑같이 만들 수 있게 된 것이 일본 도자기 역사의 시작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며 수많은 조선 사기장들이 일본으로 납치되었다.

그로 인해 조선은 도자기 기술이 후퇴하였고, 일본은 현시대까지 세계 제일의 도자기 강국이다.

일본은 그저 도자기 기술만 얻은 것이 아니다. 도자기를 유럽으로 수출하여 큰 부를 쌓는다. 그 부는 메이지 유신을 추진하는 자본이 된다. 성공적인 유신 결과 일본은 아시아 침략을 일삼는 강대국이 되었다.

지구 반대편 나비의 날개짓이 돌고돌아 태풍을 일으키듯, 이삼평이 조선에서 일본으로 간 것은 후일에 큰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 사기장들의 옛 도자기는 어떤 모습이였고, 그 후손들이 만들어 내는 요즘 도자기는 어떤 모습일까?



신간 '일본 도자기 여행: 규슈의 8대 조선 가마'는 한국과 가장 가까운 일본 규슈 지방의 오래된 가마들을 취재하고 그 역사와 현재 모습을 담은 책이다.

책에 담긴 수많은 도자기 사진들이 책보는 맛을 더해준다. 기자 출신 저자의 집요한 취재는 풍요로운 읽을 거리로 변신한다. 직접 찾아가기 힘든 가마들을 책 한권으로 볼 수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이삼평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비밀은 덤이다.

그 유서깊은 일본 가마에는 아직도 조선 사기장의 숨결이 남아있다. 그들의 모습을 본따 동상이 세워지기도 하고, 그들이 남긴 조선말이 일본어 단어가 되기도 하고, 그들이 누워있는 자리는 조선식 무덤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들이 남긴 도자기는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해 더욱 깊이 있어 보인다.

내가 보아온 예술품은 역사가 더해질 때 값어치가 배로 늘어났다. 그리고 슬픔이 더해질 때 값어치를 메길 수 없었다.

이제는 가까운 거리니 일본으로 도자기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조선 사기장들의 한을 달래주기에는 멀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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