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선택

황제의 선택 ㅣ 돌개바람 49
최은영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제는 준서의 반려견이다. 준서가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보려고 일부러 시간맞춰서 산책길에 나간다는 것도 알고 있는 똑똑한 반려견이다. 하지만 다른 강아지친구가 오토바이에 끌려다니는 것을 보고 구해주려고 뛰어가다가 그만....사고를 당하고 만다.

초반부에 바로 사고를 당하고 황제는 영혼이 되어 단지 속에 들어가서 새로 태어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황제는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찾아 나서게 된다. 준서도 찾고, 자기를 다치게 했던 오토바이 탄 사람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반려견의 사고, 버려진 유기견, 길고양이의 삶 등 다양한 이야기가 함께 책 속에서 펼쳐진다. 최근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아이들을 위해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들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또한 유기묘카페를 들여다보면서 몇번이나 입양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마냥 예쁜 외모와는 다르게 반려동물은 돌보는 책임과 아플 때도 병원에 데려가고 치료해주고, 또 새로운 가족이 생겼을 때도(아기를 낳았다고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도 있다)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 한다는 게 자신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들이기를 원하는 자녀들이 있다면(물론 아이들은 대부분 동물을 좋아하니....) 한번 같이 읽어보면 생각해 볼 지점이 많은 이야기책이다. 씩씩하고 용감한 황제를 응원한다.

위대한 고구려 장군이 나가신다(웅진주니어 재미만만 한국사)

위대한 고구려 장군이 나가신다! ㅣ 재미만만 한국사 4
송아주 지음, 신병근 그림, 하일식 감수 / 웅진주니어 / 2020년 8월

웅진주니어에서 한국사책이 나왔다. 15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고조선~조선까지 다루고 있는데, 기존의 역사만화들도 많이 있었지만 중요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너무 어린이스럽지 않게 그림을 적절히 사용하면서도 글씨도 충분히 많게 그리고 재미있게 구성해서 호감이 갔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에 역사수업이 시작된다.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역사에 관심이 없는 어린이라면 나라이름부터 생소한데 진도는 어찌나 빠른지 3-4시간에 한시대가 지나간다.

나중에는 나라이름과 왕이름도 오락가락할 지경이다. 그래서 역사관련 만화나 책, 관련 티비 프로그램을 많이 시청하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5학년 사회에서 고구려시대는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으로 가볍게 훑고 곧 통일신라시대로 넘어간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을지문덕, 양만춘, 연개소문을 다루고 있다. 용맹한 고구려 장군들의 이야기와 살수대첩, 안시성전투, 그리고 연개소문의 사후 고구려 멸망까지 고구려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참 좋다. 

초등학생 3-4학년이라면 딱 좋을 것 같고 5학년도 역사가 나오니 더없이 적합하다. 책의 구성과 내용 모두 마음에 쏙 드는 초등생용 역사책이다. 추천백개!

황금 글똥의 비밀

황금 글똥의 비밀 ㅣ 돌개바람 48
김미형 지음, 김기린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9월

글똥누기 시간이 되면 윤솔이는 무엇을 써야 할 지 고민이다. 그런데 재범이가 하는 말이 재미있어서 글똥누기에 썼다. "말썽쟁이 색종이, 겨우 찾았는데 고새 쓰레받기 밑에 숨었다" 그런데 일이 커졌다. 선생님께서 황금글똥이라고 칭찬하며 <어린이글똥>에 이 글을 보내겠다고 하신 것이다. 심지어 부모님께도 전화하셔서 엄마아빠도 기뻐하시고 '작가님' 이라고 부르신다. 

그런데 재범이가 한 말이라는 것을 선생님도 아시고 재범이 이름으로 보내겠다고 하셔서 윤솔이는 그만 기가 팍 죽는다. 거기에 고자질쟁이 라미가 재범이 욕을 써오라고 해서 속상한 마음에 쪽지에 욕을 썼다가 선생님께 딱 걸린다.

그리고 나서 윤솔이가 쓴 글똥

"내마음-재범이가 한 말을 글똥에 썼다. 재미있어서다. 제목은 말썽쟁이 색종이다. 내가 썼는데 선생님이 재범이 글이라고 했다. 책에도 재범이 이름이 나온다. 엄마, 아빠, 할머니한테 자랑했는데. 샘이 나서 재범이 도와주는 것도 싫다. 선생님 몰래 노란 펜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거 같다. 자꾸 마음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내 마음이 깡통같다."

혼날 줄 알았는데 황금글똥이라고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다. 

아이들이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어른과 달리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만의 순수함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주변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아이들이 어릴 때 예쁜 말 예쁜 글을 많이 하고 쓰고 했는데 왜 그것을 다 기록하지 못했을까 너무 아쉽다. 

책속의 주인공 윤솔이와 얄미운 라미, 그리고 한글도 잘 모르는 말썽쟁이 재범이, 선아까지 정말 교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아이들이고 또 아이들의 성장모습까지도 잘 나타낸 예쁜 동화책이다.

아홉살 인생공부

아홉 살 인생 공부 ㅣ 꿈터 어린이 29
원유순 지음, 진수경 그림 / 꿈터 / 2020년 9월

힘찬이와 당찬이는 1분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남매이다. 둘은 매일 서로 이르고 싸우기만 해서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에 가서도 계속 투닥거려서 선생님은 2학년이 될 때 둘을 다른반으로 갈라놓았다. 

당찬이의 짝이 된 친구는 숫자를 좋아하는 특별한 아이 만복이였다. 그런데 당찬이는 조금씩 만복이가 싫어졌다. 그래서 조금씩 괴롭히기 시작했다. 점점 꼬집기도 하고 체육시간에 배턴을 낚아채서 만복이가 넘어지게 만들기도 했다.그 이후 만복이는 학교에 나오지 못했고 미국에 치료받으러 가게 되고 뒤늦게 만복이의 마음을 알게 된 당찬이는 후회한다.

한편 힘찬이는 부모님 발을 그려오라는 숙제 때문에 시장에 있는 부모님 생선가게를 찾아간다. 냄새나고 못생긴 발을 보고 코끝이 찡해진다.

왜 형제자매들을 그렇게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그렇게 매일매일 싸우는지 모르겠다. 밖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모범생인데 집에서는 남매간에 으르렁대기 일쑤이다. 철없는 9살에는 힘없는 친구를 괴롭히기도 하고 뒤늦게 정신을 차려 후회하기도 하지만 이미 지난일이 되고 만다. 쌍둥이 남매는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조금씩 더 늘어나고 그러면서 철이 들어간다. 

당찬이가 만복이를 괴롭히는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너무 복잡했다. 처음부터 나쁜 마음은 없었지만 지나다 보니 자기도 제어가 안되게 행동이 점점 심해지고 9살 나이답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이었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담긴 책이었다. 만복이는 미국에 가서 치료 잘 받고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당찬이를 다시 만나기를 바래본다.

도둑맞은 김소연

도둑맞은 김소연 ㅣ 큰곰자리 52
박수영 지음, 박지윤 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8월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친구문제이다.

세명이 같이 다니다가 둘이서 속닥속닥하면서 한명이 내쳐짐을 당하고

어깨까 축 쳐진 내쳐진 아이가 학교가기 싫다고, 쉬는 시간 점심시간이 싫다고 한다.

부모는 '그게 무슨 문제냐고 그냥 다른 친구랑 놀아!' 라고 하는데 진짜 아이들의 세계를 몰라서 그런다.

주인공 김소연은 소심하고 조용한 아이이다. 그런데 같은 반에 이름이 같은 전학생 김소연이 등장한다. 그 아이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순식간에 우리반의 인싸로 등극했다.그런 인싸 김소연이 주인공 김소연에게 다가온다. 그래서 엉겁결에 그동안 친했던 주희에게 말하지 못하고 전학생과 어울리게 된다. 어느순간 전학생과 함께 잘나가는 애들 무리에 합류하고, 카페에서 하는 전학생의 생일파티에도 간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그 무리에서 내쳐진 주인공 김소연은 부모님께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고 , 부모님은 우리딸이 사춘기가 왔나보다 하며 걱정을 하신다.

센 여자친구에게 끌려다니며 자기 할 말이나 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되돌아보면 '여왕벌과 시녀벌' 같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친구 사이에 양보할 수 있지라고 내 자신을 위로하면서 말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내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다. 사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도 여자친구들의 친구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무리짓고 또 무리가 갈라지고, 새로운 반이나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는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면서 내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들과 지낼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 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