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 - MBC 라디오 <여성시대>>가 전하는 인생의 한마디
여성시대 지음 / 김영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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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 이어져 온 MBC 라디오 <여성시대>의 ‘신춘편지쇼’ 당선작 가운데 60편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글로 남겼다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특별한 사람들의 성공담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던 사람,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던 사람,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이야기처럼 우리 주변에서도 만날 법한 삶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 편을 읽고 다음 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편안했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몰래 듣는 듯한 기분도 들었어요.

특히 공장 노동자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했다는 “해보자, 되든 안 되든”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부터 결과를 계산하는 편입니다. 잘할 수 있을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생각하다가 시작 자체를 미루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짧은 말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완벽한 확신이 생긴 다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해보는 것도 삶의 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로 힘들어하는 딸에게 엄마가 건넨 “실패는 있을 수 있어도, 실패한 인생은 없어”라는 말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어떤 일을 잘 해내지 못했을 때 그 결과를 나 자신 전체의 문제처럼 받아들였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지나간 일을 계속 후회하다 보면 내가 해온 노력까지 작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실패한 경험과 실패한 사람은 구분해서 생각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국숫집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들었다는 “살아지면 잘 살았다 싶은 날 있제”라는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말이었을지 모르지만, 힘든 시간을 보내던 사람에게는 살아갈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힘들었던 시기에 누군가가 무심하게 건넨 한마디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별것 아닌 말처럼 들렸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의미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평소 어떤 말을 하고 살아가는지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위로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좋은 뜻으로 한 말인데 오히려 상대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반대로 짧은 안부나 따뜻한 한마디에 마음이 편해졌던 순간도 떠올랐습니다.

결국 이 책에서 계속 생각하게 된 것은 말의 길이나 표현이 아니라 그 말이 오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을 기억하고, 그 말을 바탕으로 다음 날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내가 건넨 말 역시 상대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를 읽고 나니 가까운 사람에게 하는 말일수록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말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네 편이야”처럼 평범한 말도 필요한 순간에는 충분한 힘이 될 수 있으니까요. 책을 덮은 뒤 한동안 주변 사람들과 나눴던 말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서로의말로살아간다 #김영사 #여성시대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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