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와 기독교적 지성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김선일 옮김 / IVP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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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터 맥그라스의 <복음주의와 기독교 지성>은 1997년 크리스처니티 투데이 북 어워드를 수상한 책으로서, 어느 새 출간된지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책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를 읽고 거기에 굳이 맥그라스가 복음주의에 대해 쓴 또 다른 책을 보탤 필요가 있겠는가 싶어 그냥 지나쳤던 책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결혼할 때 가져와서 저희집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책이, "복음주의학생운동과 IVF" 개정작업에 참여하게 되어 복음주의 관련서적을 뒤적거리던 제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펼쳐들어 몇 장 읽다가 심상치 않은 책임을 직감했고, 저는 즉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경건한 마음으로 정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정말 끝내주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책을 놓칠뻔했다니...
옷장에서 몇 년만에 꺼낸 옷 주머니에서 백만원쯤 나온다면 이런 기분일까 싶습니다.

맥그라스는 이 책의 저술목적을 복음주의자들에게 복음주의의 지적 토대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심어주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총 5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는 복음주의 신앙의 내적 정합성에 대해 다룹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성경의 권위'가 복음주의 신앙 안에서 표현되고 기능하는 방식을 살피고, 그 정당성을 논증하는 방식입니다.
3~5장에서는 복음주의 신앙을 여타 세계관과 비교하여 논함을 통해 복음주의 신앙의 탁월성과 가치를 드러내려 합니다. 각각 한 장씩을 할애하여 후기 자유주의, 포스트모더니즘, 규범적 다원주의에 대해서 복음주의 입장에서 비판적 고찰을 시도합니다.
모든 챕터마다 맥그라스 특유의 예리한 논증이 빛을 발합니다. 특히 후기 자유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다루는 3,4장은 이 책의 백미입니다.

대단히 좋은 책인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모두에게 권할 책은 아닌듯 하여 몇마디 덧붙이겠습니다. 
일단, 복음주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읽는 책은 아닙니다. 복음주의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돕는 책, 복음주의의 역사를 다루는 책 등을 먼저 읽고나서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또한 이 책에서 복음주의와 비교해서 다루고 있는 사상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관심이 있어야 유익할 것으로 봅니다.
흥미와 관심사가 맞아떨어지는 독자에게는 정말 빈.틈.없.이. 완벽한 책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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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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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에 대한 자극과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하루끼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이어서 읽게 된 책.

생각보다 달리기 이야기가 많지는 않았다. 

저자가 인생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엮어낸 산문집이다. 

그냥 두서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같은데 그것들이 참 들을만한 이야기로 엮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래서 소설가구나 싶었다.

추천할만한 산문집이다.

이제 다음은 크리스토퍼 맥두걸 <Born to Ru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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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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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선배를 통해 ‘달리기’라는 신세계를 조금 맛보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의외로 잘 뛰더라는 성취감을 얻은 경험이었고, 소질이 있다는 칭찬과 격려까지 받으면서, '그렇다면 한 번 러너의 세계에 입문해 볼까' 고민하게 만든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 책은 그 때 함께 뛰었던 선배가 러너의 바이블과 같은 책이라며 추천해준 책이다.
읽어보니 정말 명불허전이었다.

저자는 동명이인이 아니라 <상실의 시대>의 작가인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맞다. 
하루키는 이 책을 쓸 당시를 기준으로, 풀마라톤 25회 완주와 100Km 울트라마라톤 완주, 트라이애슬론 몇 차례 완주경력을 가진 어마무시한 러너다.
이 책은 그가 달리기에 대해 말하는 책이며, 거기에 소설가로서의 삶 이야기도 함께 담아 말하고 있는 하루키 유일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시절 한 때 소설가를 꿈꿔본 적이 있고 현재는 달리기에 약간의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책이 들려주는 ‘달리는 소설가’의 인생 이야기가 참으로 좋았다.
소설쓰기는 육체노동이기 때문에, 더 잘 쓰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하루키.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자신을 훈련하며, 그렇게 단련된 의지, 끈기, 집중력을 집필에 오롯이 쏟아붓는 그의 삶이 나에게도 큰 도전과 자극이 되었다. 
굳이 러너들만 읽을 책은 아닌 듯 하다. 
인생에 대해 던져주는 통찰이 참으로 무궁하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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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하는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것이 지금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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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서재 - 창조적 설교를 위한 세속적 책 읽기
코넬리우스 플란팅가 지음, 오현미 옮김 / 복있는사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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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4년 크리스채너티투데이 북어워드 교회,목회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저자 코넬리우스 플랜팅가는 어마무시한 학자집안 출신인데 그 자신도 칼빈신학교의 총장을 역임한 훌륭한 학자지만, 그의 형은 무려 앨빈 플랜팅가입니다.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자는 좋은 일반서적(저자는 특히 좋은 문학작품 읽기를 강조합니다)을 읽는 것이 실제로 좋은 설교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실례를 들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저자가 예로 언급하는 책들이 대부분 비영어권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어서, 저로서는 저자가 든 예를 실감나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입니다(영어권 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최우수상 수상이 충분히 납득될만치 만족스런 책일 거 같습니다).
국내 저자가 같은 주제로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을 예로 들어서 쓴 책이 나와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이 책은 설교의 ABC를 가르치는 책은 아니지만, 설교에 대한 여러 생각을 자극하는 마중물로서는 매우 훌륭한 책입니다.
설교학교재처럼 딱딱한 구성을 취하지 않고, 선배설교자가 후배들을 향해 애정을 담아 이런저런 조언을 들려주는 것 같은 편안한 방식인 것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교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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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와 헬레니즘 3 - 기원전 2세기 중반까지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한 유대교와 헬레니즘의 만남 연구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342
마르틴 헹엘 지음, 박정수 옮김 / 나남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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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헹엘의 <유대교와 헬레니즘>은 기원전3~2세기 유대교 연구에 있어서, 역사비평의 모양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은 탈역사적이고 추상적 신학으로 흘러간 불트만학파와, 반지성주의를 경건주의로 착각하는 무비평적인 근본주의의 양극단 모두를 극복해낸 탁월한 작품이다.

역자는 마르틴 헹엘의 학문적 엄밀성을 "신학적 해석은 '진공'에서 나올 수는 없으며, 반드시 역사적 자료의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는 확신에서 나온" 것이라 평했는데, 실제로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연구의 치밀함과 방대함은 가히 지독하다 할 정도다.
어마무시하게 쏟아지는 자료들, 그리고 가설, 검증, 반론의 끝없는 파노라마를 정신을 잃지 않고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완독의 유익과 보람은 그간의 고생을 넉넉히 덮고도 남았다.
옮긴이 해제를 읽다가 얻은 감동은 덤으로 얻은 선물이다.

"마르틴 헹엘은 83세가 되던 해인 2009년, 7월 2일 새벽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종 이틀 전에 그를 지켜본 그의 제자이며 후계자인 리히텐베르거는 그가 죽음을 앞두고 누가복음 2:29~30의 시므온이 한 말을 암송하는 것을 듣는다.
"주님, 이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을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가게 해주십니다. 내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리히텐베르거는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진정 당신은 많은 사람이 이 구원자를 볼 수 있도록 가르쳤습니다." 
이 생전의 마지막 대화가 보여주듯이 그의 신학의 중심은 예수가 진정 이스라엘의 메시야요 하나님의 영원한 아들이라는 사실을 학문적으로 증언하는데 있었다."
- 박정수, '마르틴 헹엘의 <유대교와 헬레니즘>에 대한 옮긴이 해제' 중에서

경건과 학문을 함께 붙들었던 그의 평생의 삶이 임종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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