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의 『오래 머무는 마음』을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었습니다. 요즘은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다 보면 하루가 끝나 있고, 잠들기 전에는 오늘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책은 천천히 책 속의 문장들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여유롭게 읽고 싶었습니다.이 책은 꽃과 계절, 사랑과 그리움, 이별에 관한 시들이 담겨 있습니다. 거창하거나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느꼈을 법한 마음들이 많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 곁에 있는 사람에게 고마웠던 순간,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생기는 날 같은 것들입니다.특히 꽃과 계절을 이야기하는 시들을 읽을 때는 자연스럽게 제 주변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매일 오가는 길에 나무가 있었고 계절이 바뀌고 있었는데도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바라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길을 걷다가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면 한 번쯤 눈길을 주게 되더라고요. 별것 아닌 변화인데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사랑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가까운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특별한 이벤트나 대단한 말보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나누는 인사와 안부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편은 아니라서 읽으면서 조금 뜨끔하기도 했어요. 마음속으로 고마워하는 것과 직접 표현하는 것은 역시 다른 일인 것 같습니다.그리움과 이별에 관한 시에서는 자연스럽게 지나간 사람과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특정한 계절이나 장소를 마주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도 어떤 문장 하나 때문에 갑자기 기억이 살아날 때가 있잖아요.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시와 함께 실린 그림도 책을 읽는 기분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글을 읽다가 그림을 보고 잠시 멈추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빠르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보다 마음에 닿는 부분을 다시 읽게 됐어요.『오래 머무는 마음』을 읽으며 오래 남는 마음은 결국 특별한 사건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웃었던 순간이나 무심하게 건넨 말, 계절이 바뀌던 어느 날의 풍경처럼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되기도 합니다.요즘처럼 하루를 빠르게 보내고 있을 때 이런 책을 읽으니 잠시 속도를 늦추게 됩니다. 저도 앞으로는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소중한 순간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에 남는 사람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하고, 좋아하는 풍경은 한 번 더 바라보고, 고마운 마음은 가능하면 표현하면서 지내고 싶어집니다.#오래머무는마음[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