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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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서리꽃 1』을 읽으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재이와 윤소인의 재회였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밤, 대학 시절 시 동아리 ‘글밭’에서 함께했던 두 사람이 5년 만에 다시 만납니다. 미국으로 떠났던 이재이는 오랜 시간 마음에 남아 있던 윤소인을 다시 마주합니다. 기억 속 모습과 달라진 그녀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대학 시절 시와 그림으로 시작됩니다. 철학을 공부하며 시를 쓰던 이재이와 미술을 전공하던 윤소인은 서로의 작품을 통해 가까워집니다. 이재이의 시에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변용한 그림을 더한 윤소인의 작업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며 마음을 나누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재이의 삶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업가인 아버지는 수천억 원 규모의 회사를 일군 인물입니다. 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경영을 맡기를 바랍니다. 이재이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지만 결국 철학으로 전공을 바꿉니다. 부모가 바라는 삶과 자신이 선택하고 싶은 삶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드러납니다.

윤소인은 가족의 불행을 겪으며 자신의 꿈을 내려놓게 됩니다. 엔지니어 출신 사업가였던 아버지는 특허 기술을 둘러싼 송사에 휘말립니다. 소송에서 패한 뒤 충격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가족에게는 큰 빚이 남습니다. 윤소인은 화가의 꿈을 접고 빚을 갚기 위해 지난 5년을 살아왔습니다. 다시 만난 그녀에게서는 대학 시절의 밝은 모습보다 힘겨운 현실을 견뎌온 시간이 느껴져요.

이재이의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도 함께 펼쳐집니다. 형 이재균은 아버지의 회사에서 후계자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손자를 원하고 있지만 이재균에게는 세 딸만 있습니다. 아내는 더 이상의 임신을 원하지 않습니다. 가족 안에서 이어지는 기대와 부담이 인물들의 삶을 흔들고 있습니다.

민태석과 정은하의 이야기는 또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은 시화전에서 인연을 맺어 결혼했습니다. 민태석은 출판사를 운영하며 변화한 독서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정은하는 유치원 교사로 일하며 가정을 꾸립니다. 넉넉하지 않은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서리꽃 1』에서는 사랑만큼이나 가족과 경제적 현실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부모의 기대와 자녀의 선택이 충돌하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인물도 등장합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각자가 짊어진 현실은 서로 다릅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이재이와 윤소인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1권에서 모두 드러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대학 시절 나누었던 마음과 현재의 삶 사이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재회 이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남긴 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1권을 읽으면서 도서의 제목인 ‘서리꽃’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랑과 꿈을 품었던 젊은 시절과 현실에 부딪힌 현재의 모습이 함께 그려집니다. 인물마다 지나온 시간이 다르고 그 시간은 현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서리꽃 1』은 재회한 두 사람의 사랑을 중심에 두면서 가족과 삶의 현실까지 함께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조정래 #서리꽃1 #해냄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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