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귀 토끼 모두가 친구 1
다원시 지음, 심윤섭 옮김, 탕탕 그림 / 고래이야기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존감이란 일반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졌을 때 생기는 자신감 같은 것을 말한다. 특히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이미지이자, 스스로에 대해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라는 느낌능력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어릴 때 긍정적인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은 평생 아이가 느낄 행복과 직결되어 있다. “짧은 귀 토끼는 이렇게 자존감을 세워가는 토끼의 이야기, 즉 타인에 비해 열등해 보이는 내 자신의 약한 모습을 품어내어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토끼의 이야기다.

 

 

  짧고 둥글고 토실토실한 귀를 가진 동동이는 언젠가부터 친구들에 비해 짧은 자신의 귀가 신경쓰이게 된다. 엄마가 네 귀는 귀엽고 특별하단다라고 위로해줘도 동동이는 자신의 짧은 귀가 점점 싫어지게 된다. 그래서 귀를 자라게 하려고 많이 먹어보기도 하고, 빨랫줄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매일 아침 귀에 물을 주기도 하고, 귀가 자랐나 매일 재보기도 한다. 어떤 방법도 귀를 자라게 하는데 소용이 없자 동동이는 마침내 귀를 모자로 가려버린다. 하지만 모자가 바람에 날려 친구들의 비웃음을 사게 되고, 동동이는 멋진 토끼 귀빵을 구워 마침내 멋진 귀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는 독수리의 표적이 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동동이는 토끼 귀빵집을 열어 마침내 짧은 귀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짧은 귀 토끼는 긍정적인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우화로 재밌게 풀어낸 것도 장점이지만, 귀엽고 재밌는 그림으로 책 내용을 풍성하게 한 것도 장점이다.

   ‘마쯔이 다다시가 말하는 좋은 그림책의 조건은 다음 네가지다.

첫째, 생명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그림,

둘째, 그림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것,

셋째, 탁월한 세부 묘사,

넷째 어린이의 입장에서 그린 그림책이다.

또한 좋은 그림은 어린이에게 예술적 영상을 제공해 주어 훨씬 풍부한 상상의 세계를 영위하게 도와야 한다.

 

  이런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좋은 그림책으로써의 조건을 넉넉하게 채우고 있다. 우선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내용을 짐작하게 해준다. 그림 자체로도 한권의 책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림으로 모든 걸 보여주지 않고 상상의 여지를 남겨준다. 예를 들면 짧은 귀 때문에 시무룩해진 동동이를 표현할 때 앞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들 수 있다. 독자는 뒷모습을 보면서 실망한 동동이를 머릿속에 그려보게 된다. 이는 슬픈 얼굴을 직접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동동이의 슬픔속으로 적극 개입하게 해준다. 또 매일매일 귀의 길이를 재는 동동이의 모습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눠서 표현하는데, 그림을 보면서 독자도 기대하게 하고 동동이에게 더 크게 공감하게 해준다. 독수리가 나타나는 장면에서는 지면을 차례로 넓게 펼치게 해서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을 전해준다. 삽화가 더 큰 상상의 세계를 펼치게 해주고, 책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게 태어난 것이 아니니, 누구에게나 열등해서 숨기거나 벗어나고픈 단점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단점을 극복할만한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의 격려를 통해서 또는 이렇게 책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짧은 귀 토끼가 그림으로 글로 책 전체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중요하고도 절실한 것이다. 짧은 귀 토끼가 짧은 귀를 벗어나서 행복을 찾은 것이 아니라 짧은 귀를 통해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낸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단점을 온전히 품어내서 행복의 통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낸다면 이 책은 그림과 메시지가 있는 책으로써 그 목표와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미션을 수행해내기 위한 조건을 이미 충분히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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