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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지만 무너지지 않는 삶에 대하여 - 탈진의 시대, 인류사 내내 존재했던 피로의 인문학 A to Z
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지음, 김지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평점 :
제목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지쳤지만 무너지지 않는삶에 대하여>
Exhausted
모든 것이 더 발전하고 편리해진
시대를 살고 있지만,
더 더욱 탈진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차례를 보고도 신박하다 생각했습니다.
알파벳 26자로 풀어낸
피로의 인문학 A to Z.
번아웃을 주제로 심리학, 철학, 문학,
사회학적 연구에 기반한 26편의
글들을 읽으며
나 또한 탈진의 시대 한 가운데서
허덕이고 있음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자는 하루에 하나 이상 읽지 않는 걸
권장한다고 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가다보니
26개의 키워드가 다 나에게 해 주는 말 같아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이상한 나라의 회중시계를 움켜쥔
토끼처럼 풍경을 즐길 여유도 없이
이유도 모른 채
정신없이 내달리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앉은지,
멈춰 서서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255쪽
번아웃은 바로 이 죄책감으로 가득한 회색지대, 즉 제대로 일도 못하고 제대로 쉬지도 놀지도 못하는 상태에 갇혀 있을 때 발생한다. 스스로 정한 해로운 노동 윤리의 포로가 되어 자신이 만든 감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번아웃에 빠질 위험이 가장 커진다.
책이 뒷부분으로 갈 수록
더욱 공감이 되고 재밌었습니다.
탈진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것조차 인식하지 못한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나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문제 직시에서 그치지 않고,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까지
보여주니 많은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저는 취미 생활의 가치를 회복하는 시간,
느린 시간 속에 깃든 기쁨을 재발견하는 시간,
기쁨 없는 긴박감 중독을 내려 놓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책 읽게 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