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비하인드 컬렉션 - 전하지 못한 이야기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린 헌터의 <전사들>의 비하인드 컬렉션 발간!
그 첫 번째 이야기 <전하지 못한 이야기>는 천둥족 '홀리리프'와 강족 '미스티스타', 그리고 하늘족인 '클라우드스타'의 이야기다.

전사의 규약을 어기면서 태어나 다른 고양이를 죽이게 된 천둥족 홀리리프. 아픈 자신을 구해준 다른 종족의 고양이 폴른리브스와 동굴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종족에게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동안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전사들>에서 궁금증만 불러일으킨채 간단한 언급으로 지나갔던 '금잔화 줄기'에 대한 진실과 수수께끼 고양이 폴른리비스의 정체가 흥미롭다.

두 번째 이야기'미스티스타의 믿음'은 이제 막 지도자가 된 '미스티스타'의 고뇌를 담아냈다.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지도자를 잃고 자신이 지도자가 되어야 했던 미스티스타. 누구보다 의지했던 친구 '모스윙'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진다. 종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자신의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지만 그 답은 과연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지.
미스티스타가 지도자가 되어 별족에게 아홉 개의 목숨을 받는 과정이 무척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아홉 개의 목숨이 얼마나 특별한 선물이며 그 과정이 어떤 의미를 알게 되고, 지도자의 의무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첫 고통과 선택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클라우드스타의 여행'은 하늘족에 대한 서글픈 이야기다. 두발쟁이(인간)들이 숲을 파헤치면서 몰려오고 하늘족 고양이들은 영역을 잃게 될 지경에 놓인다. 하늘족의 지도자인 클라우드스타는 다른 고양이들의 불안과 걱정에 소문을 잠재우려고도 해보고 잃어버린 영역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해보지만 쉽지가 않다. 별족에게 기도하고 다른 종족에 기대어 하늘족의 운명을 맡겨보려하지만 결국 그의 마지막 선택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두발쟁이' 작가들이 쓴 이야기이기에 작품 속에서 고양이들의 외양과 행동들도 세심하게 묘사되어 상상하며 읽는 즐거움이 크다.
<전사들>의 비하인드 컬렉션이라고는 하지만 처음 읽는 독자들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독립적인 에피소드들이면서 다른 시리즈를 읽기 위한 마중물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사들>시리즈를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더욱 촘촘하게 이야기를 메꿔주는 선물같은 책이 될 것이 분명하고!
#전사들 #에린헌터 #가람어린이 #어린이소설 #전사들비하인드컬렉션 #전하지못한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거 사전 -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
홍성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하하하핫!!
이렇게 유쾌하게 읽은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 옛날 집집마다 국어사전, 영어사전, 백과사전이 필수이던 시절이 떠오르며 이제는 1가구 1 <그거 사전>을 구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거....그거 있잖아, 그거 좀 가져와봐라."할 때마다 책장의 <그거 사전>을 쓰윽 꺼내서 '그거'를 찾는 장면을 상상하게 됐다.ㅎㅎㅎ

"세상의 모든 물건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는 띠지의 말처럼 세상의 수많은 '그거'의 이름을 찾고 이야기를 펼쳐낸 이 책은 너무나도 재미가 있다.
단순히 이름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만든 사람, 역사, 효능(?),성역할론까지! '그거'의 이야기는 한계가 없고 무궁무진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를테면 소스보트를 설명하다가 자연스럽게 카리가 커리가 되고 커리가 카레가 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바몬드카레'로 유통되는 카레가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까지 알게 된다. 왜 소스보트를 보면 자연스럽게 카레가 떠오르는지도 설명한다.그리고 종국에 "카레는 아무것도 아니고, 동시에 모든 것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ㅋㅋㅋㅋㅋ
배달 음식 용기의 포장을 뜯는 일회용 칼'그거'의 이름을 알려주며 우리 민족의 배달의 역사를 논하는 과정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거지? 홀린 듯이 읽다가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거나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다.

책을 읽다보면 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것들의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었나 새삼 떠올리게 된다. 책에 나온 '그거'들은 무척이나 익숙하지만 이름을 아는 것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거 사전>을 읽으며 '그거'의 이름을 알고 '그거'의 이야기까지 알게 되었다. 이름을 찾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갑자기 모든 것이 달라보이는 기분이다.
#그거사전 #홍성윤 #그거 #인풀루엔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와일드 2 나무픽션 8
니콜라 펜폴드 지음, 조남주 옮김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당시, 전세계적으로 이동와 외출은 제한되고 사람들은 도시에 갇혔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인간의 빈 자리에 야생의 존재들이 조금씩 밀려들어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며 감탄하고,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을 그리워했다.
<리와일드>는 마치 팬데믹 당시의 그리고 그 이후의 우리를 보는 듯하다. 고립된 사람들과 인간이 없음으로써 복원되는 자연, 그리고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까지.

<리와일드 2>는 1권에서 주니퍼의 탈출을 도왔던 친구 엔티엔과 주니퍼의 시점이 오가며 도시와 야생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진드기를 통해 전파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스스로를 고철저히 고립시킨 도시의 사람들. 1권에서 이 감옥 같은 도시를 탈출해 천신만고 끝에 무사히 야생의 가족을 만난 주니퍼와 베어 남매는 도시에 위기가 닥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힘들게 탈출해서 죽을 위기를 겪어가며 겨우겨우 가족을 찾았는데 다시 도시로 돌아가다니! 주니퍼의 이런 용감한 결심과 별개로 엔티엔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도시 안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절망적이고 긴박하기에 읽는 내내 긴장감으로 가슴이 졸여졌다.
"두 개로 나누어진 세계가 나란히 존재하는 것, 그건 옳지 않아. "
주니퍼와 베어는 야생에서 태어나 야생으로 다시 돌아갔지만 도시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떠나왔기에 그들은 두 개의 세계에 동시에 존재하기도 하고 그 어느 것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하는 기분을 느낀다. 그런 고뇌 끝에도 어른들과는 달리 망설임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을 선택하는 아이들의 결정은 희망적이다.
그리고 엔티엔의 시점. 전염병이 창궐하며 위기가 닥친 도시 안에서도 은밀하게 재야생화 세력 '폴캣'이 활동을 시작한다. 통제가 더욱 심해진 도시 안에서 엔티엔은 야생으로 나가는 순간만을 고대하며 폴캣의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엄청난 진실을 알게 된 순간 위기에 빠진다.

'분명히 해피엔딩일거야!'기대하고 읽었지만 <리와일드>는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가만히 앉아서 안주하는 삶을 살 생각이 없는 책 속 인물들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숨 쉴 틈없이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새소리, 민들레 한 송이, 눈부신 초록, 소금맛이 나는 바닷물에 그들이 위로받는 순간 나 역시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며 감사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만 누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주니퍼는 손을 내밀어 바다와 모래 언덕, 곶을 가리켰다.
"이렇게 아름다운데 말이야."


#나무를심는사람들 #리와일드2 #리와일드 #환경소설 #신간소설 #청소년추천도서 #청소년도서 #중등맘 #소설 #환경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 생명의 지문 - 생명, 존재의 시원, 그리고 역사에 감춰진 피 이야기
라인하르트 프리들.셜리 미하엘라 소일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에 관한 과학책이라니! 그러고보니 피를 주제로 한 이런 책은 처음이다. 생소하고 궁금했다.
그래도 과학책인데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피, 생명의 지문>속 심장외과 전문의인 저자의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수술장면만으로도 손에 땀에 쥐며 읽게 만드니까.
심장에 칼을 찔려 응급실로 찾아온 환자를 수술하며 시작되는 <피, 생명의 지문>은 환자가 칼에 찔린 순간부터 시작하여 수술 과정, 수술 후에 일어나는 신체 변화를 통해 피의 중요성과 우리 몸에서 피가 하는 일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수술 과정을 통해 우리는  피에 대한 인식 변화와 심장 수술의 역사를 알게 되고 '피'의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경제적 의미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생명의 시작인 '피'이지만 이렇게까지 깊게 들여다보고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단순히 피 속에 있는 것들과 피가 하는 일, 피의 비중 정도만 배웠기에 '피'로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음이 무척이나 생소하고 놀라웠다. 
의학박사인 저자와 수많은 책을 출판한 프리랜서 저자가 함께 쓴 글이기에 이렇게 과학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책이 가능했던 것일까.
읽는 내내 '피'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진다. 
#피생명의지문 #흐름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후의 밝은 햇빛 아래서 꽃향기를 맡으며 걷는 엄마가 새로웠다. 내 기억 속에는 없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자유로워 보였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듯했다. 아무런 긴장도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
십 년 가까이 집 안에서 텔레비전만 보며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고등학생 희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밤새 켜져 있던 텔레비전 안에서 갑자기 엄마가 튀어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고 기절초풍한다.
"엄마는 텔레비전 밖 세계엔 아무 관심이 없다. 엄마의 진짜 세계는 텔레비전 안이다. 거기에 엄마가 만나는 사람과 좋아하는 장소,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늘상 텔레비전 안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던 엄마가 텔레비전을 통해 다른 세계를 오가는 것을 알게 된 동시에 갑자기 전학온 이상한 친구 소미까지.희진의 일상에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한다.

<채널명은 비밀입니다>는 '텔레비전으로 빨려들어가는 사람 그리고 그 화면을 찢고 나오는 사람이 우리 엄마! 라는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상상으로 흥미를 끈다.
방구석 폐인의 삶을 살던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를 한심해하며 '끊임없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희진. 이야기는 두 사람 각자의 세상과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세상을 오가며 내내 흥미롭게 진행된다.

텔레비전과 멀티버스라니 황당하게도 들릴 법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아는 이의 낯선 모습, 그리고 지금이 아닌 그 어느 시간 혹은 공간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만약 그 때 그랬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텐데, 다른 곳에서 만났더라면 우리 관계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텐데-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후회로 꼼짝없이 멈춰서기도 하고 혹자는 툴툴 털어버리고 뚜벅뚜벅 또 다른 세상, 다른 관계로 나아나가기도 한다.
"한번 정해진 궤도에서 이탈한 사람이 뭔가를 시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 특히 우리 세계는 그런 사람에게 너무 가혹해. 그 세계는 그렇지 않아. 온 세계가 나를 안아 주는 느낌이야."
나를 안아주는 따스한 세상도, 희진의 말처럼 굳이 다른 차원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머무를 수 있는 세상도. 결국 선택하는 '나'의 세계가 될 것이다. 그 안에서 어디든 향해 나아가다보면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겠지.

#채널명은비밀입니다 #전수경 #창비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