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생각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거나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떠올리면서 혼자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기에 읽게 된 책이 <세네카, 흔들림 없는 삶의 태도 철학하는 영어 필사>입니다. 처음에는 영어 필사 책이라는 점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어 공부도 하고 세네카의 철학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정도로 생각했어요. 막상 하루 한 장씩 문장을 직접 써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머물게 됩니다. 눈으로 읽을 때는 지나쳤던 단어와 문장이 손을 움직이는 동안 한 번 더 들어옵니다. 세네카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태도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이미 지나간 일,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계속 붙잡고 있어도 달라지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보다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저에게는 이 부분이 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신경 쓰기도 하고, 내가 했던 말을 뒤늦게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상황 자체보다 그 일을 계속 곱씹는 제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시간에 관한 세네카의 생각도 오래 생각하게 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삶이 짧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데서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바쁘게 하루를 보냈는데 정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는 시간을 쓰지 못했던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필사를 하면서 영어 문장을 익히는 것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문장을 천천히 써보는 시간이 더 좋았습니다. 하루를 잠깐 멈추고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거든요. 흔들리지 않는 삶이라는 것도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 상태는 아닐 것 같습니다. 불안하고 속상한 순간에도 바로 휩쓸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생각하는 것. 요즘의 저에게는 그런 태도가 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삶을 바꾸는 건 거창한 결심보다 매일 반복되는 생각과 행동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한 문장을 쓰고 잠시 생각하는 짧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해주는 시간인 듯 합니다. #베이직북스 #루키우스안나이우스세네카 #세네카흔들림없는삶의태도철학하는영어필사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