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나를 닮은 첫 음악
권민경 외 지음 / 테오리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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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작가가 쓴 짧은 음악 에세이. 작가님들의 본업(?)에 따른 다양한 스타일의 글에서 첫 음악과 함께 한 다양한 순간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가방에 슥 집어넣고 여행을 함께 하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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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나를 닮은 첫 음악
권민경 외 지음 / 테오리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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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에 대해 되돌아보는 건 지난 소절을 되감기 하는 것과 같다. 나의 '첫 음악'에 대해 생각하는 일 또한 그럴 것이다. -권민경

소설가, 시인, 뮤지션, 디자이너 등 10명의 작가들이 인생에서 있어 어떤 첫 음악과, 그 시절을 이야기한다. <제법, 나를 닮은 첫 음악>이라는 제목처럼 글을 읽다보면 음악과 닮은 그들의 어떤 부분을 가만히 떠올려보게 된다.
글을 읽고, 글 뒤의 작가 소개를 확인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돌아가 글을 다시 읽는다. 두번째 읽기에서 나는 아주 조금 더 아는 척을 할 수가 있다.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것에 열광하며 밴드의 로고와 앨범 표지로 음반을 선택하던 작가 이기준의 직업이 '그래픽 디자이너'에다 새 앨범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감탄하기도 하고.
'연극이 끝난 후' 연극 동아리의 실감나는 뒤풀이 과정을 묘사한 이희인 작가의 글은  '여행자의 독서'에서 언급했던 연극 경험이 떠오르기도 했다.그리고 주말 밤마다 가슴을 설레게 했던, 지금 다시 들어도 가슴이 울컥한,  영화 프로그램의 그 음악의 이름을 처음 알았다.(충격!)
글을 읽으며 나 역시 어떤 순간들과 음악들이 스쳐지나갔다. 밤이 무서웠던 나의 10대 시절을 함께 했던 라디오, 듣는 순간 함께 있던 그 사람과 장소와 공기까지 떠오르는 음악, 영화에서 유일하게 기억나는 그 장면에 흘러나오던 노래, 처음으로 이름을 기억한 피아노 연주곡, 나를 울게 했던 그 가수 등. 잘게 쪼개진 나의 순간과 잊혀진 시절과 변해버린 모습들의 처음에 음악들이 있었다.

"이 곡 속에서 나는 조금도 이방인이 아니었다. -김겨울"

"그런데도 나는 왜인지 항상 혼자 남아 옛 거장의 진면목을 곱씹으며 오래오래 감탄하는 쪽이었다.-김목인"

"기억의 가장자리는 부서지고 가장 나빴던 시간과 좋았던 시간만이 체로 걸러진 듯 선명하게 남아 있다.-나푸름"

"나는 음악을 '갖고 '싶었다. CD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구석에 쌓아두면 그 날은 새벽 출근도 버겁지 않았다.-민병훈"

"나를 아무도 모르는 도시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하듯이, 낯선 곳을 쫓아다녔다.내가 쓴 시를 누군가 읽어줬으면 하는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에 동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서윤후"

"이런 작은 순간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이 있다는 게 행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송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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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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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를 통해 알고 있었던 이경희 작가님이지만,  소설은 처음이었다.이경희 작가님의  SF 소설집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 한 권으로 SF소설의 정말 다양한 매력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었다.
깔깔거리며 읽을 수 있었던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과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먼 미래 먼 우주를 배경으로 했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지금 우리의 이야기같은 '우리가 멈추면' , 그리고 작가님의 의도가 궁금해지며 괜시리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와 '바벨의 도서관'.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인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까지.

*책의 가장 마지막 소설인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는 사멸하는 지구의 마지막 희망인 루나 게이트(웜홀)를 통해 미래로 도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은하를 잃고 미래로 계속 나아가는 하나와 하나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는 정원.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들과 그 안에서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의 의미, 우주가 끝나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과연 끝이 있을까 싶을 때 마주한 우주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한숨이 나올만큼 아름다웠다.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앞의 작품들을 모두 먼저 읽어야 한다.계속되는 도약으로 미래를 향하며 변화를 거듭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모든 시간, 모든 이야기와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마치 다른 소설들이 이 이야기를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잘한다, 조상님의 조상님. 화이팅, 슈퍼 꼰대."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

"우주가,
셀 수 없이 많은 붉은 빛으로 가득했다."
-우리가 멈추면


"모든 것을 잊어버린 아이에게 욕망구현장치가 물었다.
-아이야,무엇을 원하니?"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

"그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모든 것을 걸고 찾아온 책의 제목을 보고 빵 터진 것은 내가 지금 이곳의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
-바벨의 도서관

"수진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위생만으로는 부족해. 더러운 새끼들이 많아서 이걸로는 구별이 안 되잖아."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그럼, 미래에서 만날 수 있기를."

"당신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요, 더 작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길. 더 약한 이들에게 섬세하길. 더 사랑할 것과 덜 사랑할 것을 구분할 수 있길. "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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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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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와 상상력과 희망과 다정함과 사랑이 가득한 책이었다. 읽고나서 아름다움이 남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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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를 믿습니까 이야기강 시리즈 4
정은주 지음, 이미성 그림 / 북극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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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의 줌수업.
수업이 끝난 후 잠깐의 시간에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우리는 다 아파트에 살잖아요. 산타 할아버지는 굴뚝도 없는데 어떻게 들어오세요?"그러자 순식간에 컴퓨터가 터져나갈 듯 떠들썩해졌다.
"야! 산타는 없어. 그거 다 엄마 아빠야!"
"아냐. 있어. 근데 산타는 사람이 아니니까 집모양에 상관없이 전세계 어린이한테 선물을 주는거야!"
"아냐. 우리 엄마가 산타 없댔어! 엄마 말 잘 들어야 선물 준댔어!"
"넌 안 믿으니까 너네 엄마가 주는거야!!"
별안간 시작된 흥미진진한 토론.
안 듣는 척 하면서도 귀가 쫑긋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호랑이같이 무서운 담임선생님이 모두 조용히 하라며 수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토론의 결과는 알수없이 끝나버렸지만 산타를 주제로 한 어린이들의 대화는 아주 인상깊게 마음에 남아있었다. 그 기억 때문에 이 책<산타를 믿습니까>에 관심이 더 갔던 것 같다.
<산타를 믿습니까> 는 세 편의 동화로 구성되어 있다.
표제작인 <산타를 믿습니다>에는 산타를 믿고 있는 아이, 세아가 등장한다. 산타를 믿지 않는 현지는 세아를 놀리는 것으로 모자라 교실에서 산타를 믿는지 여부로 투표를 진행하는데, 아이들이 산타를 주제로 각자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어찌나 내가 훔쳐들었던 그 토론과 똑 닮았는지.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산타의 유무보다도 세아의 믿음과 함께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다. 똑같은 믿음, 혹은 똑같지는 않아도 함께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천역덕스러운 우정. 세아와 함께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그저 잔잔한 웃음만 난다.단 한 명이라도 같이 믿어주는 이가 있다면 힘이 난다, 나와 달라도 이런 나와 함께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가 있기에 어찌됐던 세아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산타를 믿는 세아와 친구 우람이가 산타 할아버지에게 어떤 소원을 빌었을지, 아이들은 과연 눈치챘을까? 
<조기 경제 교육>은 영재로 판명난(?) 동생 때문에 은근슬쩍 차별당하는 언니 유나의 이야기다. 동생에게 하나씩 하나씩 강제로 양보해야 했던 것이 많았던 유나는 나름의 경제 관념을 동원해 동생과 거래를 하는데, 이것들 두고 부모님과  팽팽한 설전이 벌어진다. 가족들 맞은 편 저울에 홀로 앉은 유나를 그린 삽화를 보자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부모님이 대수롭지 않게 의심을 하고 상처를 줄 때 가족 안에서 혼자임을 느끼는 유나의 외로움을 잘 담아낸 느낌. 하지만 기억을 잘 하고 용서를 잘 하는 게자리 유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많은 것을 용서하며 가족 내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모래 놀이터>는 씁쓸한 이야기였다. 아이들의 순수한 관계가 어른들의 시선으로 얼마나 오염염되고 단절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동화.
"너 이 아파트 사니?" 몇 번이나 나오는 이 질문은 결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그 이유를 어떻게 가져다 붙이든간에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조차 필터가 덧씌워지는 아주 오래된 관행.비록 어른에 의해 잘려져나간 추억이라 해도 아이들이 부디 추억을 어루만지며 안아줄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해주길 바라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슬픈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어른이 되길 바란다. 스스로 답을 찾고, 함께 할 친구를 찾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편견없이 세상을 바라보기를.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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