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세탁소
추서윤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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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오랜만이라 처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펼쳤습니다. 읽다 보니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에게도 잘 어울리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더라고요.

책 속 세탁소에서는 옷이나 이불이 아니라 마음의 얼룩을 씻어냅니다. 친구의 말에 속상했던 마음, 눈물이 났던 순간, 혼자 간직하고 있던 서운함 같은 것들이 세탁소를 거쳐 조금씩 가벼워집니다. 이 설정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하루를 보내다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은 말 한마디가 계속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괜찮다고 넘겼는데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머릿속에서 몇 번씩 다시 떠올리다 보면 괜히 마음이 무거워져요. 그럴 때는 ‘이 정도 일로 왜 이러지’ 하면서 제 감정을 스스로 작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달빛 세탁소』를 읽으면서 그런 마음도 굳이 없애려고 애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에 얼룩이 생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까요.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잠시 머물러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쉬고 나면 어제와 같은 일도 조금 다르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어요.

특히 달빛과 세탁소라는 소재가 저에게는 특히나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낮에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지만 밤이 되면 그동안 미뤄둔 감정이 하나둘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우가 밤에 세탁소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괜찮지 않은 일을 괜찮은 척 넘기는 것보다 내 상태를 알아차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고 여러 가지 책임을 챙기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은 뒤로 밀어두기 쉽습니다. 『달빛 세탁소』는 그런 저에게 잠시 멈춰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오늘 하루 마음에 남아 있는 얼룩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냥 알아주는 것만으로 편해지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는 것도 마음을 씻어내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는 힘든 날을 무조건 견디려고 하기보다 제 마음을 조금 더 다정하게 돌봐주고 싶습니다.



#달빛세탁소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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