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에 대해서는 이미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훈민정음을 만든 왕이고, 백성을 아끼며 과학기술 발전에도 힘썼다는 정도는 익숙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정한 방식으로는 결코 나를 담아낼 수 없다』를 읽으면서 제가 알고 있던 세종은 아주 일부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다시 보게 된 것은 훈민정음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편하게 한글을 쓰지만, 새로운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세종은 그런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백성이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문자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방식을 따라가는 대신 필요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 오래 생각났습니다.
세종의 관심은 문자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칠정산』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치와 환경에 맞는 역법을 마련했고, 자격루와 앙부일구 같은 과학 기구를 제작했습니다. 농업에서는 『농사직설』을 편찬했고 의학에서는 『향약집성방』을 통해 우리 땅에서 구할 수 있는 약재와 의학 지식을 정리했습니다. 역사책에서 따로 배웠던 내용들이었는데 한 권에서 이어서 살펴보니 세종이 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들이 이미 해본 방법을 먼저 찾아보는 편입니다. 실패를 줄이고 싶다는 이유에서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조회 수가 높은 글의 형식이나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을 참고한 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참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남들이 하는 방식에 맞추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세상이 정한 방식이 항상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닙니다. 세종 역시 기존의 방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을 때 새로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훈민정음이 그랬고, 천문과 농업, 의학 분야의 여러 시도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필요한 것을 발견하고 직접 방법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또 하나 생각하게 된 것은 결과보다 그 과정입니다. 우리는 지금 한글을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과거에 누군가 새로운 방법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잊고 살아갑니다. 세종의 여러 업적을 하나씩 살펴보니 익숙한 결과 뒤에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는 선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 역시 모든 일을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꼭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필요한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종을 다시 공부하면서 역사 속 위대한 인물을 외우는 것과 그 사람의 선택을 이해하는 것은 꽤 다르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알고 있던 이름과 업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이정한방식으로는결코나를담아낼수없다 #결 #세종대왕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