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병자호란 - 하 - 격변하는 동아시아, 길 잃은 조선 만화 병자호란
정재홍 지음, 한명기 원작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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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은 무능한 왕 인조, 그리고 생각하는 마음은 같으나 세태 파악에서는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두 충신 김상헌과 최명길, 세 사람이 씨실 날실처럼 엮어가는 이야기다.

 

영화가 다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궁금한데, 소설 남한산성을 읽기는 좀 부담이다 싶다면 이 만화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만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생하게 병자호란과 그 뒷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얕은 겉핥기로 지나가는 내용도 아니어서, 오히려 그림과 글이 만들어내는 현장감이 깊이 있는 내용 파악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인조는 전쟁을 겪으며 점점 더 찌질해져 가고, 전쟁 후의 찌질함은 자리 보존을 위해 자식의 죽음도 불사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김상헌은 자결 시도가 실패하고, 청에 끌려가 모진 고문과 치욕을 겪고도 절개를 꺾지 않다 낙향해서 은둔생활을 하는데 무려 82세까지 산단다. 질긴 생명줄이다.

 

최명길 역시 청에 끌려가 치욕을 겪지만, 끝까지 실리에 밝은 안목으로 정계에 나라가 살 길을 피력하다 60대에 죽는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기 자리 지키는 게 삶의 목적이 되면 생이 얼마나 찌질해지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회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지 산 증거를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성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하지만 중고생들이 읽으면 참 좋겠다 싶다.

 

책 내용은 병자호란, 전후 조선의 상황, 소현세자의 죽음, 그리고 하멜 이야기, 개화를 보는 일본과 조선의 차이까지 다룬다.

 

재밌고,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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