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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돌
육월식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평점 :
나의 말과 행동은 연과 지나치게 닮아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다시 보아야 했다.
수많음 밤, 수많은 낮, 수많은 밤과 낮의 사이...
잊히지 않는 괴로운 기억,
잘 생각나지 않는 즐거운 일상...
내게 보이지 않던 나를 위한 그의 시간,
그리고 마음...
연은 내게 좋은 것, 나쁜 것,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 모든 것을 주었다.
그게 엄마였다.
내 머릿속은 온통 '엄마'로 시작되는 문장뿐이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 중 나쁜 것만 기억했다.
이런 나를 견디지 못해 늘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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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울타리 아래 실로 꽁꽁 동여맨 채
살아가던 선인장 인. 화분의 분위기는 엄마인
연의 감정에 따라 결정되기에 인은 언제나
연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만 했죠.
수많은 강요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인은 날카로운 가족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드디어 성공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과의 인연을 끊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던 인.
그러다 숨이라는 아이를 얻게 되면서, 자신 또한
연과 지나치게 닮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어릴 적 엄마의 잔소리가 왜 그리도 싫었는지...
하지만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 그것 또한 깊은
사랑임을 깨닫게 되네요...
많은 어른들이 했던 '너도 부모가 되면 알 거야!'
라는 말이 이제서야 조금씩 와닿게 됩니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조금은 밉고 외면하고 싶은
선인장 '인'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답니다.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 사나운 애착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책! 꼭 만나보시길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