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진화 - 성경은 인류 기원에 대해서 무엇을 말하는가?
피터 엔즈 지음, 장가람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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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진화>는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성경 영감설>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킨 피터 엔즈의 또 하나의 문제작이다. 
다소 도발적인 이 책의 제목(원제 역시 "The evolution of Adam"이다)은 아담이 진화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담에 대한 우리의 견해가 진화해왔고 더욱 바람직하게 진화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류 기원에 대한 여러 가설이나 이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은 아니다(그런 독자에게는 하스마 부부의 <오리진>을 추천한다). 이 책은 인류 기원에 대한 과학적 증거와 성경해석을 어떻게 조화시켜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하나의 제안으로서, 사실은 성경해석학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작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성경 영감설>에 대한 적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성육신...>에서 저자가 제시한 성경의 특성(성경의 신성과 인성에 대한 유비) 및 그에 따른 해석학적 원리를 창세기 1-11장과 바울의 아담 해석에 적용한다면 어떤 결론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저자의 논리의 정교함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 문장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모든 단락은 뒷 단락의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되어, 그렇게 책 전체가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듯이 치밀하게 전개된다. 
어떤 영역에서 큰 논란과 다수의 반대를 불러일으킬만한 입장을 개진하고 자리잡게 하려면 용기뿐만 아니라 저 정도의 명석함과 내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당연히 저자의 주장에 반대할 수 있으나, 반대하는 자는 그만큼의 노력을 들여 그만큼의 명료함을 가지고 반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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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임재 - 지금 여기서 누리는 하나님 나라
달라스 윌라드 지음, 윤종석 옮김 / IVP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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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형성에 있어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저술가를 들자면 유진 피터슨과 달라스 윌라드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진 피터슨이 사이비 영성이 판치는 세상에서 참된 영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시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가르쳐준 선생님이라면, 달라스 윌라드는 그런 영성을 '어떻게' 형성해 갈 것인지를 가르쳐준 선생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가르침은 서로를 보완하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제 여정에 좋은 안내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몇년 전 작고한 달라스 윌라드의 마지막 강연의 기록이 국내에 출간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하나님의 임재>입니다.
강연과 대담 모음집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그의 유작이라 할 순 없지만, 좋은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이 담긴 책이기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달라스 윌라드의 책 몇 권 더 소개해보려 합니다.

<하나님의 모략>

제 개인적 견해로, 달라스 윌라드의 최고의 책은 단연 <하나님의 모략>입니다.
하나님나라는 무엇인가, 그 나라를 현재의 삶에서 경험하는 길은 무엇인가 등 그의 사상의 주요개념과 진수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지구에서 가장 훌륭한 산상수훈 강해서 중 하나입니다. 
달라스 윌라드의 책을 단 한권 읽으려는 분이라면 저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면 아마 그의 다른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마음의 혁신>

달라스 윌라드는 <하나님의 모략> 후반부에서 '그리스도를 닮는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해 한 챕터로 다루고 있는데, 워낙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더욱 자세히 다루는 별도의 책을 쓰게 됩니다. 그 책이 <마음의 혁신>입니다.

현대 저술가가 '그리스도인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수많은 책 중에서, 저는 <마음의 혁신>과 톰 라이트의 <그리스도인의 미덕>이 가장 탁월한 두 권의 책이라 생각합니다.
자신과 이웃의 변화와 성장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하나님의 음성>

'하나님의 음성을 어떻게 들을 것인가'는 그리스도인들이 평생 추구해가야 할 이슈이지만 또한 우리 신앙을 가장 혼탁하게 만드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온갖 사이비 가르침이 난무하는 가운데, 저는 가장 건전하면서도 잘 정리된 가르침을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음성>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영성훈련>, <잊혀진 제자도> 등 주옥같은 책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위 책들을 통해서 그가 평생 동안 무엇을 말해왔는지를 강연요약과 대담을 통해 잘 정리한 책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임재>는 달라스 윌라드의 마지막 책이지만, 달라스 윌라드 입문서로도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하나님의 임재> 출간을 계기로 위 책들과 씨름하면서 달라스 윌라드를 영혼의 스승으로 삼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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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그 목격자들 - 목격자들의 증언인 복음서
리처드 보컴 지음, 박규태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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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백여년간 신약학계를 지배해 온 불트만 류의 양식비평에 대항하여, 복음서에 기록된 목격자들의 증언을 신뢰하는 방식의 복음서 연구를 주장하는 책입니다. 
성서연구에 있어서 의심의 해석학에 맞서는 '신뢰의 해석학'을, 역사적 회의주의에 맞서는 '비판적 실재론'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톰 라이트의 접근법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물론 차이점도 있습니다. 
라이트의 연구방법론은 예수사건의 역사적 실체에 접근해 감에 있어서 구약성서와 여러 방대한 1세기 유대 문헌 그리고 고고학적 증거들을 종합하여 '재구성'한 당시 유대인들의 세계관과 실천에 대한 그림을 중시합니다.
그는 이러한 1세기 유대 세계에서 '과연 예수에게 그리고 예수를 통하여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에 그 결과로 신약성서와 초대교회라는 역사적 산물이 출현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가장 개연성 있는 가설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가설을 다른 역사적 증거들과의 끊임없는 상호검증을 통해 수정하고 개선해가는 과정을 거쳐, '포괄성, 단순성, 보편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가설을 채택하고자 합니다. 라이트에 의하면, 이것은 현재까지 가장 좋은 가설일 수 있지만 여전히 수정과 변화에 대해 열려 있는 '잠정적인' 가설입니다. 
라이트는 이 방식이 역사연구에 있어서 순진한 실재론과 불가지론적 회의주의 양자를 모두 극복하고 역사적 실재에 접근해가는 가장 신뢰할만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보컴 역시 큰 틀에서는 라이트의 문제의식에 동의하겠지만, 보컴의 전략은 1세기 유대 세계에 대한 재구성보다는 복음서가 믿을만한 목격자들의 증언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것을 설득력있게 논증해낼 수 있다면, 그 후엔 복음서의 증언을 신뢰하며 수용하는 것이 우리가 역사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약간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두 비판적 실재론자의 접근 중에서 현재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토양에서 더 받아들여질만한 것은 아마도 보컴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약성서의 역사성을 학문적으로 변증함에 있어서 톰라이트보다 단순하고 실용적이며 보수신자에게 더 와닿는 접근을 제공한다는 점이 보컴의 이 책이 주는 유용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중간쯤 나오는 기억에 대한 현상학적 논의에서 잠시 시험에 빠질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특히 후반부의 요한복음 저자에 대한 부분은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복음서의 역사적 신뢰성에 대해서 단순히 '성경이니까 믿어'가 아니라, 깊이있는 학문적 검증을 통해 배워가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열렬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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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 40년간의 진실한 이야기, 김성근 리더를 말하다
김성근 지음 / 이와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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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김성근 감독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야구가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구'이며 '재미없는 야구'라는 세간의 인식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나는 두산 팬이라... 그가 그냥 싫었다. (무슨 말인지 두산 팬들은 다 안다ㅋㅋㅋ)

그가 고양원더스의 감독이 되기를 선택했을 때 야구를 사랑하는 그의 진심은 인정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의 야구는 여전히 싫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김성근 감독을 존경하게 되었다.

자신이 직접 들려준 이야기와, 제자들이 입을 모아 증언하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책에 부끄럼없는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안에서 삶의 태도, 리더십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았다.

야구팬이면서 리더십에 관심있다면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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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노래 - ‘한국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의 생애
모리야마 사토시 지음, 윤기 옮김 / 홍성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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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여성 다우치 치즈코는 고아들을 거두어 살며 거지대장이라 불리던 윤치호 전도사와 결혼하여 고아들의 어머니가 됩니다. 그녀는 윤학자라는 이름으로 살며, 남편이 한국전쟁 때 행방불명된 후에도 목포의 수많은 고아들을 공생원에 받아들여 제 자식처럼 여기며 키워냅니다.
<진주의 노래>는 이 윤학자 여사의 삶을 그려낸 책입니다.
한국교회사 속의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성자들 중에 제가 많이 알리고 싶은 두 분이 목포의 윤학자 여사와 광주의 최흥종 목사님입니다.
목포에 가실 분들은 두시간만 내어 공생원을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책 <진주의 노래> 역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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