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같은 말을 듣고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고, 나와 전혀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는 모습을 볼 때도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차이를 성격이나 개인의 경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사고의 품격』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는 생각보다 많은 환경과 조건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책에서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기후와 지리, 농업 방식, 생활환경 같은 여러 요소와 연결해 설명합니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과 병원체의 관계, 그로 인해 위생이나 순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평소에는 개인의 성향이나 종교적 가치관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에도 살아온 환경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농경 방식에 관한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쌀농사와 밀농사는 같은 농업이지만 필요한 노동의 형태가 다릅니다. 쌀농사는 물을 관리하고 여러 사람의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밀농사는 상대적으로 개인의 노동 비중이 큽니다. 이런 생활 방식의 차이가 사람들의 관계 형성이나 집단을 바라보는 방식과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을 읽으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사고방식에도 오랜 생활환경이 스며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는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책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를 때는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 제 기준으로 판단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사람의 행동만 보기보다 어떤 환경과 경험을 거쳐 지금의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물론 환경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도 사람마다 생각은 다릅니다. 책에서도 인간의 사고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보다 다양한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을 바라볼 때 하나의 이유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느끼게 됐습니다. 음식 취향처럼 사소해 보이는 선택에서도 사람의 성향이나 가치관과 관련된 연구가 있다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별 의미 없이 지나쳤던 취향에도 사회적 환경이나 개인의 경험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취향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점은 기억에 남았습니다. 30대가 되고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예전보다 사람을 쉽게 단정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과 의견이 다를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사고의 품격』을 읽으면서 그런 순간마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린 것일까?’보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게 됐을까?’를 먼저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읽고 제일 많이 생각한 것은 제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기준 역시 살아온 환경과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일은 상대에게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이 형성된 배경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덮고 나니 사람을 바라보는 제 태도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바로 판단하기보다 그 사람의 배경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여러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생각의 내용뿐 아니라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고의품격 #투리문테 #북유럽 #21세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