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광현문의 지혜 - 매일 읽는 동양의 3대 격언집
한주서가 엮음 / 유아이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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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에서 증광현문(增廣賢文)이라는 책이 등장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서 일화독방불시춘 백화제방춘만원(一花獨放不是春 百花齊放春滿園)’이란 문구로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를 표현해서 화제가 됐다. 해석을 하면 대략 꽃 한 송이로 어찌 봄이 왔다고 할 수 있겠는가, 꽃이 만발해야 봄이 왔다고 말할 수 있다라는 증광현문의 문구이다. 한중간의 관계 개선이 지금은 시작이니까 너무 서둘지 말자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증광현문이라는 책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명심보감, 채근담과 같은 명언집이라는데 들어본 기억조차 없다. 보통 고전이라면 읽어보지는 않았어도 책 이름 정도는 아는데, 이번에는 처음 듣는 책 이름이라 당황했다. ‘증광현문의 지혜라는 책이 출판되어 이 기회에 읽게 되었다. 그런데 책이 택배로 도착해 서문을 읽으면서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낯선 책이라 서문에 책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기는 했다. 그런데 소개가 너무 짧았다. 명나라 시대 편집된 도가의 어린이 교양서 정도로만 되어 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론을 넘어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루에 한 문구씩 읽도록 되어 있었다. 365개의 문구가 들어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일화독방불시춘 백화제방춘만원(一花獨放不是春 百花齊放春滿園)’919일에 해당하는 문구이다. 가끔씩 철모른 꽃 한 송이가 가을에 피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생각하고 쓴 문구일 것이다.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 365개의 문구가 모두 좋은 의미이다. 하지만 365개의 문구를 무슨 기준으로 편집했는지는 모르겠다. 명심보감(明心寶鑑)1장 계선편(繼善篇)은 선행과 관련된 주제로 편집된 것과는 다르게, 증광현문의 월별로 엮인 내용들이 하나의 주제로 엮이지는 않은 것 같다.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는 것이 한자 학습의 묘미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학습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시간에 그냥 읽기에는 한 눈에 전체 내용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책을 편집한 원저자의 의도대로 하루에 하나씩 1년 동안 읽어간다면 깨달음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번에는 문구 하나하나에 감명을 받거나 하지는 않았다. 가장 크게 얻은 소득이 있다면 증광현문(增廣賢文)이라는 명나라 아동학습용 명언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그 내용들에 대해서 대략 파악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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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가 필요한 시간 - 2000년간 권력이 금지한 선구적 사상가
천웨이런 지음, 윤무학 옮김 / 378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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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소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책은 삼국지연의이다. ()의 멸망부터 위(), (), () 삼국의 성립과 멸망의 시기를 담았다. ‘삼국지연의이외에 또 유명한 역사 소설은 열국지(列國志)’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주()나라가 낙양으로 천도한 약 BC 8세기부터 진()의 시황제가 통일한 BC 3세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열국지를 읽다보면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생각하기도 어려운 혼란이 이어진다. 소설의 주인공인 왕후장상(王侯將相)들도 고난을 겪기는 했지만 최소한 굶어죽은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에 이름 없이 사라진 민초들의 고난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전쟁이 한번 터지면 숱하게 죽어나가는 것은 전쟁터 근방의 민간인들일 것이 뻔할 것이다. 공성전 중에 자식을 서로 바꿔 잡아먹는다는 내용의 한 줄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정말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제자백가(諸子百家)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사상가들이 등장했다.

 

우리가 가장 유명한 사상은 공자, 맹자로 이어지는 유가 사상이다. 하지만 유가 사상 이외에 대표적인 사상이 묵가 사상이다. 유가 사상에 비하면 낯설지만 한비자가 세상의 유명한 학문은 유가와 묵가이다라고 한 것처럼 묵가가 우리가 무시할 사상은 아니다. 솔직히 필자도 예전 교과서와 드문드문 책에서 나오는 개략적인 내용들만 알뿐인지 묵가에 관한 본격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했다. 중국의 전기 작가로 유명한 천웨이런(陳爲人)이 저술한 묵자가 필요한 시간은 묵자에 관한 논쟁, 묵자의 발자취, 묵자의 업적을 어렵지 않게 쓴 교양 인문서이다. 혼란의 시대, 혼돈의 시대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해결법을 내놓았는지 잘 알 수 있게 서술하였다. 정치 권력자들을 대변하는 유가 사상의 대척점에서 농민과 민중을 대변하는 묵가의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잘 설명하였다. 특히 중국의 근대 혁명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쑨원은 묵자를 평등박애의 종사(宗師)로 받들면서 삼민주의(三民主義)를 정립하는데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오늘날은 민주주의가 주된 정치사상으로 잡은 시대이다. 묵자의 사상으로 우리가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혼란 속에서 농민과 민중을 대변하는 사상으로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 묵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해함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묵자가 필요한 시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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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의 경고 -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8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지음, 김진용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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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폭풍우의 경고 :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

 

제목만 봐서는 소설 같지만 독자들이 오해를 막기 위해 친절하게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이라는 부제를 친절하게 달아 놨다. 여기서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의 원인은 물론 지구 온난화이다. 지구 온난화의 현상, 원인, 해결책 등을 8개 단원으로 구분한 책이다. 지구 온난화에 관한 전문가들이 각각의 주제에 대해 쓴 책이다.

 

지구 온난화의 증거는 과학적으로 거의 명백하다. 사실 거의라는 표현도 현재까지의 과학적 사실을 뒤엎는 증거가 나올 경우를 대비한 의례적 표현일 뿐이다. 하지만 일부 산업계의 목소리가 있다. 그리고 산업계의 주장을 수용한 학계와 정계의 입장 표명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견해가 있다.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오류인 것 역시 증명되었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정확한 논거에 근거하지 않으면 이런 주장에 홀라당넘어갈 수 있다. 어차피 기후 변화의 원리와 현상들에 관한 내용이 잘 알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는 기후 변화에 반대하는 견해에 반박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

 

그래서 기후 변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박할지를 보여주는 6단원이 이 책의 핵심 단원이자 핵심 주제로 파악된다.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와의 관계, 중세 온난기의 유무, 지구 온난화와 추세에 관한 내용을 기존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명쾌하게 답변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국제적 측면의 기후 회담과 개인적 측면의 실천 방안에 대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지구 온난화가 사실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제적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 같다. 개인들이 전기를 덜 쓰고 소비를 줄이고 저탄소 식사를 하면 된다? 일부 사람들이야 되겠지만 세계 인구 70억 명에게 지구 온난화 교육시키는 동안 인류는 멸망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들의 문제이다. 비용 쉽게 말하면 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처럼 환경 문제에도 공짜 좋은 환경은 없다라는 속설이 통할 것 같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서 기술을 개발하거나 또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불편을 감내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조금만 지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환경 문제와 연관해서 지구의 미래, 지구의 멸망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구는 인류 없이도 45억년을 잘 지내왔고, 앞으로도 인류 없이 수 십 억년은 더 잘 지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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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2 -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 그리스인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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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오노 나나미, 그리스인 이야기2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가 그리스인 이야기를 썼는지 최근에 알았다. 이미 그리스인 이야기1’이 출간되었고, ‘그리스인 이야기2’가 얼마 전에 나왔다. 그래서 1권을 먼저 구매해서 읽고, 2권도 읽었다. 그래서 이 글은 그리스인 이야기1’그리스인 이야기2’를 모두 읽고 쓰는 독후감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글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 첫 번째 장점은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 쓴다. 저자의 역사책을 읽을 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역사를 소설책 쓰듯이 쓰다보니 지식과 함께 흥미를 맛볼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편집시 항상 지도를 삽입해 이해를 돕고 있다. 멀고 먼 나라의 옛 지명을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지도는 정말 매력적이다. 세 번째 장점은 1년에 한 권씩 출간하면서 흥미를 놓지 않고 꾸준하게 해당 주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말이 1년에 한 권씩 책을 쓰는 것이지 보통 사람의 인내력으로 20년을 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러한 장점에 기대하며 저자의 그리스인 이야기1’그리스인 이야기2’를 함께 읽었다.

 

반면 시오노 나나미의 단점도 분명하다. 첫 번째 단점은 보수적 일본인의 관점이 글 여기저기에서 드러난다. 특히 민주주의의 출현과 관련된 그리스인 이야기2’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저자의 논조는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1권 서론에서부터 그 뉘앙스가 풍기는데 여기서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두 번째 단점은 전문적 연구를 통해 작성한 글이 아니다 보니 알게 모르게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가 아닌 독자는 저자의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서 저자가 쓴 오류를 사실로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그리스인 이야기2’에서도 그러한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 우선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스 역사에 관한 책을 읽기 위해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수많은 낯선 인명과 지명에 실패하곤 했다. ‘~테스’, ‘~레스등으로 끝나는 어려운 인명과 알 수 없는 지명은 책에 대한 이해를 거의 불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우중정치라고 부르는 저자의 태도에는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럴 때면 내가 지불한 책 값의 일부가 저자한테 돌아간다는 사실에 치가 떨린다. 이럴 경우 영화 한편 값 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괜찮아 진다.

 

독자에게 있어서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책 자체의 내용이 아니라 책을 어떤 자세로 읽어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글이 꼭 나쁜 책인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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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 다시, 도덕경
박영규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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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 다시, 도덕경

 

평소 에세이 형식의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깊은 내용도 없이 이 생각 저 생각 주저리주저리 읊어대는 글을 읽는 것은 정말 고문에 가깝다. 그런데가 도덕경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 최소한 엉터리 책을 아니라는 생각에 책을 읽었다. 도덕경에 대한 해설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도덕경에 대해 이해를 높여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책을 받아서 서문을 읽고 목차를 보는 순간 한숨이 나왔다. 저자의 생각에 어울리는 도덕경의 구절을 하나씩 따와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읽기가 어렵지는 않다. 도덕경의 내용을 한 글자씩 해석하면서 읽을 필요도 없다. 무난하게 읽을 수 있지만 도대체 조금씩 들어있는 도덕경의 내용을 제외하고는 왜 이렇게 길게 글을 썼는지 모르겠다. 욕심을 버리고 무소유를 강조하는 내용들만 책 한권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욕심을 버리고 무소유를 강조하는 것이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에세이 글에서 중요한 것은 글 자체보다 글을 쓴 사람의 인생이다. 법정 스님이 무소유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가 있다. 언행일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무소유의 중요성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서문에 저자가 왜 이런 책을 쓰게 되었는지 이야기가 나온다. 핵심은 아프고 났더니 세상이 새롭게 보이더라는 내용이다. 그래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인터넷에서 검색해봤다~~. 자고로 무소유는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계약직 직원으로 한 달에 100만원, 150만원 받는 사람들이 허다한 나라에서 해볼 것 다 해본 사람(?)이 무소유를 강조하니 할 말이 없다.

 

서평을 쓸 때, 웬만하면 칭찬해주고 별점 5개씩 주는데, 이번 책은 그렇게 못하겠다. 차라리 도덕경 원문 해석을 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그러면 자신의 생각도 이야기하고 괜찮은 인문학 서적이라는 평도 받았을 것 같은데 이도 저도 아닌 지루한 그저 그런 책이 나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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